은행 대출 늘면 주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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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늘면 주가 오른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2.03.09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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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시중은행 신용대출 128%, 코스피 200% 증가
불안정한 1·2월 주식시장 여파로 주식→ 예·적금 전환 추세
서울의 한 은행 창구 /뉴시스
서울의 한 은행 창구 /뉴시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충북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지역 금융기관의 대출액은 총 53089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늘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는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대출 증가폭이 줄어 전체 규모는 2020년과 비슷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한국금융연구원의 조사결과 금융권의 신용대출 증가와 주가 상승률 간에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대출은 약 123조원 증가했다.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대출 규모 자체는 50, 40대 순으로 많았지만 증가속도는 20대가 가장 가팔랐다.

또한 최근 2년간은 신용대출 증가율과 코스피 증가폭이 일치한 시기도 많았다. 코스피 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2020년 초 1400선에서 지난해 말 3000선을 돌파해 200% 이상 증가해 대출 증가율과 엇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더구나 신용융자는 대출받아 투자하는 풍토의 불을 지폈다. 신용융자는 은행 대출과 달리 별도의 심사 없이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제도다. 그래서 은행 신용대출을 한도까지 받은 뒤 증권사 신용융자를 받는 사례도 많다. 이에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활황이었던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바닥나서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례도 빚어졌다.

 

대출투자의 위험성

 

이런 분위기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했다는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에 뛰어든 경우도 많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은행의 대출증가와 주가수익률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대출요인의 중장기적 예측력은 존재한다다만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대출의 안정성 등의 위험요소가 많아 향후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위험성을 감지하고 안전 자산으로 돌아서는 비율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개인들의 신용대출 상환비율이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17076895억원, 27059373억원을 기록하며 약 15000억원씩 줄어 들었다. 다만 충북지역은 여신액이 소폭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 신규 분양아파트 중도금 대출의 영향으로 대출이 일부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NH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만 놓고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줄었고, 주택담보대출도 지난달 중순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자금에 여력이 생긴 시중은행들이 월요일(7)부터 한 달간 금리를 일부 완화하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전했다. 금리가 소폭 줄어들자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이 금리 갈아타기움직임도 늘어났다.

 

빚투 터널의 끝?

 

그사이 주식거래 비중은 계속 감소 중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20212월과 비교해 42.4% 줄어든 187000억원으로 조사됐다. 1월과 비교해도 9.6% 줄었다. 이중 개인 투자자의 매매 비중은 66%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과 2021년에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비중이 70~80%에 육박했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 말까지 정점을 찍고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2387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금은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충북지역에서는 1금융권보다 2금융권인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증가 폭이 커졌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금융권의 수신액은 202024905억원에서 20213795억원으로 6000억 가까이 늘었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전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이 대출과 투자에서 정기 예적금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더 강화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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