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북 상장기업들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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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충북 상장기업들 안녕한가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2.03.0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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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러-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값 상승, LG엔솔 영향받아 급랭
충북 이차전지·반도체·바이오 상장사… 실적은 상승, 주가는 하락

2022년 주식시장 현황

충북의 상장기업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2021년 하반기부터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여기에 금리인상의 여파는 지금까지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코스피는 132998.37로 시작해 342736.58까지 떨어졌다. 애초 증권가의 예상을 벗어나는 움직임이다.

NH증권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올 초 예상한 코스피 변동폭은 2800에서 3300 사이였다. 하지만 연초 2600선까지 떨어져 다들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 바쁘다. 우선 경기지표와 통화정책이 엇갈리다 보니 변동폭이 컸다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한 것, 우리나라가 처한 러시아와의 지정학적 리스크, 원자재 값 상승,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여파 등으로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전국 2504곳의 상장사 중 94곳은 충북에 본점을 뒀다. 이중 16곳을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는 34일 기준 모두 연초보다 주가가 떨어졌다. 16곳도 대부분 1000원 미만의 가격변동률을 보이며 현상유지에 바빴다.

앞서 지적됐던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가는 떨어졌지만 충북의 상장기업들 가운데 에코프로, 셀트리온, 심텍 등은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올해 충북 소재 이차전지·반도체·바이오주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청주공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의 상장은 주변 기업들에게 호재였다. 이런 기대감에 LG엔솔과 협업하는 이차전지 대표주 에코프로비엠(청주) 등의 주가는 내부자거래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 낙폭이 큰 주식시장에서 보합세를 유지했다.

 

#LG엔솔과 시장 여파

 

LG엔솔은 127일 상장했다. 상장액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의 5% 규모였다. 본사는 서울에 뒀지만, 청주 오창공장에 자사 최대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컸다. 공모 전 우리사주로 850만주가 배정됐고, 전체 9000명의 직원 중에 4000명이 청주에서 근무해 지역사회 자금이 풀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도 기대됐다.

이는 개인에게는 호재였다. 하지만 127일 우리나라 코스피는 하루에 3.5%가 급락하며 검은 목요일로 기록됐다. 한 개의 종목에 쏠림현상이 큰 게 문제였다. LG엔솔을 사야했던 기관매수자들이 다른 대형 종목들을 대거 팔아치웠고 이는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날 기관은 코스피 종목 약 13488억원치를 팔아 대부분 LG엔솔 주식 구매자금으로 썼다.

그리고 아직까지 여파가 남아 있다. 그런 가운데 11일에는 LG엔솔이 코스피200에 특례편입할 예정이어서 다시금 상장 시기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200은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보통주 가운데 시장의 대표성, 산업의 대표성, 유동성 등을 기준으로 200개의 기업을 선정해 합산한 수치다. 기본적으로 상장 후 6개월이 지나야 선정 대상이 되지만 이번의 경우처럼 특례편입도 있다. 조건은 15거래일 동안 시가총액이 상위 50위 안에 드는 경우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중공업 등이 특례편입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시가총액 968760억원으로 2위를 달리는 업체가 편입된 경우는 없다. 이에 자금쏠림현상이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LG엔솔은 공모가 30만원에서 시작해 34일 기준 주가가 428500원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LG엔솔 충격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도 1·2월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전국적으로도 대책 마련이 한창이다. 충북도는 전반적으로 이들 나라로부터 원자재 수입비중 등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네온·크립톤 등 생산용 화학연료의 수입 비중이 커 타격이 적잖다. 당장은 기업마다 비축된 물량이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그런 가운데 각 지자체별로 신고접수를 받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기업애로신고센터를 3월부터 운영한다. 피해를 받은 기업들에게 각종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청주시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교역상황을 살펴보면 러시아와는 주로 기계류, 화학공업제품을 수출·입하고 있다. 수출액은 8307만달러(0.37%), 수입액은 2443만달러(0.54%)로 총액대비 비중이 낮다. 우크라이나와는 화학공업제품, 전자전기제품 등을 수출·입한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수출·수입액 비중이 낮다. 수출액은 2668만달러(0.12%), 수입액은 1457만달러(0.33%).

 

#유탄 맞은 이차전지주

 

충북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우리 증시는 그 여파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화학산업 전체 분야에 두루 쓰이는 나프타는 러시아로부터 전체 사용량의 약 25.3%를 수입한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이차전지 등 모든 화학 분야의 주가는 하락세다.

충북에 연고를 두고 있는 이차전지 관련 상장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스카이엔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엔켐, 천보, 파워로직스, 코스모신소재 등이다.

시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먼저 충주에 위치한 코스모신소재는 LG엔솔과 손잡고 MCM 양극재를 개발한다. 2021년 영업이익은 2020년과 비교해 76.3% 증가한 219억원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1344800원에서 3438300원으로 떨어졌다.

충주에 위치한 천보도 사정이 비슷하다. 천보는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인 전해질을 생산한다. LG엔솔이 주요 고객사로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주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주가는 13331500원에서 34283800원으로 떨어졌다.

청주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은 이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한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양극재 분야에서는 선두주자로 꼽힌다. 충북과도 연이 깊어 지난해에는 오창에 30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연구혁신거점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인근 부지를 확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올 들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가운데도 하락세가 크지 않아 나름 선방하고 있었다. 하지만 126일을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에코프로와 계열사 임직원들이 에코프로비엠의 주식과 관련해 내부자거래를 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만 값이 20% 가까이 떨어졌다. 주가는 1348만원에서 34386800원을 기록했다.

 

 

#원자재 수급 우려반도체주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네온·팔라듐 등 희소자원이 쓰인다. 이들은 반도체를 만들 때 빛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노광공정과 웨이퍼 위에 만들어진 패턴에 따라 막을 제거하는 식각공정에 사용돼 반도체 생산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 두 자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주요 생산국이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 생산량의 70%, 러시아는 전 세계 팔라듐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조사들은 현재 약 3개월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그래서 당장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주가는 공포심리에 영향을 받아 하락세다.

충북에 연고를 두고 있는 반도체 관련 상장기업은 SK하이닉스, 심텍, 네패스아크, 아이티엠반도체, 원익머트리얼즈, 어보브반도체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D램 매출이 성장하며 전 세계 점유율도 2% 정도 늘었다. 그래서 코스피 지수가 전체적으로 하락세였지만 SK하이닉스는 주가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2월 말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주가는 13128500원에서 34124500원으로 떨어졌다.

다른 상장사들도 사정이 비슷하지만 청주에 위치한 원익머트리얼즈는 유일하게 선방하고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전자재료용 특수가스를 공급한다. 2일 하나금융투자는 원익머트리얼스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업체는 과거 네온가스 공급 부족, 삼불화질소가스 공급 부족 등의 사건으로 반도체 공정소재 원재료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발 빠르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주가는 1335150원에서 3435250원으로 소폭 올랐다.

 

#동력 잃은 바이오주

 

우크라이나 사태로 바이오기업들은 해당 나라에서 진행하던 임상시험을 모두 중단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진행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시험은 전체의 25%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감염질환 치료제 연구의 허브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4개 업체가 우크라이나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었다. 이는 연구 단계의 투자이기 때문에 실적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공포심에 주가는 하락했다.

충북의 대표 바이오기업은 셀트리온, 메디톡스, 엔지켐생명과학, 나이벡 등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관은 없지만 이들의 주가는 지난해부터 계속 하락세다.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성장했지만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 더해 코로나19가 이제 풍토병 수준으로 전환되면서 바이오기업들의 성장동력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14198500원에서 34167000원으로 떨어졌다. 202012월 말(359000)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이에 코로나19 치료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후 셀트리온은 올해 목표로 항암신약을 장기 성장전략으로 내세웠다. 관련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상장사들도 같은 압박을 받고 있지만 당장은 현안 처리에 바쁘다. 청주에 위치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보톡스 원료로 오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오랜 특허 분쟁으로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13142500원에서 34124300원으로 떨어졌다. 제천에 위치한 엔지켐생명과학은 기술개발에 중점을 둔 회사다. 그래서 적자운영이 계속되는 상황. 주가는 1355800원에서 3433200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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