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용성을 무력화 시키는 이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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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용성을 무력화 시키는 이미지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04.05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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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몸미술관 김문주 기능하는 풍경 展

김문주 작가의 개인전 <기능하는 풍경>415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작가는 개인의 불안과 충동을 관념 및 주변 이미지와 연관해 작업하고 있다. 기능하는 풍경은 가치 있고 효용성 있게 구실 및 작용을 하지 못하나 그러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기능하다의 의미로 불안·충동을 야기하는, 유보하는, 재인(再認)하는, 무력화시키는, 연기(延期)하는 주변의 이미지를 단편 영화처럼 옴니버스로 나누어 담아냈다.

 

모서리_2022_판넬에 유채_92×167cm

 

첫 번째, ‘모서리작품은 오래된 주택 내부의 걸레받이, 천장 몰딩을 그린다. 채도가 낮게 칠해진 작품 화면에는 주변의 오래된 대상을 꾸준히 바라본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다. 가로로 긴 비율의 작품은 대상을 따라 흐르던 시선의 시간을 느끼게 한다.
 

자르는 손_2021_합판에 유채_30.3×30cm
자르는 손_2021_합판에 유채_30.3×30cm

 

두 번째, ‘자르는 손은 화면마다 두 손이 포개어져서 칼의 손잡이를 쥐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정상적인 피부색이 아닌 푸르스름한 회색빛깔이 차디차다. 행복한 날 케이크를 자르는 장면에서 출발한 작품들은 두 손이 포개어지던 따뜻한 순간을 칼을 쥐고 무언가를 자르게 돕는 차갑고 기묘한 순간으로 바꾸어버린다.

밤섬_2021_합판에 유채_30×60.6cm
밤섬_2021_합판에 유채_30×60.6cm

 

세 번째, ‘밤섬은 작가가 오래전부터 구상해오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가는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와 별개로 가상의 공간으로서 생각해왔다. 산과 나무의 일부를 그린 것들이 전부인데 산인지 나무인지 모호한 형상은 밤처럼 엄습해오는 아주 짧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다. 김문주 작가는 2017년 충북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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