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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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거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4.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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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편집국장

 

대선이 끝나자 지방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충북도민들에게는 대선 못지 않게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우리지역을 4년 동안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선에서 이긴 국민의힘은 이내 지방선거 공천잡음에 휩싸였다. 기분좋은 대선승리 분위기가 만든 것인가. 정치 신인들은 너도 나도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기존 정치인들은 우루루 지방선거에 나서느라 북새통이다. 공천은 한 명이 받는데 4명이상 신청한 지역이 몇 군데나 된다. 이처럼 국민의힘 공천경쟁이 뜨겁다. 아니 과열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지난 8일 충북도청 서문앞에 등장한 ‘국민의힘 김영환·이혜훈 예비후보자 충북도지사 출마비판’ 근조화환도 따지고 보면 과열된 경쟁에서 나온 것이다. 청주시내 한복판에 느닷없이 설치된 몇 십개의 근조화환을 보고 충북도민들은 깜짝 놀랐다. 도민들은 장례식장에 있어야 할 근조화환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인도에 등장한 것이나, 그 이유가 특정한 예비후보들의 출마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근조화환 리본에는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사퇴하라' '박덕흠 공천개입 그만해라' '정우택 도당위원장 뭐하는 사람이야' '김영환·이혜훈 철새정치 그만' ‘김영환·이혜훈 충북을 떠나세요’ 등 적나라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충북학생청년연합과 윤사모 충북협의회는 김영환·이혜훈 예비후보가 충북사람이 아니라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들은 충북의 시민사회단체 이름까지 도용해 고소를 당했다. 시민사회단체에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명의를 무단도용한 건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반발했다. 경찰수사에서 밝힐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근조화환까지 설치하며 극렬하게 반대하는 배경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그리고 국회의원의 공천개입 문제가 자꾸 나오는데 이는 공정한 경선을 해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들은 경기도에서 4선을 한 김영환 전 의원에게 충북도지사 경선 참여를 요청했다. 또 박 의원은 영동군수 후보 중 특정한 사람을 돕는다고 소문이 났다. 이 때문에 같은 당에서 충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박경국 예비후보와 영동군수 출마를 선언한 정일택 예비후보는 박 의원의 부당한 경선개입에 항의했다.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있던 정 후보는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섰다.

‘인생만사 새옹지마’이고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잘 나갈 때 몸조심하라고 했다. 공당인 국민의힘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축하 잔치가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져서야 되겠는가. 유권자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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