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장 선거, 송재봉 對 이범석 치열한 샅바싸움
상태바
청주시장 선거, 송재봉 對 이범석 치열한 샅바싸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5.05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 시민운동가 출신 송재봉 관료정치 종식·시민중심 생활정치 주장
국, 관료출신 이범석 경험많고 노련한 행정전문가·힘있는 여당후보 강조

 

 

 

 

 

청주시장 선거는 역대 처음으로 정치신인들의 대결장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재봉(53) 전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국민의힘 이범석(55) 전 청주시 부시장이 공천을 받고 링위에 올랐다. 민주당은 지난 4월 28~29일 송재봉, 한범덕 현 시장, 허창원 전 충북도의원 등 3명을 놓고 경선을 실시했다. 여기서 예상을 뒤엎고 송 후보가 1위를 했다. 이는 6·1 지방선거 충북 공천 최대의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는 지난달 23일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에서는 당초 김태수 전 청주시의원, 이범석, 최진현 전 청주시의원, 최현호 전 청주서원당협위원장 등 4명이 공천경쟁을 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 후보의 승리가 점쳐져 예상대로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송재봉·이범석 후보의 공통점은 정치인치고는 젊은 축인 50대이고 신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정치 이력을 놓고 시비걸 일은 없다. 그 대신 두 후보는 매우 다르다. 송 후보는 시민운동가, 이 후보는 행정관료 출신이다. 이 때문에 생각과 지향점도 다르다. 두 후보의 특징과 장·단점은 무엇일까
 

생각과 지향점 아주 달라
 

송재봉 후보는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다. 청주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면서 청주로 왔다. 청주에서 산지 30여년 된다. 그는 평생을 시민운동가로 살았다. 지난 1993년 충북시민회 간사로 시작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충북 NGO센터장, 충북시민재단 상임이사로 일했다. 그 기간이 25년이다. 이후 2018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돼서 약 3년 동안 활동했다. 그래서 전 청와대 행정관 보다는 전 시민운동가 송재봉이 그의 정체성에는 더 맞는다.

1990년대는 민주화바람을 타고 청주지역에 여러 시민운동단체가 태동했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성과였다. 그 중 하나가 충북시민회였다. 후에 이 단체는 청주시민회를 거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로 바뀐다.

지금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자체 감시·견제를 기본으로 하고 민관 거버넌스, 정치개혁, 제도개혁, 각종 지역운동을 이끌거나 참여한다. 송 후보는 이 단체를 처음 만들고 충북의 대표적인 시민운동단체로 키웠다. 그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철당간 보존운동, 직지찾기운동, 총선시민연대 활동, 경부고속철도 충북권 유치운동, 청주청원 통합운동 등 각종 지역운동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후에 송 후보는 충북NGO센터장으로 간다. 충북NGO센터 설립은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공약이었고, 2012년 10월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서 5년 정도 일한 뒤에는 충북도 2급 상당 소통특별보좌관 공모에 응했으나 좌절됐다.

그는 ‘시민의 꿈, 혁신의 길’이라는 책에서 “이시종 지사의 선거용 코드인사, 시민운동 경력뿐인 사람을 2급 고위직에 임명하는 문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정치권과 언론, 공무원이 모두 반대해 결국 사퇴했다”고 썼다. 그는 이 때 매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충북도도 당시 이 문제로 시끄러웠다. 특히 공무원들과 정치권의 반대가 강했다. 송 후보는 그후 청와대에 충북사람이 없다는 지역여론과 정치권의 노력으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사회조정비서관실 행정관, 후에는 제도개혁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는 청주시 미원면 대신리에서 출생했다. 충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됐다. 이후 기재부 팀장, 충북도 정책기획관·공보관, 청주시 부시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혁신국장,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민선6기 청주시 부시장일 때는 이승훈 시장이 2017년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낙마 해 2018년 6월 말까지 시장 권한대행을 했다. 기간으로 치면 약 8개월간이다. 그는 청주시장 권한대행 경력을 여기저기 사용하나 이는 공식명칭이 아니라고 한다.

이 후보는 충북도를 비롯해 청주시, 옥천군 등 지방행정 경험과 예산처, 행정안전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중앙부처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한다. 충북지역과 중앙부처의 행정업무를 두루 거치며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인적교류를 해왔다고 한다. 또 도정혁신을 위한 100인 거버넌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산불과 태풍 등 자연재난 현장에서 일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무원 생활을 30년 한 뒤 명예퇴직 했다. 정년을 6년 정도 남겨둔 지난 2021년 8월 말이었다. 이에 대해 “공직도 나름 보람과 성취가 크지만 작금의 청주시를 보며 더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게 그의 답변이다. 그것이 곧 청주시장 선거 출마였다. 그는 “고향 청주시의 구석구구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지역이 나를 키워줬기에 지역에 보은할 수 있는 길은 청주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한다.

시민운동가 출신 송재봉과 관료출신 이범석은 이렇게 살아온 길이 다르다. 송 후보는 관료정치 종식, 이 후보는 경험많고 노련한 행정전문가를 들고 나왔다. 앞으로 토론회에서도 이런 점이 부각될 것이다.
 

비관료 對 관료 출신
 

송 후보가 내건 구호는 ‘새로운 청주·일하는 시장’이다. 그는 시종일관 정치 세대교체, 24년간 지속된 관료 엘리트정치 교체, 시민중심 생활정치시대 개막을 주장한다. 그동안 역대 청주시장을 역임한 사람들은 대부분 고위 공무원 출신이었다. 이 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송 후보는 지난 2일 “청주시는 모든 영역에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혁신 리더십 부족으로 시민들은 정체된 도시라는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활력이 넘치는 도시, 사람이 성장하는 도시, 도전과 혁신이 살아있는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주거, 일자리, 먹거리, 생활환경, 돌봄서비스, 도시공원, 생활체육, 공공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 이런 변화는 기존 행정에 익숙한 관료출신 단체장으로는 불가능하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시대의 변화에 맞게, 시민편에서 일하는 첫 번째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힘있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구호는 ‘청주가 바뀝니다’. 이 후보는 “청주시민은 역량있고 추진력 강한 시장을 원한다. 저의 강점은 공약을 성과로 보여줄 수 있는 실천하는 시장, 준비된 시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사업 동력을 함께 할 수 있는 여당 시장 후보라는 점이다. 앞으로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부권 사업추진 과정에서 청주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시민들이 원하는 건 정체돼 있던 청주를 활력넘치는 도시로 바꾸는 것이다. 30년간 중앙정부와 지역에서 많은 행정경험과 역량을 쌓았고 청주시장 권한대행으로 시정을 직접 이끌었기 때문에 이범석이 적임자”라며 “청주시가 100만 자족도시, 글로벌 명품도시, 충청권 메가시티 핵심도시가 되려면 행정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의 장·단점
 

송 후보의 장점은 틀에 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사고하며 시대의 변화에 발 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하면서 지역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이라고 한다. 역대 청주시장과는 일하는 방식과 중시하는 점이 달라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하지만 규모가 있는 기관·단체장과 공무원집단을 이끈 행정경험이 없기 때문에 86만 청주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4000명에 달하는 청주시 공무원을 통솔할 수 있느냐가 미지수다. 지자체를 끌고 가는 사람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이들과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 또 시민운동가를 사회비판 세력으로 보고 터부시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것인가도 과제다. 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부딪힐 수 있는 문제라는 여론이다.

그런가하면 이 후보는 지역과 중앙부처를 두루두루 경험하고 청주 부시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청주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여러 인적 네트워크를 갖췄고 여당이라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중앙부처에 예산이나 국책사업을 따러 갈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관료출신이라 식상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자신은 성격이 소탈해 시민들과 소통하는데 자신있다고 하지만 행정공무원 틀을 벗지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청주를 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을 어떻게 해결해줄 것인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송 후보는 민선7기 청주시가 추진해온 원도심 고도제한과 신청사 현 위치 건립에 대해 “원도심 고도제한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지역주민과 충분한 대화를 하고 어느 정도로 제한할지, 발전방안은 어떻게 마련할지 생각해보겠다. 신청사 건립도 현 위치에 하되 빨리 추진해 늘어나는 비용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둘 다 재검토 의견을 냈다. 그는 “전면 재검토 할 것이다. 시장인수위 산하에 원도심 고도제한과 신청사건립 TF를 구성해 검토하고 대안을 찾겠다”며 현재 추진상황에 대해 사실상 반대했다. 어쨌든 두 후보의 치열한 샅바싸움에 청주시민들의 이목이 쏠려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