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푸틴, 젤렌스키, 그리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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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푸틴, 젤렌스키, 그리고 윤석열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05.1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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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군이 침공했다지만 알려진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누구나 푸틴 개인의 직접적인 판단으로 전쟁을 불러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영상뉴스를 접할 때마다 약자의 생명을 집단적으로 빼앗는 전쟁의 참상 앞에서 한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부글부글 속을 끓이며 단순무식하게 민주 서방국가 모두가 힘을 합쳐 무력이든, 경제적인 측면에서든 푸틴을 초토화시키는 장면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주간지 노보예 브레미아가 이근 전 대위 인터뷰 기사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가족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을 반대했다면서도 "특전사 출신으로 이곳에서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을 지닌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TV만 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고 범죄라 생각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회도서관 지하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했다. 당시 젤렌스키는 러시아 침공을 받은 뒤 23국에서 화상 연설을 했고 한국은 24번째 국가였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이유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민족, 문화, 언어 등을 없애려 한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민족운동가와 우크라이나 역사와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부터 학살한다”고 분개했다.

또한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은 1950년대에 전쟁을 한 번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겨냈다. 그때는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덧붙이며 지원을 요청했다. 연설 중간에는 전쟁 참화가 담긴 영상도 방영됐다. 여성 통역사는 울먹이며 비극적인 영상 내용을 설명해 갔다. 필자 또한 눈물이 자동으로 흘러내리며 포악한 푸틴에 대한 울분과 함께 한국전쟁이 데자뷰됐다. 하지만 이날 연설 분위기는 다른 나라와 크게 달랐다. 빼곡하게 좌석이 들어찼던 다른 나라 국회연설 때와 달리 60여명 가량이 참석했으니 썰렁할 정도였다. 다른 나라에서 있었던 기립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기인 3월 2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윤 당선인 활동이 성공하기를 기원했고 더 생산적인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3월 2일에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만나 대러 결사 항전 의지를 응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전쟁 중에 어떤 물자나 생필품이 필요한지 말씀을 해주시면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식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중립적인 외교 정책에 머물지 말고 시작단계부터 당당한 위치를 점하길 기대한다.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올라가야 국민들 자긍심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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