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지방선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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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방선거가 아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6.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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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치의 축소판일 뿐, 4년마다 한 번씩 뒤집히는 결과 ‘경악’
2021년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이었는데, 지방자치 회의론 대두

 

올해 국민의힘은 충북도지사와 11명의 기초단체장 중 7명, 충북도의원 35명 중 28명, 시군의원 136명 중 79명을 배출했다.
올해 국민의힘은 충북도지사와 11명의 기초단체장 중 7명, 충북도의원 35명 중 28명, 시군의원 136명 중 79명을 배출했다.

 

충북 지방선거 그 후
결과를 훑어보니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충북의 지방선거는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이제 지역을 돌아보고 선거결과를 차분히 평가할 때다. 충북은 예상대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 국민의힘은 충북도지사와 11명의 기초단체장 중 7명, 충북도의원 35명 중 28명, 시군의원 136명 중 79명을 배출했다. 4년전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더불어민주당이 충북도지사와 기초단체장 11명 중 7명, 도의원 32명 중 28명, 시군의원 132명 중 86명을 탄생시켰다.
 

파란색이 빨간색으로 바뀌었을 뿐
 

절묘하게도 충북을 번갈아 석권한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선자 숫자가 비슷하다. 2018년에는 파란점퍼만 입고 나오면 당선됐다고 했는데 올해는 빨간점퍼가 같은 말을 듣는다. 이제 제3당은 설 자리가 없다. 이번에는 제3당이 단체장 후보도 내지 못했다. 정의당과 진보당이 지방의원 몇 명과 비례대표를 냈을 뿐이다. 제3당은 후보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우리나라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축소판이 됐다는 여론이다. 지방자치는 사라지고 중앙정치에 예속돼 하나마나한 선거가 됐다고 한다. 실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영호남을 제외하면 전국 상황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지난해는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의 의미를 되새겼는데 현실은 영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18년 민주당 싹쓸이, 2022년 국민의힘 싹쓸이, 4년 후인 2026년에는 다시 민주당이 석권하는 시대가 오지 않겠느냐는 게 충북도민들의 말이다. 2026년에는 윤석열 정부 정권심판론이 제기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국민주권·지방분권·균형발전을 위한 개헌국민연대는 “이번 선거는 20대 대선이 치러진 지 불과 2개월여 만에 실시돼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됐다. 그 결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보다는 정권 안정 또는 지난 정권에 대한 정권 심판이라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됐다.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지방과 정책이 사라지고 중앙정치의 횡포만이 난무한 최악의 지방선거가 되고 말았다”고 평했다.

이어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수도권 초집중화와 지역소멸, 지방자치의 현실과 문제점 등을 공론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 유권자들에게 선택받는 정책선거로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이를 증명하듯 투표율이 50.9%로 매우 낮았다.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정치적 분열과 선동, 거짓과 네거티브가 판치는 선거에 더 이상 희망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야 정치권과 이를 견제하지 못한 언론, 시민사회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정치에 예속된 현실 보여줘”
 

이런 현실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앞으로 지방선거에서 진정한 지역의 일꾼을 뽑아 지방자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치권, 시민사회 등은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역의 정치현실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헌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4년마다 뒤집어지는 지방선거는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된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한 뒤 “앞으로 정당공천제를 폐지 또는 수정해야 한다. 그외에 정당이 공천시 주민여론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보완해야 한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평가 내지 감시체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충북도당은 선거 후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도민 여러분께서는 다시 한번 민주당에 대해 회초리를 들어 주셨습니다. 충북도민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하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질책과 요구를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라는 논평을 냈다. 충북도민들은 “전국적인 상황이기는 하지만 민주당 충북도당의 처절한 반성과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4년전의 영광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싶다”면서 지방자치를 살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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