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충북을 개혁할 것인가, 아니면 갈등을 초래할 것인가. 개혁과 갈등은 마치 동전의 양면 같다. 변화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면 개혁했다고 칭송을 받지만 그렇지 않으면 혼란스럽고 갈등을 유발했다고 비난을 받는다. 김 지사는 이시종 전 지사가 12년간 끌어온 도정을 많이 바꿀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지난 1일 취임식부터 특별하게 했다. 문의 문화재단지의 넓은 광장에서 취임식을 거행했다. 김 지사는 문의 문화재단지라는 아름다운 문화컨텐츠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비전을 선포하고 도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를 열기 위해 이 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충북도 대회의실이라는 공식적인 공간을 벗어나 문의 문화재단지에서 취임식을 거행한 것은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상식과 틀을 깨는 김 지사의 생각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 실제 이 날 한 유튜버는 대청호와 문의 문화재단지의 수려한 풍경에 대해 방송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했나. 참석자들은 이런 이벤트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행사장으로 오가는 길은 자동차의 행렬 때문에 꽉 막혀 평소 5분이면 갈 길이 30분이나 걸렸다. 주차장에 들어가서는 주차공간 찾는 게 일이었다. 취임식장에는 천막조차 없어 땀을 뻘뻘 흘리며 지켜봐야 했고, 행사를 준비한 공무원들은 내외빈들을 안내하느라 큰 고생을 했다. 이 날 청주지역 낮기온이 35도 였다. 이 때문에 취임사에 귀 기울이기가 어려웠고, 공연조차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행사 중반쯤 됐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고 없었다.
만일 김 지사가 취임식을 계기로 충북의 문화컨텐츠를 홍보하고 싶었다면 폭염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고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예산을 아끼려고 했으면 평범하게 도청 대회의실에서 했어야 한다. 일을 벌여놓고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지사는 소기의 목적조차 거두지 못했다.
그는 과학기술부장관에 국회의원 4선을 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다. 가장 먼저 시행한 보좌관 인사를 보니 뜻밖의 사람들이 기용됐다. 전국에서 인재를 구해 쓰는 것은 좋으나 벌써 한 사람이 비난여론에 직면해 사퇴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없다. 지켜볼 뿐이다.
또 김 지사는 선거 때 출산수당 1000만원, 양육수당 월 100만원, 어버이날 어르신 감사효도비 30만원, 농업인 공익수당 100만원 등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더니 이제 재정상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주겠다고 한다. 이 약속은 처음부터 너무 과해 지적을 많이 받았다. 충북도의 예산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공약이었다.
앞으로도 김 지사는 여러 가지 깜짝 이벤트를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변화 내지 개혁은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것이다. 야외 취임식과 현금공약, 인재등용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