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New) 아니면 신(Neo)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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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New) 아니면 신(Neo)자유주의?
  •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 승인 2022.07.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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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의 경제적 의미와 역사적 변천과정 (1)

 

근대를 대변하는 이념은 ‘자유주의 (Liberalism)’입니다. 물론 ‘자유’라는 단어는 그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자유는 노예에서 벗어난 신분임을, 중세에서 자유는 군주나 영주의 조세·통행료·사법권에서 면제되는 특혜를 의미했습니다.

이처럼 고중세의 자유에는 신분적·특권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근대의 자유주의는 보편적·평등적인 것으로, 이는 신분과 계급을 불문하고 모든 개인들이 그 자신의 사적 영역에서는 마음대로 사유하고 처신하고 추구할 자유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그러한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신념 체계를 말합니다. 

이러한 근대 자유주의 원리를 최초로 정립한 사상가는 로크입니다. 그리고 이를 정치적 원칙과 제도로 체계화한 이가 몽테스키외라면, 경제적 원칙과 제도로 체계화한 이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입니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은 근대에 새로이 등장한 경제적 자유주의를 대변하는 말입니다. 스미스 이전의 학자들은 개인의 이기심·무절제·무계획은 사회적 혼란을 낳기에, 그것은 공적 권위나 명령(보이는 손)에 의하여 억압되고 조화를 이루도록 강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심은 인간의 행복 실현을 위한 필수적 요소이며 동시에 개인적 비효율과 불합리를 제거하는 요소라고 주장하고, 그리고 이러한 각자의 이기심과 이해관계는 자유시 장의 경쟁과 가격기구와 같은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전체와 조화를 이루게 되고 공공의 이익을 낳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기존의 사고에 대한 완벽한 전복이었습니다. 

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을 보여주다

로크와 스미스, 리카도 등에 의해 정립된 고전적(Classical) 경제자유주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우선 이들은 개인을 신뢰합니다. 그들은 인간 개개인들을 이성을 갖춘 합리적인 존재로 간주합니다. 2) 이러한 개인에 대한 신뢰는 자연스럽게 개인의 자유에 대한 강조로 연결됩니다. 다만 여기서 자유는 소극적(negative) 자유, 즉 개인의 사적 영역에 대하여 다른 사람의 간섭이나 강제를 받지 않지 않을 자유를 의미합니다.

3) 그들은 이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민들의 자율을 신뢰하기에 시민사회와 시장에 대하여 매우 호의적인 입장을 취합니다. 4) 그렇 다고 그들이 무정부주의자들처럼 국가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체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하여 국가는 응당 필요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필요악) 입니다. 따라서 국가는 시민들의 통제와 감독을 받아야 하며, 국가 범위와 역할도 최소한으로 제약되어야 합니다.

19세기 중반 밀(John Stuart Mill)에 이르러 이러한 고전적 경제자유주의에 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납니다. 밀은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고 국가의 간섭과 강제는 억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고전적 경제자유주의와 입장을 같이 합니다. 그러나 밀은 그와 더불어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확장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현대적 자유주의로 넘어가는 교량 역할을 했습니다. 현대적 자유주의로의보다 분명한 전환은 19세기 말 영국의 그린(Thomas Hill Green)과 홉하우스 (Leonard Trelawny Hobhouse)에게서 나타납니다. 

그들은 1)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만 보는 고전적 자유주의자들과 달리 이 타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로 봅니다. 2) 기존의 자유 관념으로서는 시민사회와 시장의 불합리와 불평등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사회경 제적 약자에게 그것은 굶어 죽을 자유를 의미할 뿐입니다.

3) 그래서 기존의 소극적 자유를 넘어 적극적(positive) 자유 관념을 제시합니다. 적극적 자유는 개인이 잠재력을 발휘하여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지적 능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4) 그들은 국가에 대한 시각을 바꿀 것을 요구합니다.

국가는 적극적으로 사회경제적 약자를 부조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 제거함으로써 오히려 자유를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그들은 고전적 자유주의자들과 달리 최소국가가 아닌 노동권익과 서민복지 향상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국가를 주장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자유관념은 일반적으로 '신(New)자유주의'로 불리는데, 이는 이후 사회민주주의, 케인즈주의, 복지국가정책의 정치철학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신(Neo)자유주의의 등장

1970∼80년대에 이르러 자유주의의 주류는 ‘신(Neo)자유주의’로의 또다시 획기적 전환을 맞게 됩니다. 이는 하이 에크(Friedrich Hayek)와 프리드먼 (Milton Friedman)등에 의하여 처음 제기되었는데, 1980년대 영국의 대처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에 의하여 본격적으로 도입되었고, 이후 구소련 몰락과 초강대국 미국의 헤게모니로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김대중 정부 때 IMF 사태 를 기화로 본격적으로 도입 되었습니다. 이들 신자유주의자들은 2차 대전 이후 케인즈주의와 복지국가정책으로 영미 등 선진국가에서 만성적 재정적자·인플레이션과 저성장·정부기구 방 만한 확대·복지병 등 국가의 실패가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반발로 정부기구 축소·정부규제 철폐·공기업 민영화·노동시장 유연화·복지제도 축소 등을 주장합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는 경제적 자유를 중시하고 시장을 신뢰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일견 고전적 자유주의로 회귀하는 것처럼 보여 ‘신고전적(Neoclassical)’ 자유주의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와 전혀 다른 이념이며, 궁극적으로 그것이 자유주의에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조차 의문스럽습니다. 왜 그럴까요? 경제적 자유와 시장에 대한 신뢰에서 신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와 일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지향과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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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나, 대학 졸업후 우연히 고시공부를 하게 되어 사법고시, 행정고시, 지방고등고시 3과에 합격했다.
10여년 검사,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대학시 절 공부했던 정치학에 미련이 남아, 현재는 법조현장에서 물러나 공증인 일을 하며 정치와 역사에 대한 글을 쓰고, HCN 충북방송 정치시사 토론프로그램(리얼토크 한판)에 고정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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