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겸직실태
충북도의원

충북 지방의원들의 전직은 무엇이고, 겸직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겸직을 한다면 이해충돌 우려는 없는가? 7월 초 지방의회가 일제히 개원한 뒤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에서는 느닷없이 이해충돌 시비가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진희 충북도의원(비례대표)은 교육위원회 배정을 원했으나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 경력 때문에 못간 것으로 전해졌다.

변종오 민주당 원내대표는 “도의회 사무처에서 처음에는 박 의원의 이 경력 때문에 교육위 배정이 안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박 의원이 보조금을 받지 않는 임의단체이고 2018~2019년에 활동해 이해충돌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랬더니 사무처도 괜찮다고 했으나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안된다며 다른 곳으로 배정했다. 상임위 배정은 양 당 원내대표간 협의하에 했어야 하는데 국민의힘 단독으로 처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 대표는 다수당의 일방적인 상임위 배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학부모단체 활동을 한 것이고 보조금을 받지 않아 이해충돌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으나 다수당인 국민의힘 횡포로 전혀 엉뚱한 상임위로 배정됐다는 게 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의 말이다.

그런가하면 청주시의회에서도 국민의힘 김태순 의원(청주마선거구)도 이해충돌문제가 불거졌다. 그는 시의원 출마전까지 인터넷 매체 ‘세종데일리’를 운영했고 현재는 친족이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여전히 이 매체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보관실 소관 부서인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언론사의 홍보비 문제 등을 거론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의원 외 다른 직업 있나 
 

본지는 충북도의원과 청주·충주·제천시의회 의원들의 전직 및 겸직 상황을 살펴봤다. 충북도 선관위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당선자 현황과 각 의회에서 역시 홈페이지에 공개한 프로필을 참고했다. 하지만 의원 외 다른 직업이 있다고 신고한 사람은 많지 않다. 의원들이 겸직을 하면 관련 상임위에 갈 수가 없다. 실제 지방의원에 출마하면서 운영하던 사업체를 접었거나 사표를 낸 사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겸직신고를 하지 않고 운영에 관여하는 게 문제다. 가족 친지 등의 이름으로 명의만 바꿔놓고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여기 해당된다.

모 지방의원은 “대표 명의만 가족 앞으로 돌려놓고 운영은 의원 본인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겉으로는 이해충돌방지법에 저촉되지 않으나 실제로는 저촉될 수 있다. 이런 의원들은 쉬쉬하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 씨는 “이런 사람들 중 일부가 의원 지위를 이용해 지자체 공무원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부탁한다. 이권에 개입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충북도의원 중 현재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의원은 전체 35명 중 10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0여명은 의원직만 갖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일 수밖에 없다. 김성대(국, 청주8) 의원은 리앤브라더스컴퍼니 감사, 김정일(국, 청주3) 의원은 드림인아동청소년연구소장, 김종필(국, 충주4) 의원은 서울유통(주) 대표라고 밝혔다.

또 김현문(국, 청주14) 의원은 청주 율량사천동 우편취급국장, 김호경 의원(국, 제천2)은 제천사무기 대표, 박봉순(국, 청주10) 의원은 건설업을 하고 있다. 박용규(국, 옥천2) 의원은 농업법인 ㈜라온뜰 대표, 안치영(민, 비례) 의원은 프로광고기획 대표, 유상용(국, 비례) 의원은 청주 복대열린약국 대표약사다. 그리고 이동우(국, 청주1) 의원은 일양솔라 대표, 이양섭(국, 진천2) 의원은 운호건설 대표, 이정범(국, 충주2) 의원은 범강토건 대표, 이종갑(국, 충주3) 의원은 충주측량설계공사 대표로 활동한다.

**아래 표는 충북도 선관위의 '당선자 현황' 자료와 충북도의회 홈페이지 의원 프로필을 참고해 만들었다. 의원들이 겸직신고를 하기 전 자료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