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뒤 말이 다른 김영환 충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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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뒤 말이 다른 김영환 충북도지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7.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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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편집국장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얼마전 도지사 집무실 면적을 88㎡에서 22㎡로 확 줄였다고 말했다. 기존의 넓고 둔중한 집무실을 회의 공간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무겁고 견고한 소파를 치우고 가볍고 세련된 회의 탁자로 바꿨다는 것이다. 그는 충북도청이 건립되고 85년만의 변화라고 자화자찬했다. 앞으로 충북도청이 미술관으로 문화공간으로 바뀔 것이라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지사는 피같은 국민들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취임식 전부터 예산을 아껴 쓰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곤 했다. 도지사 관사도 이런 이유 때문에 쓰지 않겠다고 했다. 광역지자체는 살림규모가 커서 다루는 예산 또한 많다. 이 돈을 아껴가며 적재적소에 쓴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김 지사가 선거 때는 왜 그렇게 퍼주기 공약을 내놨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거 때는 일단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고 당선되면 안 지켜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나는 선거 때 김 지사와 민주당의 노영민 전 후보의 수당 공약을 정리해보고 깜짝 놀랐다. 양측이 서로 질세라 각종 수당공약을 마구 남발했기 때문이다. 노 전 후보 캠프에서 먼저 6가지 현금 공약을 내놓자 김 지사 측에서도 맞불을 놨다. 이렇게 되면서 김 지사의 수당 공약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캠프에서 일한 모 씨가 이런 공약을 제안했다는 말도 나돈다.

어쨌든 김 지사는 출산수당 1000만원, 양육수당 만 5세까지 월 100만원,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어버이날 감사효도비 30만원, 농업인 공익수당 1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취임하고 보니 도지사가 쓸 수 있는 돈이 많지 않고, 이 수당들은 한 번 시작하면 4년 내내 줘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최근에 “내년 1월부터 양육수당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제 이런 수당으로 인해 시달리는 쪽은 담당 공무원들이다. 얼마 전까지는 도지사직인수위가 공약들을 정리 발표하면서 공약철회 비난을 받았으나 이제는 충북도 공무원들에게 공이 넘어갔다. 도 공무원은 양육수당 지급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서동경 복지정책과장은 20일 “정부가 도입하려는 양육수당과 충북도 및 도내 시군에서 내놓을 수 있는 예산범위, 기타 변수들을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원금에 도와 시군이 보태 월 양육수당 100만원을 만들어 보겠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처음 약속과 다르다. 김 지사가 이런 식으로 합쳐 누더기 수당을 만들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또 출산수당, 어버이날 감사효도비, 농업인 공익수당은 어찌할 것인가? 이런 수당은 예산을 허투루 쓰는 것인가, 아닌가. 받는 사람들이야 좋겠지만 큰 틀에서 볼 때는 예산낭비 논란이 일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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