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의 언행이 너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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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의 언행이 너무 가볍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8.1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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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책과 사안 페이스북과 ‘김영환 TV’에 일상적으로 발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집무실 축소, 차없는 도청, 옥상정원 조성 등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페이스북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페이스북

 

충북도지사 김영환
SNS 정치

 

김영환(67) 충북도지사는 취임 후 관사를 폐지하고 집무실 면적을 대폭 줄였다. 그리고 지금 차없는 도청을 만들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그는 충북에서 시작한 일련의 개혁이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아니 바뀌길 희망한다. 그럼 김 지사의 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혼란만 일으키고 말 것인가.

김 지사는 지난 7월 1일 취임해 이제 한 달여 지났다. 김 지사는 1955년 청주에서 태어났으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충북을 떠났다. 이 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줄곧 경기도에서 정치를 했다. 낙향한 것은 올 4월. 6·1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40여년 만에 고향으로 왔다. 그래서 도민들은 어느 때보다 김 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의 튀는 생각과 언행은 충분히 인구에 회자될 만 하다. 김 지사의 한 달을 들여다봤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관해 말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SNS 정치다. 그는 정치활동을 하면서 페이스북과 유튜브 ‘김영환 TV’ 활동을 활발하게 해왔다. 지사가 된 후에도 계속한다. 그러나 여기 올린 글과 영상 등이 종종 논란이 되자 뒷말들이 많다. 지사의 언행이 너무 가볍다는 측과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라는 측이 맞선다. 현재로서는 가볍다는 쪽이 더 많다는 여론이다. 이들은 인사나 정책 같은 주요사항을 갑자기 올려 논란을 초래하는 행동을 지적한다. SNS 활동 자체를 문제삼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의 페이스북을 죽 훑어보면 ▲7월 8일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에 대해 이는 관광이 아니고 우리의 정체이며 충북의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회의에 참석해 청주 막걸리를 마시고 대청호 규제완화를 대통령께 건의했다고 썼다.

그리고 ▲7월 20일 도지사 집무실 88㎡에서 22㎡로 줄임 ▲7월 21일 한 푼의 돈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연구용역 10억 프로젝트 보류 ▲7월 26일 무예마스터십에 예산과 인력지원 중단. 무예를 소재로 한 충북문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공연 문제와 문화재단 운영실태를 들여다보고 전면적으로 쇄신. 그동안 집행된 용역의 적정성 여부 철저하게 재조사하고 조직개편 및 인사. 시민단체 지원 예산 실태조사.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처럼 불필요한 행사 폐지해 예산낭비를 막겠다고 했다.

이후에도 계속된다. 김 지사는 ▲7월 26일 레이크파크 연구용역을 보류했을 뿐 사업은 더 강력하게 추진 ▲7월 28일 이시종 지사의 무예마스터십을 계승하지 못한 건 저의 능력 부족. 전임 지사 성과 지운 것 아니다 ▲도민에게 아름다운 도청을! 주차장을 비워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 ▲8월 8일 충북도청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 아침마다 하던 종이 언론스크랩을 없애고, 본관 현관 배너광고판을 없앴다. 비우는 게 개혁이다. 지금 충북도 여러분은 안락사를 당할 것인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칠 것인가 선택해야. 충북도 공직자들의 변화와 동참없이는 개혁을 성공할 수 없다고 썼다. 그는 이외에도 유튜브 ‘김영환 TV’에 자주 영상을 올린다.
 

“아이디어 많으나 너무 즉흥적”
 

김 지사의 페이스북에 가장 자주 등장한 것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관련 내용이다. 그는 바다없는 충북에 757개의 호수와 실개천, 천년고찰, 문화유산, 백두대간의 준령들이 있어 이를 꿰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체가 없어 어떤 사업이 나올지 도민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도민들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 집무실 축소, 차없는 충북도청, 옥상정원 조성, 무예마스터십 중단 등의 소식을 김 지사의 SNS를 통해 알았다. 취임 전에는 도지사 관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소식을 페이스북과 김영환 TV, 취임식 장소가 문의문화재단지라는 사실을 김영환 TV, 인사특보와 기획특보 임명 소식을 다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알렸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어리둥절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지사는 도민 및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싸늘하다. 수당공약은 빨리 안 지키고 다른 얘기만 한다고 한다. 변종오 충북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과 얘기해 본 적은 없다. 내가 보기에 지사는 아이디어가 많으나 일처리는 너무 즉흥적으로 한다. 의견을 수렴하고 절차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출신의 모 씨는 “중요한 정책이나 사안들을 SNS에 올리는 게 불만이다. 지지자들만 댓글을 달고 환호한다. 주요 사안을 결정할 때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설사 SNS를 하더라도 좀 더 정제된 의견을 올리기 바란다. 지사가 이런 저런 계획을 내놨다가 며칠 후에 보류한다고 하면 너무 가볍지 않은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중앙과 달리 지방정부에서는 생활정치를 해야 한다. 충북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고 도민들이 현재 겪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집무실 축소, 차없는 도청, 옥상정원 조성 등 김 지사는 요즘 너무 보여주기식 행정을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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