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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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괜찮아
  • 맹은영 충북도 신성장동력과장
  • 승인 2022.08.24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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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은영 충북도 신성장동력과장
맹은영 충북도 신성장동력과장
맹은영 충북도 신성장동력과장

지난 봄 본방사수를 하며 봤던 프로그램이 있다. 그 제목은 바로 <뜻밖의 여정>으로, 한국인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제94회 시상식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기 위해 미국에서 벌어지는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언급한 그녀의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소감도 그렇고, 70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그녀의 피, , 눈물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익히 알고 있어 더욱더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더욱 돋보였던 것은 그녀의 지인들이었다. 미국 이민 중 사귄 동네 친구, 영화를 함께한 인연으로 온 번역가와 의상담당자, 동생 친구도 모자라 아들 친구까지 나이, 성별도 다양했다. 시상식 준비를 위한 공식적인(?) 역할은 없었지만, 그녀가 미국에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의 숙소에 수시로 찾아와 옆에서 조언과 용기를 주는 사람들이었다.

그 중 한 명은 윤여정이 또라이를 수집하시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일에 책임감이 넘치고 모든 것을 쏟아 매진하지만 공을 나누는 데에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배우 윤여정은 언니나 엄마 같은 마음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 밥을 사주고, 진솔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서로의 우군이 되어준 그 여정역시도 뜻밖이었다. 프로그램 화면 속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며 잘 살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삶의 정답을 본 느낌이었다.

최근 우연찮은 기회에 우리 지역에서 활동 중인 여성기업인, 여성기관장 등과 함께 이야기할 자리가 있었다. 특정 자리에서는 혼자 여자라 눈에 너무 띄거나, 또 다른 자리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남성 숫자에 묻혀 존재감을 잃거나 하는 극과 극 상황을 겪어온 우리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워킹맘이지만 보다는 워킹에 집중하며 아이는 스스로 크고 있고 앞으로도 클 것이라 기대하고,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서로 민폐 끼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며 하하 웃어넘기는 유쾌함 속에 아이를 향한 넘치는 애정도 보였다. 임신했다고 해고를 당했지만 이를 기회 삼아 창업에 성공한 대표님의 이야기에서는 단단함이 느껴졌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분들은 학연이나 지연을 바탕으로 하는 관계와는 거리가 멀지만, 대신 우리끼리라도 서로 끌어주자는 끈끈한 동지애와 책임감이 있었다. 서로 핫한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을 소개해주며 서로에게 든든한 우군이 되어가고 있었다. ‘윤여정의 또라이들과 같은 모임이 우리 지역에도 있다니 그 존재만으로도 여자인 나 역시 든든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그리고 나로서 살아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선배님들이 있어 나도 그 뒤를 잘 따라가 보려고 한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에 따르면 2020년 여성 구직자 수는 3,006명인데 비해 여성 구인 기업은 661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전히 우리 지역에 또라이들로 함께 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고 보니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 물으면 늘 나의 답은 아버지였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거기에 한 사람이 더 붙게 된다. 바로 울엄마’(‘어머니라고 부르면 이 맛이 안난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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