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사직동, 15년째 재개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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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사직동, 15년째 재개발 中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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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 완공되면 1만 6000세대…동남지구 규모
구도심 일대 대단지 재개발 사업, 속도 지지부진

혼란스러운 청주시 사직동
전체현황

 

사직1,2동은 언젠가 청주시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다. 옛 지명 대신 새 도로명 주소와 영어와 한글이 섞인 복잡한 이름의 아파트가 이 공간을 메울 것이다. 행정구역상 사직1, 2동은 지금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일대는 장장 15년 동안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사직 1동에서는 사직1~4구역, 사직 2동은 모충동까지 합쳐져 사모1~2구역의 재개발이 진행된다.

40년 넘게 사직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모씨는 너무 오랫동안 재개발이 추진되다보니 주민들이 많이 지친 상태다. 개발은 언젠가 다 될 것이다. 조합장 및 임원들과 주민들 간의 갈등이 여러 차례 발생했고 고소·고발전이 이어졌다. 대부분 횡령 사건이었다. 조합장이 구속되거나 벌금형을 받았다. 조합장들이 좀 더 투명하게 운영했으면 이 사태까지 오지는 않았을 텐데 돌이켜보면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전국의 재개발이 다 이러한 모양새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사모 2구역의 한 집 앞에 붙은 플래카드. 사업시행인가가 난 뒤 지금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보상가를 두고 주민들과 시행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모 2구역의 한 집 앞에 붙은 플래카드. 사업시행인가가 난 뒤 지금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보상가를 두고 주민들과 시행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일대 개발 현황(도표1)을 보면 속도 차는 있지만 이미 세대수와 건설사 등이 정해져 있는 상태다. 조합원 분양가도 평당 860만원으로 동일하다.

추진속도를 보면 사직 3구역, 사모 1구역, 사모 2구역, 사직 1구역, 사직 2구역, 사직 4구역 순이다. 사직 4구역만 사업시행인가가 나지 않은 상황이다. 사직 4구역은 중흥의 자회사인 에스투엘레바 시행사가 토지 매입 중인데 약 50% 매입을 끝낸 상황이다. 옛 후생사 건물 뒤 상업 및 주거 지역이다.

 

조합권 프리미엄 1억 넘게 붙어

 

사직 3구역이 이 중에서 가장 속도가 빠르다. 올 연말까지 토지 매입을 끝내고 분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 2025년 무심천 뷰를 자랑하는 2330세대가 처음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어 줄줄이 분양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일대가 모두 주민들이 재개발 조합을 만든 후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사직 2구역만 조합장 비리로 인해 재개발 조합 인가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주민들이 옛 조합장과 대행사 대표를 고발했다. 주민들은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고 조금 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지주택으로 전환해 다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모 씨는 조합원 가운데 약 65%가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나머지 35%는 이른바 프리미엄을 주고 조합권을 매매했다. 이 가운데 조합권 권리는 외지인들이 약 95%정도 웃돈을 주고 사 갔다. 청주사람은 약 5%정도가 샀다. 개인이라고 보기보단 법인회사들이 대부분이었다. 프리미엄은 아파트마다 차이가 있지만 높게는 12000~7000만원까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만 해도 거래가 무척 활발했다. 올해 들어서는 거래가 절벽이다. 조합원 프리미엄도 3000만원 정도 내려간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구도심 지도 바뀐다

 

이 일대 아파트가 전부 완공되면 16000세대가 된다. 동남지구 택지개발과 맞먹는 수준이다. 완공되면 청주시의 지도가 바뀌게 된다. 구도심의 대단위 개발은 청주시 사직동이 처음이다. 사직대교를 지나 아파트 숲이 구도심의 한 가운데를 메우게 되는 셈이다. 사직동 주민들은 재개발이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일대 개발예정지역에서 빠진 사직시장을 비롯한 주변 상업지역도 지난 5년 전부터 가칭 사직 5구역으로 이름이 정해져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사직동 토박이 모 씨는 언제 개발될지 솔직히 모르겠다. 재개발로 묶이면서 거래가 안돼서 집을 팔지도 못하고 그냥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투자를 할거면 권하고 싶지 않다. 내 나이가 83세다. 죽기 전에 재개발이 끝나야 자식들도 편한데, 그렇지 못할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젠가 되긴 되겠지만, 언제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읖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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