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 개발하자 ‘섬’이 된 청주 원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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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 개발하자 ‘섬’이 된 청주 원도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9.01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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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번화했던 청주시 중앙동·성안동 인구줄고 노령화 심각
1500년 청주 역사의 뿌리로 문화재와 주요기관 밀집

 

청주시 상당구 원도심 전경
청주시 상당구 원도심 전경

 

지금 청주시 원도심의 모습
전체 분위기

 

본지는 오는 9월 15일 창간 29주년을 맞아 ‘청주시 원도심 어떻게 가꿀까’ 시리즈를 기획했다. 청주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원도심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낙후됐다. 인구가 줄고 노령화 현상 또한 심각하다. 흑백사진처럼 초라하다.

이런 가운데 민선7기 청주시가 지정한 원도심 경관지구가 현 8기 들어 해제될 위기에 처했다. 원도심 경관지구는 원도심을 역사문화지구로 발전시키는 계획 아래 고도를 제한하는 것이다. 만일 경관지구가 해제되면 난개발이 예상된다.

본지는 현재 청주시 원도심의 모습은 어떠하고, 민선7기의 원도심 정책이 8기에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알아보려 한다. 또 타지역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청주시 원도심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창간 29주년 기획 시리즈 순서
1 지금 청주시 원도심의 모습
2 민선7기와 8기의 현격한 차이
3 이범석 시장의 원도심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4 타도시 사례
5 청주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지난 8월 27~28일 청주 원도심에서 펼쳐진 제7회 ‘청주문화재야행’은 용두사지철당간, 중앙공원, 청주시청 임시청사, 충북도청, 성안길 등을 돌며 야경을 즐기는 행사였다. 청주시민들은 이 날 청주 역사와 문화재의 가치를 되새겼다. 매년 진행되는 청주문화재야행은 큰 인기를 끈다. 이번 축제 참석자는 5만여명으로 나타났다. 이 때 청주시민들은 모처럼 원도심을 걸어본다.

청주시 원도심은 상당구 중앙동과 성안동에 걸쳐 있다. 중앙동은 1998년 2월 1일 과거의 영동, 북문로2가, 북문로3가와 수동을 합쳐 만들어진 동네다. 올해 7월 말 기준 인구는 3516세대 6865명으로 나타났다. 몇 만명대의 신흥 주택가와 비교하면 매우 적다.

그러나 중앙동은 옛날부터 행정기관과 상가가 밀집된 곳이었다. 현재는 청주시청, 청주병원, 청주상당도서관, 충북자연과학교육원, 한국은행충북본부 등의 기관과 주성초, 청주중, 청주공고 등의 학교가 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성공회 성당, 수동성당도 눈에 띈다.

그리고 성안동은 문화와 상권의 중심지인 성안길을 품고 있다. 1998년 2월에 남주동, 문화동, 서문동, 서운동, 석교동을 통폐합해 성안동으로 개칭했다. 역시 인구가 줄어 올 7월 말 현재는 3964세대 6718명으로 집계됐다. 이 곳에는 충북도청, 한국통신, 청주YMCA 등의 기관과 석교초가 있다. 용두사지철당간, 중앙공원, 육거리시장과 한복문화의 거리, 가구점골목이 자리잡고 있다.
 

청주의 역사 문화 고스란히 있어
 

대략 훑어봐도 원도심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그에 걸맞게 문화재도 많다. 1500년 청주의 역사문화를 보여주는 곳으로는 용두사지철당간, 청주동헌, 남석교, 망선루, 충청병영, 압각수 등이 있다. 청주제일교회, 청주문화관, 중앙공원도 시민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소중한 곳이다. 전국의 전통시장 중에서 몇 째 안가는 육거리시장, 시장과 인접한 곳에 자연스레 형성된 가구점골목 및 한복문화의 거리는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던 곳이다.

원도심의 인구가 감소하게 된 것은 청주시가 외곽을 개발하면서 부터다. 시는 1990년대 들어 용암지구-분평지구-산남지구-가경지구-복대지구-율량지구-방서지구-테크노폴리스지구-동남지구 순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을 했고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도심을 벗어난 오창지구, 오송지구, 옥산지구에도 많은 아파트들이 건설됐다. 이렇게 외곽에 고층아파트를 건설하니 원도심을 포함한 구도심 주민들은 너도 나도 짐을 쌌다.

원도심을 한 바퀴 돌아보면 낮은 건물이 줄지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도로사선제한 덕분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없었다. 사선제한은 ‘건물 높이는 도로폭의 1.5배를 넘지 못한다’고 한 규정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인 2015년 5월 건축법을 개정해 이 규정이 폐지됐다”고 말했다.

도로사선제한이 폐지되면서 2018년 충북도청 부근 성안동에 대원 칸타빌아파트 34층, 2020년 청주시청 인근 중앙동에 코아루 주상복합 아파트 49층 짜리가 들어섰다. 두 개의 아파트는 원도심에서 불쑥 튀어나올 정도로 높다. 민선6기 이승훈 전 시장 때 칸타빌아파트와 코아루 주상복합아파트 건축주들은 청주시에 인허가를 요청했고, 결국 승인됐다.

한 청주시의원은 “도로 사선제한이 폐지돼 원도심 고도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사선제한 폐지 후 청주시에서 원도심 고도를 제한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했어야 했다. 그러면 원도심의 전망을 크게 해친 두 아파트는 들어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여튼 두 아파트는 청주시 원도심 경관을 해친 곳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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