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시험, 이젠 AI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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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시험, 이젠 AI까지 등장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09.01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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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도교육감의 1호 공약 충북에듀테크시스템 내년실행
외부 업체 의뢰한 AI평가 충북교사들 “실효성 없다”우려도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의 72일 취임 후 첫 결재 사항은 기초학력 진단평가 개선방안 및 로드맵’추진 이었다. 핵심 내용은 충북에듀테크시스템을 통한 평가 일원화 평가 대상 초1~1 확대 평가 필수과목 연차적 확대 매년 3, 12월 전체 학생 대상 평가실시 스마트패드를 이용한 평가 AI기반 학습 이력 관리를 통한 피드백 운영 등이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윤건영 도교육감의 1호 공약인 충북에듀테크시스템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윤건영 도교육감의 1호 공약인 충북에듀테크시스템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충북에듀테크시스템은 이른바 AI기반의 평가업체를 선정해 충북 학생들의 수준을 판단하겠다는 것. 충북도교육청은 내년도부터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평가업체는 전국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충북형 학생 평가방식에 대해 전교조충북지부는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충북지부는 이 공문은 일제형·표준화 시험 부활의 전조로 보인다. 지원에 대한 내용은 없고 평가 방법의 일원화, 전수평가 실시, 평가 대상 확대, 평가 필수과목의 확대 등을 담은 공문을 확인 후 학교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압도적 반대 

 

최근 전교조 충북지부는 충북교사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진행했다. 충북교사들 응답자의 약 85.3%가 충북에듀테크시스템으로 진단평가를 일원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이번 발표가 일제고사의 부활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6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번 발표가 시행된다면 학교별 순위매기기와 관리자, 교육청의 비교육적 압박(20.8%), 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줄이기 위한 학교의 편법적 조치(19.2%), 지필시험 중심의 변화로 인한 학생의 전인적 교육 저해(16.8%)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이래저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충북은 전국에서 제일 먼저 자체적인 평가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기존에는 1년에 한 번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표집단위로 시험을 봤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찾아내 맞춤형 지원을 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지만 학교마다 성적표가 매겨질 수 있다.

내년부터는 표집단위가 초등학교 6학년도 들어가게 된다. 또 교육부는 표집단위에 속하지 않은 학교도 자율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평가는 교사가 신청하면 시험을 볼 수 있다. 보수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부산교육청은 최근 자율평가를 전면실시하겠다는 공문을 일선학교로 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제고사의 트라우마

 

 

이른바 10년 전쯤 이명박 정권 시절 학업성취도 평가 표집 대상을 초등학교 6학년, 2, 1로 두고 일제히 시험을 보면서(이래서 일제고사라고 불림) 폐단이 일어났다.

당시 이기용 교육감 시절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미도달학생을 줄이기 위해 각 학교에 압박을 가했고, 그러다보니 다양한 꼼수가 벌어졌다. 이는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밤 10시까지 초등학생이 시험공부를 하는 등 반인권적인 교육으로 인해 전국 뉴스를 타기도 했다.

 

AI기반 시험 문제은행 못 벗어나

 

교육청은 충북의 학교들을 일렬로 줄세우고,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교장들을 압박했다. 학교장들은 교사들을 채근했다. 그 당시를 통과했던 교사들은 이에 대해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제 시대가 바뀌어 충북은 AI 기반의 맞춤형 분석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해 충북의 교사들은 72.2%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AI 기반 분석이란 학생들이 각자 스마트패드로 시험을 보고 난 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설명 및 문제를 제공받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교조 충북지부 관계자는 학력에 대한 무리한 유형화와 표준화로 학생 개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구체적인 도움은 없고 시스템 구축을 위한 비용만 낭비할 수도 있다. AI를 통해 얻게 되는 자료는 교사가 학생발달에 대한 이해와 관점으로 해석하고 학생에게 적용되어야 하며, 섣부른 적용은 위험하다는 공학자들의 지적도 있다. AI가 교육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라는 미신을 갖게 할 수 있다. 지금의 AI수준은 일종의 문제은행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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