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중앙공원 살리기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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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중앙공원 살리기도 ‘흔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9.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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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 역사공원화, 한범덕 전 시장 민선5기 때부터 추진
이 시장 돈 많이 든다며 난색…시민들 공원다운 공원 필요 주장

 

KT부지를 사서 칼라로 표시된 두 개의 공원을 잇는 게 역사공원화 사업이다. 자료/ 청주시
KT부지를 사서 칼라로 표시된 두 개의 공원을 잇는 게 역사공원화 사업이다. 자료/ 청주시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쏠린 눈
중앙공원 역사공원화 사업

 

청주 중앙공원을 역사공원화하는 사업도 흔들리고 있다. 한범덕 전 청주시장은 민선5기 때부터 중앙공원을 확장해 역사공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민선8기 들어 이범석 시장이 취임한 후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난색을 표해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시장은 지난 6일 이영신 청주시의원(민주당·오창읍)의 중앙공원 역사공원화 관련 질문에 “지난 본예산에 KT건물 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 300억원을 확보했다. 감정평가 결과 150억원이 추가로 늘어나 보상액만 4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건물철거 및 공원 조성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이 과다해 다른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중에 있다”며 “KT건물 매입을 보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지난 8월 29일 민선8기 40대 공약과 88개 실행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중앙공원 개발을 다른 방식으로 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방식이나 추진 주체, 재원 조달방식이 확정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이 시장은 중앙공원 역사공원화 사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나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아니다. 항간에서는 민간자본 유치 개발방식 얘기가 나오나 아직 실체는 없다.

청주 중앙공원은 시내 중심에 있는 공원이다. 다른 도시에도 중앙공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원이 있다. 도시 가운데에 있으면 중앙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구·부천·성남·안산 등지에 이런 공원이 있다.

그런데 청주 중앙공원은 중심지 공원이라는 것 외에 후손들에게 역사를 전해주는 문화재가 많다는 점 때문에 중요하다. 이 곳에는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 압각수, 망선루가 있다. 병마절도사영문은 목조2층의 누각으로 충북 유형문화재 15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 1000년 된 은행나무 압각수, 조헌선생과 영규대사를 기리는 비, 한봉수의 송공비, 박춘무의 비, 서원향약비 등이 있다. 대부분이 충북 유형문화재거나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중앙공원 잘 가꿔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중앙공원의 역사공원화 사업은 청주시가 오래전부터 추진했다. 민선5기와 7기 때 청주시장을 역임한 한범덕 전 시장은 특히 이 사업을 중요시했다. 시작은 민선5기 때인 2013년 12월 청주읍성지구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하면서부터다. 시는 기존의 중앙공원 부지 2만2301㎡에 현 KT 건물과 청주시 제2청사 부지를 더 해 4만1245㎡로 확장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민선6기 때 이승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사업을 중단한 건 아니지만 예산을 안세워 추진이 안됐다”고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한 전 시장은 민선7기에 취임해 다시 이 사업을 시작한다. 시는 2018년 9월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수립하고 2019년 3월~2020년 8월 중앙역사공원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행안부 사업 타당성조사를 완료했다. 이후 올해 6월 7일까지 중앙역사공원 조성계획 변경 및 실시설계용역 착수, 문화재 지표조사 용역 준공, 보상계획 공고, 이의신청서 접수, 감정평가 의뢰, 보상금 사정결정이 이뤄졌다. 계획대로 됐으면 2026년 12월 준공될 예정이었다.

시는 2019년 3월 중앙공원을 역사공원으로 추진한다며 이렇게 발표했다. “청주 중앙공원은 조선시대 고을 수령이 공무를 집행하던 관아의 중심건물 동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충청도 군사 지휘본부로서 국토 방위 중심지 역할을 한 충청병영이 있던 곳이다. 청주시는 이런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계승해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이 있었던 중앙공원과 청주목이 있었던 청주시 제2청사를 연결해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청주시는 민선7기 때 중앙역사공원 조성에 911억원의 사업비를 예상했다. 보상비 617억, 조성비 209억, 용역비 및 예비비 85억원 등이다. 그러나 감정평가 결과 KT부지 매입비가 더 늘어나 사업비도 증가될 예정이다. 중앙공원 역사공원화 사업에 대해서는 시민 다수가 찬성하는 분위기다. 청주도심에 이렇다할 공원이 없어 역사와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가꾸자는 게 다수 여론이다. 

 

“KT부지 지금 사는 게 싸다”
이영신 청주시의원

 

이영신 청주시의원은 “청주시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중앙공원은 역사공원으로 가꾸는 게 필요하다. 이 시장은 경제논리로만 따져 KT건물을 못 산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시의회는 2022년 본예산안 심의 시 KT부지 매입비 300억원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내년 1월 KT건물로 이전한다. 만일 청주시가 이 건물을 사지 않으면 시의회는 월 7000~8000만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예정에 없던 돈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시의회는 이를 감안해 KT부지 매입을 승인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어 “탁상감정가 300억원보다 실질 감정가가 150억원이 더 들어간다고 해도 지금 사야 한다. 앞으로 값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시장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공원개발할 생각이 있는 것 같으나 공원개발은 지자체가 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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