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떠들썩하더니, 파면 결정된 이병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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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떠들썩하더니, 파면 결정된 이병천 교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09.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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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비 유용·입시비리·불법 동물실험 의혹 파면 의결
청주 신흥고 출신 ‘개 복제 전문가’로 유명, 황우석 사단 핵심인물

 

2020년 7월 2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는 이병천 교수. 사진/ 뉴시스
2020년 7월 2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는 이병천 교수. 사진/ 뉴시스

 

황우석 사단의 주요 인물로 이름을 날렸던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연구비 유용 등으로 배제징계를 받았다.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는 여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교수에 대해 이 달 초 파면을 의결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이 교수는 청주 신흥고 3회, 황우석 사단에서 줄기세포 분야를 이끌었던 강성근 교수는 8회, 역시 여기서 어패류 줄기세포를 연구했던 박세창 교수는 10회 졸업생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연구진에 신흥고 출신 3명이 참여한다고 떠들썩했다.

이병천 교수는 황우석 전 교수가 탄생시킨 복제 송아지 ‘영롱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복제 개인 ‘스너피’를 탄생시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병천, 강성근 교수는 황우석의 오른팔, 왼팔로 불렸다. 이 교수는 2005년 청주 신흥고에 와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이 때 이 교수의 이름이 충북지역에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006년 1월 황우석 전 교수의 줄기세포 복제 연구와 관련해 논문조작과 원천기술 또한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이들의 명예도 땅에 떨어졌다.

KBS는 2019년 4월부터 이병천 교수의 비위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아들과 조카의 입시비리와 연구비 유용, 검역탐지견 ‘메이’에 대한 불법 동물실험 등이다.

이 교수는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구비 약 160억원을 집행하면서 연구실에서 근무한 외국인 학생들에게 약속한 생활비를 축소해 지급하고, 2013년 자신의 조카가 서울대 수의대 대학원에 지원했을 때 직접 시험문제를 출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8년에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승인없이 검역 탐지견을 반입해 실험하고, 무자격자인 식용견 농장업주에게 채혈을 시킨 혐의도 받았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2019년 감사를 통해 이 같은 비위 행위를 적발하고, 이 교수에 대한 직위 해제와 더불어 징계를 요구했다. 이후 2년 9개월이 지나서야 서울대는 이 교수의 파면을 의결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교수는 학교 측 징계와 별개로 2020년부터 관련 혐의에 대해 교육부와 서울대 산학협력단,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고발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 때는 세계적인 개 복제 전문가로, 신흥고의 이름을 빛낸 자랑스런 과학자로 언론에 오르내렸지만 이제는 각종 비위혐의로 재판을 받고 교수직마저 박탈당하게 된 이 교수의 소식에 지역민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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