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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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신나게
  • 맹은영 충북도 신성장동력과장
  • 승인 2022.09.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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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볼 일이 있어 서울에 간 김에 평소 가보고 싶어 꼽아두었던 몇몇 곳을 더 방문했다. 한 곳은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진 성수동이고, 또 한 곳은 문화비축기지였다.

나의 대학 시절 성수동은 오래되어 낡고 어두운 공장건물들이 늘어선 지역이었다. 자동차공업사, 신발공장들과 주택들이 빼곡했던 성수는 당연히 젊은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않는 동네였고, 전철을 타고 그곳을 지날 때는 바깥보다는 실내로 눈이 저절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런 성수동은 지금 SNS에 지속적인 핫플로 소개되며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또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었다. 십여 년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멋진 디자인의 고층 건물들과 기존 건물들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한 까페나 음식점, 공방 등이 어우러져 있었다. 억지로 만든 공간도 아니고, 민간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개조한 공간들이라 자연스럽게 기존 공간들과 어우러져 어색함이 하나도 없었다.

두 번째 공간은 과거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되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개조한 문화비축기지였다. 5기의 석유탱크에 약 7000만 리터의 석유를 보관하던 1급 보안시설이었던 그곳은 그 용도가 폐지되면서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문화공원으로 재탄생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잘 정비된 공원과 야트막한 언덕으로 보이지만 점점 가까워질수록 , 저게 그 석유탱크?!”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장면을 보게 된다. 석유를 보관하던 탱크를 전시공연축제가 펼쳐지는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그 과정에서 해체된 탱크의 철판을 공간 외벽을 만드는 데에 재활용하기도 했다.

과거 대규모 탱크였던 공간은 들어가면서부터 뭔가 상상의 세계로 진입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고, 음악의 울림까지도 새롭게 느껴졌다. 건물과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 꽃과 나무들, 그리고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과거 석유비축기지에서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을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 지역 곳곳에서도 성수의 사례와 같이 주택이나 양곡창고 등 기존 건물의 외관을 살려 리모델링함으로써 핫플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건물이나 공간에 대해 재해석하고 새롭게 만드는 일은 이제 공공기관이 중심이 되지 않아도 민간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투입되고 있다. 그만큼 그곳은 새로운 곳이 되어 사람들이 모이고 그 속에서 신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충북도는 최근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충북을 새롭게 만들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충북의 호수를 활용한 관광산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더 살기 좋은 충북을 만들기 위한 개혁의 슬로건으로, ‘충북의 재발견을 의미한다. 레이크파크는 산, , 호수 등 충북 자연을 총칭하며, 르네상스라는 용어의 의미처럼 새로운 시대를 열어보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 우리 지역 역시 인구소멸을 걱정하고, 경제 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댐이나 산맥이 만들어낸 자연적 제약에 의한 그동안의 피해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도민의 아이디어로 충북을 왁자지껄하게, 또 새롭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어나야 한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자연부터 살펴보자. 숨겨진 보물급의 자연경관을 발견하고, 이를 잘 살릴 콘텐츠, 연계 자원들을 찾아보자. 누가 봐도 즐겁고 재미있는 충북을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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