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예술학교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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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예술학교 만들고 싶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10.05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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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그룹 땀 이해은 대표 5년 전 청주 정착해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펼쳐 호응

행복교육지구 8-예술그룹 땀

 

안덕벌 청동교회 앞 좁은 골목길에 예술그룹 땀이 위치한 빨간색 벽돌 2층 건물이 서 있다. 1층엔 갤러리 영과 예술그룹 땀 이해은 대표의 작업실이 있다. 갤러리 영은 이 대표의 아버지 이학영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사진 왼쪽부터 예술교육 땀을 이끌고 있는 이해은 대표, 최희영 작가
사진 왼쪽부터 예술교육 땀을 이끌고 있는 이해은 대표, 최희영 작가

 

세대를 잇는 공간

 

이학영 선생은 장욱진 선생의 초기 제자로 평생을 미술교사로 후학들을 길러냈다. 딸은 아버지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장소를 물색하다 5년 전 청주에 왔다.

이 대표는 청주대 공예학과 91학번이다. 가죽공예가이자 구두캐어링 전문가인 그는 현재 한국공예관 스튜디오 입주작가로 밀라노와 프랑크푸르트 전시에 다수 참여한 바 있다. 또 전주대학교 대학원 객원교수, 부산과학기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청주에 올 일이 없었는데, 학창시절을 보낸 이곳이 다시 생각났어요. 불현 듯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됐어요. 청주가 공예도시이고, 다양한 문화적 자원이 많았던 것도 발걸음을 향하게 했죠.”
 

아이들이 만든 가죽가방을 들고 안덕벌 거리에 서서 촬영했다.
아이들이 만든 가죽가방을 들고 안덕벌 거리에 서서 촬영했다.

 

그는 야심차게 갤러리를 열었지만 정작 아버지는 본인의 작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걸 꺼렸다. 일단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 사이 이 대표는 갤러리를 지역사회와 나눌 방법을 찾았다. 먼저 이곳에서 전문 문화예술교육을 펼치고 싶었다. 대학 수준의 강의를 마을 프로그램에 접목시켜 청소년들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가령 현 구딱대표이자, 잠실롯데백화점 명품구두 케어링 수석팀장을 초청해 캐어링수업을 연 것도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직업을 소개해주고 싶어서였다.
 

학생들이 만든 창의적인 작품들
학생들이 만든 창의적인 작품들

 

그는 지난해부터 청주행복교육지구의 마을속특색프로그램을 신청해 사업을 진행했다. “처음엔 대상을 고등학생으로만 하고 싶었어요.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죠. 하지만 막상 프로그램을 시작해보니 고등학생의 참여는 거의 불가능했어요. 대상을 낮추고 프로그램을 변경했어요.”

올해도 그는 청주행복교육지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예술전문가와 함께하는 내꿈 찾아가기를 주제로 초등학생 중학생 대상 프로그램을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 1시부터 4시 두 차례로 나눠 진행했다.

이해은 대표의 가죽공예 수업, 권정구 성공회대 연구교수의 예술인문학교실, 이경화 작가의 그림 그리기, 최희영 작가의 신나는 토탈공예 수업이 열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또 미술공예 전문가 특강으로 매달 안중경(서울대 미대 졸업/ 성신여대외래교수), 유리공예 체험(유리마루 / 한국공예관 작가), 금속공예 체험(장미나 / 금속공예 작가), 미술관 이해하기(박원규 / 한국공예관 실장) 행사가 열렸다.
 

아이들은 예술가들의 공연을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경험을 했다.
아이들은 예술가들의 공연을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경험을 했다.

 

예술인문학 교실 특강도

 

예술인문학 교실 특강 수업은 판소리 이주은(서울대 졸업 / 국립국악원 단원), 기타 이기섭(아리오소 앙상블 예술감독), 바이올린 김정수(서울대 졸업 / 목원대 겸임교수), 바이올린 박재린(쾰른음대 졸업 / 숭실대 객원교수)씨가 나서 강의를 맡아주었다. 모두 이 대표의 지인들과 인맥들로 구성된 수업이었다. 시간을 내기 어려운 강사들도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청주를 찾아왔다. 강사로 참여한 최희영 작가는 행복교육지구 수업이 모두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그런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 시선에서 프로그램을 짜고 배려할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예술가들이 아이들과 만든 작품들은 1029일 동부창고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공예작품들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다.

이 대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도 펼치고 싶어한다. “동네사랑방처럼 누구나 이곳에서 예술과 예술가들을 만나고 삶의 변화가 생기기를 바랍니다. 행복교육지구 사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을 통해 이 공간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싶어요. 가령 예술학교를 이곳에서 열고 싶어요.”

동네에 멋진 예술가가 살고 있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또 어린이들이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작업을 해 본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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