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부정평가부터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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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부정평가부터 극복해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10.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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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자료는 부족하고 시민들은 의정비 인상에 인색
충북도의원 연 5000여 만원, 청주시의원 4000여 만원 받아

 

청주시의회 본회의장
청주시의회 본회의장

 

지방의원 의정비 논란중
충북도·청주시의회

 

해마다 논란이 되는 게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다. 대체로 의원들은 “너무 적다”고 야단이고, 일반 시민들은 “올려주지 말자”고 한다. 의정비는 각 지자체가 구성한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위원들 간에도 “올려주자” “아니다”로 의견이 갈린다. 해마다 이런 과정을 겪은 후 의정비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현재 충북도의회는 5000여 만원, 청주시의회는 4000여 만원, 나머지 군의회는 3000여 만원의 의정비를 받고 있다. 내년 금액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일반시민들은 의정비 인상에 왜 그렇게 인색할까?

 

 

최근 충북도내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의정비 논의를 시작했다.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월정수당으로 이뤄진다. 의정활동비는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정해져 있다. 광역의회는 연 1800만원, 기초의회는 1320만원이다. 따라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월정수당만 정하면 된다. 지자체는 위원회 명단을 지방자치법에 따라 공표하도록 돼있다.

충북도에서는 ▲곽노선 전 청주여고 교장(부위원장) ▲김경배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장 ▲김낙중 전 충북청원군교원총연합회장(위원장) ▲김병태 (사)전국이통장연합회 충북지부장 ▲박현호 충북CBS 기자 ▲손은성 충북참여연대 공동대표 ▲양기분 충북여성경제인협회장 ▲이수현 변호사 ▲전찬희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 ▲정상완 강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 10명의 위원이 활동한다.

이들은 지난 9월 30일 2차 회의를 열어 올해 공무원 보수인상률 1.4%보다 많이 올리는 안에 합의했다. 만일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넘어서면 지방자치법상 주민여론조사나 공청회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절차가 번거로워 대개 공무원 보수인상률과 같은 선에서 마무리할 때가 많다. 도 의정비심의위원회는 10월 25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공청회를 열어 어느 정도 올릴 것인지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의정비 액수는 이 달 말까지 결정하도록 돼있다.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이런 결정을 한 데에는 황영호 충북도의장이 지난 9월 27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해 3.9% 인상을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청했다”고 한 발언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황 의장은 “전체 도의원 35명 중 22명이 전업의원이다. 이들은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의정활동 경비도 충당해야 한다”며 인상을 요구했다. 만일 이렇게 하면 222만원이 인상돼 5922만원이 된다.
 

위원들 다른 지역 눈치봐가며 결정
 

그런가하면 청주시는 ▲김종욱 충북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위원장) ▲이경세 음성 소이초 교감 ▲김혜은 변호사 ▲이대익 충청매일 기자 ▲이정규 동양일보 기자 ▲이혜정 청주YWCA 사무총장 ▲한인혜 충북새마을회 행정지원부장 ▲황은준 청주시 이통장협의회장 ▲노경우 청주시 이통장협의회 사무국장 ▲최종규 전 남일면장 등 10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청주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1.4% 이상 올리고 이 달 중 여론조사를 하기로 했다.

청주시의회 의정비는 2018년 4249만원에서 2022년 4493만원으로 매년 조금씩 인상됐다. 거의 공무원 보수인상률 선에서 이뤄졌다. 시의회는 제3대 의회가 개원한지 3개월이 됐음에도 아직까지 겸직현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의원들의 겸직현황을 알 수 없어 문제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4년에 한 번씩 구성된다. 지자체는 의회가 새로 출범한 해에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위원회는 4년치 의정비를 결정한다. 어떤 사람들이 의원을 하느냐에 따라 위원회 분위기는 바뀌지만 이 위원들이 의정비를 정할 때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다.

청주시 관계자는 “그 해의 공무원 보수인상률과 지방의회 의정활동 실적을 참고자료로 제공한다. 의정활동 실적은 주민수, 재정능력, 조례 규칙 현황, 회기일수 같은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례 규칙 현황은 직전 의원들의 기록이다. 현 의원들은 올 7월부터 임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 기록과는 무관하다. 그래서 위원들은 지방의회를 평가하기 어렵다.

이런 과정 속에서 위원회는 시민들의 눈치를 살피며 다른 지자체가 하는 것 봐가면서 약간 올리는 선에서 마무리 해왔다. 특히 시민들의 지방의회에 대한 부정여론 때문에 많이 인상하지 못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방의원이 하는 게 대체 뭐냐” “지방의원 숫자가 너무 많다”며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지방의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시민들이 흔쾌히 올려주자고 할 정도로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지방의원들은 의정비가 너무 적다고 한탄한다. 모 청주시의원은 “의원들은 현재 7급 공무원 수준으로 받는데 5급 정도는 돼야 한다. 청주시 공무원 평균 인건비가 6000여만원이다.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문직이나 젊은층들이 들어와 의정비로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이면 좋겠다. 지금은 다른 직업이 있어야 생활하고 활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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