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할 줄 모르는 윤석열·한동훈과 검찰 의식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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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할 줄 모르는 윤석열·한동훈과 검찰 의식 세계
  • 민경명 기자
  • 승인 2022.10.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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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명 발행인
민경명 발행인

윤석열대통령은 자신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끝내 사과는 커녕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언론이 가짜뉴스로 조작 방송을 했다며 되치기에 들어가 최초 보도자인 MBC를 고발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윤대통령의 "XX"라는 말을 들었고, ‘지금의 행태는 MBC에 대한 언론 탄압이라는 응답 결과가 나오고 있음에도 윤대통령은 어깃장을 놓고 있다.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는 비판에서부터 MB 정부 때 미국산 소고기 파동 사례를 들어 사과하고 나면 더 코너에 몰리게 된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등등의 분석이 다양하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뼛속 깊이 검사인 윤석열·한동훈의 의식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검찰 식 사고다. 검찰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일이 거의 없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함으로써 선택적으로 죄와 정의를 재단할 수 있는 절대 권력 속에 살아온 그들이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수사할 수 있고, 기소권도 독점적으로 가졌다. 여기에다 권위주의 정부든 민주정부든 이런 엄청난 검찰의 칼을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 수사 만능주의와 선택적 정의감은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된다.

라임 룸살롱 검사 접대 사건은 검찰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도 사과하지 않은 최근의 대표적 사례다. 이 사건은 피해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라임 사태)로 구속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접대한 검사들의 이름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현직 검사들이 여성 접대원과 밴드가 있는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이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도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검사들이 접대 당시 라임 사태 수사팀에 속하지 않았다며 뇌물죄 대신 청탁금지법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신공(神功)의 술값 쪼개기로 1인당 술값이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며 검사 3명 중 2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희대의 검찰 코미디였다. 비난이 쏟아졌지만 마음먹고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검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이들은 지난달 301심 판결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다. 검찰은 공소장에 적은 그 혐의마저 법정에서 입증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당시 이 사건은 모두가 봇물을 이룬 검찰개혁인데다 라임 사태의 피해규모가 엄청나 국민적 관심과 비난이 뜨거웠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사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총장직을 사퇴하고 공정을 외치며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이에 대해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검찰공화국 대선후보 윤석열과 검찰개혁’(뉴스타파 한상진 외, 2020) 책 서문에는 검찰 출신이라고 대통령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의문이 있다. 국민을 바보로 보지 않는다면 최소한 룸살롱 검사 접대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 약속부터 이행하고 출마했어야 하지 않을까?”고 반문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장관도 사과할 줄 모르는 뻔뻔함은 다를 바 없다. 한동훈은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라임 룸살롱 검사 접대 사건에 대한 질의를 받고, “"사안의 내용은 자세히 모르지만, 그런 비판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고 그런 지적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한다"며 검찰의 잘못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교묘히 피해갔다.

한동훈은 또한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최강욱의원의 “(본인의 답변이)잘못으로 밝혀지면 사과하겠느냐는 계속된 질문에 살펴 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끝까지 사과하겠다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최의원은 검사는 잘못된 수사와 기소가 드러나도 절대 사과 하는 법이 없다며 검찰의 잘못된 의식을 이제 고치라고 질타했다.

상식적으로 잘못이 밝혀지면 당연히 사과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일부에서는 한동훈에 대해 야당의원들의 질의에 주눅들지 않고 명쾌하게 답변하는 면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 인물 여론조사에서 순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 사과할 수 없고 질 수 없다는 오기로 가득한 그의 답변 태도는 다른 형태의 윤석열 비속어 논란(사과하지 않고 언론 탓하는) 여지를 잉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20년전 청주검찰은 자신들에 대한 본보의 비판 보도에 보복수사 칼을 빼들었다. 특수부와 수사과 전 수사 인력을 동원하여 심지어 10만원짜리 식당 광고주까지 탈탈 터는 전방위 압박 수사를 펼쳤다. 그럼에도 꼬투리를 잡을 수 없었던 검찰은 별건 수사로 확대했다. 회사 주주 및 임원과 그 관련 회사에 대해 수사했다. 당시 검찰은 보복수사가 아니라 광고주에 압박을 가해 광고를 수주한다는 첩보에 의한 것이고, 임원 관련 수사도 인지 수사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그를 믿는 사람은 없었다. 누가 봐도 뻔한 보복 수사에 대한 국민의 비난과 중단 요구에도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검찰이었기 때문이다.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들끓고 있을 때에도 검찰은 자기 식구를 감싸려 기막힌 술값 쪼개기를 감행했다. 그리고 그 수장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

윤석열·한동훈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모르는 검찰 의식을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믿음이 국민들 사이에 커질 것이다. 또한 두말 할 것 없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여 검찰 권력을 분산하는 검찰개혁은 지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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