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식은 ‘유령’의 마르크스주의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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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상식은 ‘유령’의 마르크스주의에 불과?
  •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 승인 2022.10.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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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의 기초 : 역사유물론과 계급투쟁론 (1)

마르크스(Karl Marx)1848년 ≪공산당 선언≫을 출간하면서, 공산주의의 의미와 실체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단지 비난하고 적대하기 위하여 좌우를 막론하고 상대방을 공산주의자로 호명하는 현실을 빗대어, ‘유령의 공산주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르크스주의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학교나 예비군, 민방위 교육 등을 통하여 그에 대한 능숙한 비판자로 키워졌습니다. 어쩌면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우리의 상식도 이처럼 과장되고 조작된 유령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요?
 

독일 베를린에 있는 마르크스(왼쪽)와 엥겔스의 동상
독일 베를린에 있는 마르크스(왼쪽)와 엥겔스의 동상

 

마르크스주의 제1 테제 : 역사유물론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유물론계급투쟁론을 핵심으로 합니다. 전자가 객관·필연의 범주라면 후자는 주관·의지의 범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이를 양대 축으로 하여 자본주의 소멸과 공산주의 도래를 역사적 필연이자 실천적 목표로 상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역사유물론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들의 생활을 사회적으로 생산하는 데 필연적이면서도 자신들의 의지로부터 독립된 일정한 관계들을 맺게 된다. 즉 자신들의 물질적 생산력의 특정한 발전 단계에 조응하는 생산관계를 맺게 된다. 이들 생산관계의 총체는 사회의 경제적 구조로서 사회의 현실적 토대를 형성하며, 이 위에 하나의 법적 또는 정치적 상부구조가 세워지고, 또 이 토대에 일정한 사회적 의식 형태가 조응한다. 물질적 생활의 생산양식은 사회적·정치적·정신적 생활과정 일반을 제약한다. 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하는 것이다. 사회의 물질적 생산력은 일정한 단계까지 발전하게 되면 그때까지 그 내부에서 운동해 온 기존의 생산관계, 또는 그것의 법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 소유관계와 모순을 일으키게 된다. 이들 관계는 생산력 발전의 형태로부터 그 질곡으로 전화하게 된다. 그때부터 사회혁명의 시기가 시작된다. 경제적 기초의 변화와 더불어 거대한 상부구조 전체가 천천히 또는 급격히 변혁된다.크게 개괄해 보면 아시아적, 고대적, 봉건적, 그리고 현대 부르주아적 생산양식 순으로 발전해 왔다. 부르주아적 생산관계들은 사회적 생산 과정의 마지막 적대적 형태인데, 여기서 적대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개인적 적대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개인들의 사회적 생활 조건들로부터 싹터 온 적대라는 의미에서이다. 그러나 부르주아 사회의 태내에서 발전하는 생산력들은 동시에 이러한 적대의 해결을 위한 물질적 조건들을 창출한다. 이 사회구성체와 더불어 인간 사회의 전사(前史)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현재의 자본주의도 중세 봉건체제처럼 하나의 역사적 생산양식에 불과하기에,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도 경이로운 생산력 발전에 조응하지 못하는 질곡으로 변질되어, 종국에 또 다른 제3의 체제로 전환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자본주의 붕괴 이후가 공산주의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합니다. 형식 논리적으로 본다면, 봉건적 소유와 계급 사회인 중세가 붕괴되고 부르주아적 소유와 계급 사회인 자본주의로 진화된 것처럼, 자본주의 붕괴 후 소유와 계급이 없는공산주의 사회가 아니라, 새로운 제3의 소유와 계급이 있는사회로 진화된다고 하는 것이 보다 그럴듯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소유와 계급이 없는 전혀 새로운 인류의 후사(後史)를 만들 만한, 기존의 노예제나 봉건제와는 다른 자본주의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지금의 자본주의 속에 잉태 혹은 내재되어 있는, 전혀 새로운 사회인 공산주의를 위한 물적 단초는 무엇일까요?

 

≪공산당 선언≫은 최고의 자본주의 찬양서?

 

부르주아지는 인간의 활동이 무엇을 이룩할 수 있는가를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부르주아지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로마의 수로, 고딕식 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기적을 이루었으며, 과거의 모든 민족 대이동이나 십자군과는 전혀 다른 원정을 수행하였다.부르주아지는 세계시장을 이용하여 모든 나라의 생산과 소비를 범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었다.새로운 공업은 이제는 현지의 원료가 아닌, 아주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가져온 원료를 가공하며, 그렇게 하여 생산된 제품은 자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소비된다.부르주아지는 백 년도 채 못 되는 지배 기간에 과거의 모든 세대가 만들어낸 것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고 더 거대한 생산력을 만들어냈다. 자연력의 정복, 기계장치, 공업 및 농업에서의 화학의 응용, 기선, 철도, 전신, 세계 각지의 개간, 운하의 건설, 마치 땅 밑에서 솟아난 듯한 방대한 인구, 이와 같은 생산력이 사회적 노동의 태에서 잠자고 있었다는 것을 과거의 어느 세기에 예감이나 할 수 있었으랴! - 마르크스와 엥겔스, ≪공산당 선언≫

 

역설적이게도 ≪공산당 선언≫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한 언사로 자본주의의 위업을 극찬하고 있는 책은 없습니다.

18세기 중반 영국 산업혁명 이후 공업과 상업, 교통과 통신, 기술과 과학 등에서 인류는 전대미문의 놀라운 성취를 달성했고, 자본주의 생산양식은 일국의 사회전체와 비문명세계 곳곳에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놀라운 생산력 증대생산(과정)의 사회화가 공산주의의 기반이 된다고 말합니다.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공산주의 사회는 엄청난 물질적 풍요를 전제로 하기에 이러한 자본주의의 놀라운 발전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공산주의적 연대의식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정의 사회화를 통한 물질적·구조적 상호 연계가 전제되어야만 성취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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