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식은 ‘유령’의 마르크스주의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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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상식은 ‘유령’의 마르크스주의에 불과?
  •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 승인 2022.11.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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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 역사유물론과 계급투쟁론 (2)

 

전회에서 :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유물론계급투쟁론을 핵심으로 합니다. 전자가 객관·필연의 범주라면 후자는 주관·의지의 범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하에서의 생산력과 생산과정 사회화의 폭증이라는 외부적·객관적 여건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모든 역사적 성취에는 반드시 인간의 집단적 의지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단언합니다.

 

이제까지의 사회의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자유민과 노예, 귀족과 평민, 영주와 농노, 길드의 장인과 직인, 한마디로 억압자와 피억업자는 항상 대립하면서 때때로 은밀하게 때때로 공공연하게 끊임없는 투쟁을 벌여왔다. 이 투쟁은 매번 사회 전체의 혁명적 개조로 끝났거나, 아니면 투쟁하는 계급들이 함께 몰락하는 것으로 끝났다. - 마르크스와 엥겔스, ≪공산당 선언≫ (이하도 동일)

 

‘자본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시위 현수막
‘자본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시위 현수막

 

인류사는 계급투쟁의 역사

 

그 역사의 하나인 자본주의는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계급간의 투쟁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자본주의에서 잉태되고 성장되는 또 하나의 공산주의를 위한 인적 단초가 됩니다. “부르주아지는 자신에게 죽음을 가져올 무기들을 벼려냈을 뿐만 아니라(자본주의하에서의 생산력과 생산과정 사회화의 폭증이 공산주의를 위한 물적기초가 된다는 의미), 이 무기를 자신에게 겨눌 사람들, 즉 프롤레타리아트라는 현대의 노동자들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진전하며 생산력(자본)이 증대할수록 노동자들도 점점 증대되고, 분업과 기계 활용으로 노동자들 내의 차이는 점점 사라져 동질화되고, 대규모 공장제도로 노동자들은 거대한 집단으로 조직화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증대되고 집적되고 조직화된 노동자들은 처음에는 개인적·산발적 투쟁에 매몰되지만, 점차 자본주의에서의 자신의 계급적 지위와 착취관계를 이해하게 되어, 서로 연대하여 경제적·정치적 계급투쟁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마르크스는 그러한 투쟁에서 프롤레타리아트가 최종적으로 승리하여 정치권력을 획득하게 되는데, 그 새로운 사회는 기존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소유와 계급이 없는 공산주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왜 그 세상에서는 소유와 계급이 사라질까요? 자본주의하에서 프롤레타리아트는 아무런 소유를 갖지 아니한 계급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모든 지배계급들은 지배권력을 장악한 후, 사회 전반을 자신의 전유(專有) 조건 아래 종속시킴으로써 이미 획득한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했지만, 프롤레타리아는 보호하고 강화할 그 무엇을 갖고 있지 않기에 자기 자신이 속해 있던 기존의 전유 양식을 폐지하고 나아가 지금까지 존재한 다른 모든 전유 양식을 폐지함으로써만 사회적 생산력을 장악할 수 있고, 결국 그들의 사명은 지금까지 사적 소유를 보호하고 보장해 온 일체의 것을 파괴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에 의하면 프롤레타리아가 자연적으로 계급의식을 성취하는 것도 아니고, 자연적으로 공산주의를 지향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개인적·경제적 이해와 분노에 사로잡힌 프롤레타리아에게 계급의식을 주입하여 이들을 하나의 계급으로 엮어내고, 이들로 하여금 정치권력을 장악해 독재권력을 행사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공산사회로 점진적으로 이행토록 만드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공산주의자들(혹은 공산당)’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은 프롤레타리아 전체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그들은 프롤레타리아 전체의 이해관계와 동떨어진 이해를 갖지 않는다.공산주의자들은 실천적인 측면에서 볼 때 모든 나라의 노동계급 정당들의 가장 선진적이며 굳센 부분으로서 다른 모든 정당을 앞으로 밀고 나아가며, 이론적인 측면에서 볼 때 프롤레타리아 대중에 비하여 프롤레타리아 운동의 진행 경로와 조건들, 그리고 궁극적이고 전반적인 결과를 명료하게 인식한다. 공산주의자들의 당면 목표는프롤레타리아트를 계급으로 형성시키고, 부르주아 지배를 타도하며, 프롤레타리아트가 정치권력을 장악하도록 하는 데 있다.

 

마르크스주의 2개의 아킬레스건

 

마르크스에 이르러 인류 지성사는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의식을 결정하고, 정치적·법적·이데올로기적 상부구조는 궁극적으로 그 하부인 생산력과 생산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그의 역사유물론은 기존의 전통적 사고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계급투쟁론으로 이제껏 핍박과 혐오의 대상에 불과했던 노동자와 민중들은 변혁과 희망의 주체로 처음으로 역사의 무대에 우뚝 서게 됐습니다. 마르크스는 역사유물론과 계급투쟁론을 통하여 인간 사회와 역사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주었을 뿐더러, 거기에 더하여 소유와 계급이 종식된 공산사회라는 놀라운 정치적 상상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이상사회를 위한 정치기획은 너무나 의심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그가 주장하는 사유재산 폐지프롤레타리아 독재가 그렇습니다. 이 둘은 마르크스주의 내·외부에서 가장 논쟁을 많이 낳은 주제입니다.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소유욕은 인간의 벗어날 수 없는 본성 중 하나인데, 이를 부정하는 체제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소수에 의하건 다수에 의하건 독재는 비참한 결과만을 가져올 뿐인데, 어떻게 이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말인가? 다음에는 이에 대하여 별도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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