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품앗이’가 우리 안에서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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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품앗이’가 우리 안에서 가능해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11.03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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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행복교육지구12-꿈잇소
오송지역 마을교육네트워크 ‘꿈잇소’ 이소은 대표
마을 공동체 통해 갈등 줄이고, 살기 좋은 동네로

오송지역 마을교육네트워크 꿈잇소를 이끌고 있는 이소은 대표는 요즘 유행하는 MBTI검사를 해보면 분명 ‘E’(외향적)성향이 나올 것이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아이를 낳고도 3개월 이상 집에 있지 않았다고 한다. 정작 그의 아이들은 친정엄마와 유치원이 돌봤고, 그는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나러 돌아다녔다. 열심히 바깥으로 다녔지만 그의 아이들을 잘 자랐고, 벌써 성년이 됐다고 한다.

 

오송지역 마을교육네트워크 ‘꿈잇소’를 이끌고 있는 이소은 대표
오송지역 마을교육네트워크 ‘꿈잇소’를 이끌고 있는 이소은 대표

 

돌봄의 영역 점차 넓혀져

 

처음 아동복지파견교사로 일을 시작했던 그는 지역아동센터를 거치면서 돌봄의 영역을 확대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는 시나브로 교육공동체를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꾸렸다. 그는 늘 에너지가 넘친다. 함께 일을 도모하고 흥을 돋우는 걸 타고났다. 그래서 그와 함께 있으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시나브로 교육공동체는 아이들 대상 논술, 역사, 전래놀이, 생태 수업을 하는 이들이 모여 만들었다. 하지만 5년쯤 지나 공동체 회원들은 각자 사정이 생겨 뿔뿔이 흩어졌다. 당시 아이들과 ‘5000원씩 용돈 모아 기부하기운동은 지금도 펼치고 있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후원자로 나서 십시일반 모은 돈을 힘든 친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다가 2018년 청주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시작됐고, 지인들끼리 운영하던 시나브로 교육공동체는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됐다. 올해는 오송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요리, 공예, 놀이 수업을 매주 펼쳤다. 요리수업의 경우 영화를 보고 난 뒤 스크린에 등장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봤다.

또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여행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꿈 찾아 산따라 강따라여행은 학생 참가자들이 직접 여행 내용을 구성해서 떠나도록 했다.

사실 신청자가 많아서 이를 어떻게 분배할까 고민하다가 이번엔 지역에 있는 작은도서관을 거점 삼아 프로그램을 열었어요. 오송은 신오송과 옛 오송이 분리돼 있어요. 신오송이 개발되면서 계층별 편차가 벌어지게 됐죠.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취약계층 아이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보면 좋겠어요.”

이어 이소은 대표는 민간이 스스로 할 수도 있지만 하다 보면 한계를 느끼게 돼요. 교육청과 시가 지원을 해주니까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돌려줄 수 있어서 정말 좋죠. 막상 프로그램을 하면 힘들어서 내년에는 그만할까 하다가도 아이들 생각하면 매년 신청하게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림책 수업을 통해 오송지역 사람들은 올 한해 연대의 씨앗을 심었다.
그림책 수업을 통해 오송지역 사람들은 올 한해 연대의 씨앗을 심었다.

 

그림책 공부하고 전시도

 

오송에는 시나브로 공동체 외에도 솔꿈, 아이꿈터협동조합이 청주행복교육지구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다. 이들은 2021꿈잇소네트워크를 결성했다. 꿈을 잇는 소나무, 꿈을 갖고 있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 오송은 워낙 다섯 소나무가 있는 동네라는 뜻으로 마을 곳곳에 이 내용이 기록돼 있다.

3개의 공동체 외에도 꿈잇소에는 작은도서관인 참새와 소나무 도서관, 호반 다섯소나무 도서관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그림책을 주제로 활동을 펼쳤다. 외부강사를 초청해 아이, 부모 모두 함께 그림책에 대해 배웠다. 7월부터 10월까지 한 달에 한번씩 만나 그림책에 대해 공부하고 난 뒤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11월에 열릴 오송바이오꿈나무축제에서는 그림책 전시를 할 예정이다.

오송바이오꿈나무축제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데 지역의 행복교육공동체가 축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에는 오송호수공원에서 줍깅(쓰레기를 주으면서 조깅하는 캠페인)’을 하면서 숨겨진 보물종이를 찾는 게임을 기획했다. 곳곳에 숨겨진 보물종이를 찾아오거나 쓰레기를 찾아오면 공동체 교사들이 직접 만든 수제쿠키를 증정해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행사장 한 공간에 그림책 주인공들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읽어주는 그림책코너에서는 참여자들이 스크린을 통해 편안하게 캠핑 의자에 앉아 그림책을 감상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공동체끼리 자연스럽게 연대가 되는 게 신기해요. 처음에는 각자 활동을 펼쳤지만 지금은 프로그램 내용뿐 아니라 교사들도 공유해요. 자연스럽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더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우리 안에서 교육 품앗이가 일어난다고 할까요? 공동체든 마을네트워크든 점점 성장하는 게 느껴져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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