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회계, 집행위원장 해임 '벼랑 끝'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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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회계, 집행위원장 해임 '벼랑 끝'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2.12.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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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영화제 손실금만 5억 원에 전국 최하위 평가까지 설상가상

18년째 이어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제천시의회는 지난 8월 치러진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치르며 발생한 손실금이 5억 원에 달하는 등 부실회계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내년도 영화제 지원예산을 절반가량 삭감했다. 제천시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시의회가 확정한 내년 영화제 지원예산은 99000만 원으로, 194000만 원이었던 올해보다 49%나 감액됐다.
 

18년 전통의 제천국제음악제가 부실회계 문제로 위기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 8월 열린 국제음악영화제 행사 장면.
18년 전통의 제천국제음악제가 부실회계 문제로 위기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 8월 열린 국제음악영화제 행사 장면.

 

올해 5억 원을 지원한 충북도 또한 부실회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원 예산 전액 삭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대한 지자체 지원금이 대폭 삭감될 경우 한 번 치르는 데 거의 40억 원이 들어가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제천시는 부실 회계의 책임을 물어 조성우 영화제 집행위원장까지 해임하는 등 제천국제음악제와 관련해 이른바 적폐 청산 절차까지 진행하고 있어 내년도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사실상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제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치르는 과정에서 조 집행위원장이 계획된 예산보다 비용을 과다 지출해 대규모 결손을 유발했고, 직원 임금을 체불하는 등 심각한 운영난에 빠뜨렸다면서 집행위원장에 대해서는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도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실회계 문제는 분명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국제음악영화제를 대책없이 방치할 수만은 없다예산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깎여 내년도 국제음악영화제를 치르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시는 추경을 통해 부족한 사업비를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천시와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제음악영화제에 지원된 시도비는 265000만 원. 영화진흥위원회 보조금 31000만 원까지 합치면 지원금 규모는 30억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사무국은 예산을 초과한 44억 원을 지출해 수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자본금 25000만 원까지 모두 잠식하고 말았다.

몇 달 뒤부터는 운영비마저 마련하지 못해 11월부터는 직원 급여마저 밀리는 최악의 재정난에 직면했다.

가뜩이나 영화제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싸늘한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부실회계 사태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벼랑끝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0월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영화제 관심도 조사에서 제천국제음악영화는 1.2%라는 저조한 관심도를 보여 조사 대상 9개 영화제 중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제천시는 전담 TF조직을 꾸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산마저 반 토막 난 상황에서 뾰족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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