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개방 안 되는 학교체육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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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부동’ 개방 안 되는 학교체육시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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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교실 40여 곳, 개방은 10여 곳 “실내체육 갈 데 없다”
배드민턴 동호회 S초교에 수차례 요구, 관리문제로 '불허'

<2006년 11월 기사>교육부의 학교체육시설 개방 방침에도 불구하고 관리의 어려움 등을 들어 시설을 개방하지 않는 학교가 많아 지역 생활체육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운동장을 비롯한 학교체육시설의 주민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학교에서는 관리상의 어려움 등을 들어 실제 생활체육인들이 학교체육시설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이 없는 저녁시간과 새벽시간대에 주민건강을 위해 활용되는 것에 대해 일선학교에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충청북도교육비특별회계소관 공유재산 관리조례 4조와 22조 규정에 의해 학교의 재산은 교육활동과 재산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학교장이 개인 또는 단체에 사용을 허가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있어 교육청에서 개방을 위해 강제지침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생활체육협의회는 관계자는 “현재 협회에 등록된 생활체육인이 10만명을 넘어섰다. 해마다 10%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 운동장의 경우 대부분 개방을 허락하지만 실내시설의 경우는 개방을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배드민턴의 경우 생활체육 가운데도 동호인이 가장 많은 운동이지만 제대로 운동을 즐기려면 실내체육관을 사용해야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동호회인 국민생활체육 청주중앙배드민턴클럽은 다목적 교실을 사용하기 위해 일선학교를 수차례 방문했지만 개방을 허락받지 못했다. 청주중앙배드민턴클럽 오영석 회장은 "간편한 장비로 많은 운동량을 보이는 배드민턴은 생활체육으로 인기가 높다. 우리 클럽도 해마다 가입자가 크게 늘어 인근 학교에 사용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율량·사천동 주민들로 구성된 청주중앙배드민턴클럽은 올해 초부터 사천동 S초등학교의 다목적교실을 개방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S초교는 불허사유를 들어 끝내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S초교 행정실장은 동호인들의 요구에 대해 "조회, 체육활동, 발표`전시, 입학식, 졸업식 등 각종 교내 행사를 위해 건축된 시설로 운동장에서는 직접 출입할 수 없고, 2층 복도를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어, 외부인이 출입할 경우 각종 기자재, 시설물의 파손 및 도난 우려가 있어 개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호인 박종혁 씨는 "이미 여러 학교가 다목적교실을 개방하고 있다. 청주동중, 서원중 등 중학교들도 개방한다. 아이들 교육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방된 학교를 가보면 오히려 더 깨끗하게 관리하고 학교에 필요한 시설물들도 동호인들이 마련해주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중앙여중의 경우 누전으로 인한 화재를 생활체육인들이 조기 발견해 큰 화를 면했다. 또한 일몰후에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이 될 수 있는 학교 교정을 동호인들이 다목적교실을 사용함으로써 예방효과도 있다. 학생과 시민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자동셔터·화재보험·무인경비시스템도 소용없다”
박 씨는 또 “오창의 신설학교인 비봉초도 S초교와 비슷한 여건의 다목적교실이지만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흔쾌히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청주중앙배드민턴클럽 오영석 회장은 “주민들이 사용하고자 하는 시간대가 방과 후, 학생과 교직원들이 모든 일과를 마친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가량이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주중앙배드민턴클럽은 S초교 다목적교실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S초교 측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오 회장은 "S초교가 2층 복도를 통해서만 출입할 수밖에 없어 각종 기자재와 시설물의 안전을 우려해 동호인들이 900여만원을 마련해 천정매립형의 자동셔터를 1·2층에 달고 무인경비시스템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화재위험성에 대해 화재보험 가입과 동호회 활동으로 발생하는 모든 손실에 대해 책임질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보완책을 가지고 학교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학교는 요지부동이다. 학교장이 권한을 가지고 있는 시설이기 이전에 국민들의 세금으로 세운 건물인데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원하면 개방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S초교 교장은 "동호회 측에서 다목적교실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안다. 하지만 구성원 모두가 반대하는 개방을 학교장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학교 나름대로 개방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2005년 4월과 9월 2회에 걸쳐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논의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교장으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청 시설 개방에 앞장서야”
충북도생활체육협의회 관계자는 “시설이 확충되면 신생클럽들도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때문에 학교시설의 개방은 예산등의 이유로 신설이 어려운 국내 현실에서 생활체육을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설이다. 일선학교장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아무에게도 개방하지 않는다면 관리하는데 용이하겠지만 학교가 조금만 배려하면 10만 생활체육인이 즐겁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도교육청 또한 지역민들을 위해 일선학교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청주중앙배드민턴클럽은 현재 청주교육청과 도교육청,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오 회장은 “청주교육청에서는 학교시설사용에 대해서는 학교장과 협의하라고만 회신이 왔다. 아직 도교육청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는 회신을 받지 못했다. 생활체육인들에게 다목적교실 개방은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느냐 그만두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여러 동호인들과 지역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지역에는 13개 배드민턴 동호회 1000여명의 회원들이 청주고, 중앙여중 등 13곳의 체육관과 다목적교실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다.
/ 오옥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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