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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의 밤’과 시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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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의 밤’과 시민운동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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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국 서원대교수/정치 외교학
   
연말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의 ‘후원의 밤’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10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함께 꾸는 꿈’이란 주제로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24일 청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5일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그리고 30일에는 충북여성민우회의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언급되지 않은 다른 단체들도 아마 행사 계획이 잡혀 있을 것이다.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이처럼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하는 목적은 일반 시민들로부터 지난 1년간의 활동을 평가받고 발전적 제언을 수용하자는 데도 있지만 주목적은 행사 제목에서 나타나듯 후원금을 모금하는 데 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듯이 대부분 시민사회단체들의 재정 상태는 극도로 열악하다. 재정 수입의 대부분을 일반 회원의 회비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 수입만으로는 기본적인 사업 경비 충당도 쉽지 않다. 평범한 회사원 봉급의 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상근활동가의 봉급은 연체되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단체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한다. 시민사회단체에게 ‘후원의 밤’ 행사는 이 같은 누적된 빚을 해소할 수 있는, 아니 해소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행사를 통해 모금되는 후원금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데 있다.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사회양극화와 보다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민의 욕구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시민운동의 필요성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상태다.

학문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오늘날 지배적 민주주의 형태인 ‘자유주의적 대의민주주의’가 시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아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근간으로 하는 참여민주주의는 이에 대한 유효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회적 수요나 필요성의 관점에서 보면 후원금 규모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모든 시민사회단체가 극도의 내핍 살림을 통해 필요한 사업을 최선을 다해 벌여나가고는 있지만 실탄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투가 제대로 치러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신입 회원 확보를 통한 회비 수입 증대가 답보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 한 가닥 희망이었던 후원의 밤 행사 후원금마저도 줄고 있다니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에서는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지 난감할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재정난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차제에 최대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후원의 밤’ 행사부터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단체별로 나름의 특성을 살려 ‘후원의 밤’ 행사 내용을 구성하려고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관객’에게는 단체 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형식과 내용 모두 특별히 감동적이지도 인상적이지도 않다. 이래가지고는 특별히 의식화되어 있지 않은 다수의 일반 시민을 행사장으로 유인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해 보면 일반 시민보다는 여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훨씬 더 많이 눈에 띈다. 그들 관계자들은 마치 상호 부조 모임처럼 자신의 행사를 주최하며 후원금을 모금했다가 타 단체 행사에 순회 참석하며 후원금을 내게 된다. 일반 시민들의 참석을 유도하여 그들이 시민운동의 필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하고 나아가 지속적인 후원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행사의 취지이건만 현실은 그 같은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후원의 밤’ 행사의 형식과 내용을 대폭 개편할 필요가 있다. 성격이 비교적 유사한 몇 개 단체가 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해 예산과 인력 투입을 늘리고 볼거리와 의미에 있어서 일반 시민들에게 매력적이고 감동적인 행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장은 개별 행사의 경우보다 후원금 총모금액이 줄어들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손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후원금 분배 문제 등 기술적인 어려움이 예상되긴 하나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석을 유도하여 그들을 잠재적 후원자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는 강점이다. 특정 시민사회단체에 대해서만 후원하고자 하는 시민에게는 단체를 지정해 후원하는 방식이 제시되면 된다.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일반 시민의 후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언론과 교육기관 등의 협조를 통한 지속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자체의 변신 노력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그 같은 캠페인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후원의 밤’ 행사를 시민의 입장에서 냉정히 평가하고 그 개선책을 모색할 것을 시민사회단체에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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