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연탄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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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연탄대란 오나?
  • 윤상훈 기자
  • 승인 200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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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요 안정 명목으로 가격 인상 카드 ‘만지작’
정부의 연탄 가격 현실화 조치가 구체화하면서 서민들의 월동 대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천시와 지역 연탄 제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매년 보조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1989년 이래 단 한 차례도 인상한 적이 없는 연탄 가격을 올해부터 현실화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세부적인 행정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유가와 경제난으로 연탄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보조금 제도가 철폐될 위기에 처해있다. 영세 서민들의 겨울나기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 경우 22공탄 3.6㎏ 한 장 당 240원 꼴로 지원하고 있는 정부 보조금이 전액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돼 운반비 포함, 약 250원 선인 연탄값이 두 배 수준인 500원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이 같은 인상안이 확정되면 가뜩이나 공급 부족으로 연탄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월동 대비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난방비 급증에 따른 경제적 압박도 가중돼 영세 서민들은 그 어느 해보다 힘겨운 겨우살이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정부가 이 같이 연탄값 현실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IMF외환 위기와 유가 급등으로 대체재인 연탄에 대한 소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보조금 부담이 덩달아 상승한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제천시의 경우 지역 내 3개 연탄 제조업체가 생산한 22공탄 3.6㎏ 공급량이 지난 2004년에는 2920여만 장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8.6%나 급증한 4340여만 장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제천시와 연탄업계는 약 20~30% 가량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천의 연탄 제조업체 관계자는 “매일같이 폭주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근무시간을 연장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공장 앞에 트럭을 세워두고 몇 시간씩 대기하는 판매업자들의 등살에 창고가 텅 빌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연탄 수요가 급증하게 된 데에는 서민 가정의 난방 수요보다는 농촌과 식당 쪽에서 주문이 크게 늘어난 것이 한 몫을 했다.
기름값이 폭등한 이후 연료비 부담에 시달리던 시설채소나 화훼 농가에서 가격이 매우 저렴한 연탄을 대체 연료로 활용하면서 연탄 수요가 눈에 띄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는 것. 또, 최근 몇 년 사이 연탄구이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 시작하자 전국적으로 식당의 연탄 수요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형적으로 폭증하고 있는 연탄 수요를 정상 수준으로 바로 잡기 위해서는 먼저 원가를 크게 밑도는 연탄값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대폭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탄의 보조금 제도를 일괄적으로 철폐하기보다는 산업용과 주거용으로 쓰임새를 구분해 최소한 주거용만큼은 보조금을 존치하는 등 선량한 영세 서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 김모 씨(제천시 화산동)는 “연탄 수요 급증으로 영세 서민들은 연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난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 가격 인상 압박까지 받고 있다”며 “정부가 옥석을 제대로 가려 선량한 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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