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개발공사 성과만 의식한 욕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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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개발공사 성과만 의식한 욕심인가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2.02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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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없는 사업 구상으로 시간·예산 낭비, 갈등 조장
대현지하상가 지하차도· 우암산 케이블카 설치 구상
상당공원엔 지하주차장 건설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청주시, “어이없는 발상 대꾸할 가치 없다” 일축

 

충북도 산하기관인 충북개발공사의 요즘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타 지자체의 재산을 개발하겠다고 덤벼들지를 않나, 관광 가치도 없는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지를 않나 사업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거다.

일각에선 성과만을 의식한 한탕주의 사업추진으로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고 타 기관과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충북개발공사가 청주시 소유인 대현지하상가에 지하차도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점포 모두가 공실일 정도로 상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적막감만 흐르는 대현지하상가.
충북개발공사가 청주시 소유인 대현지하상가에 지하차도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점포 모두가 공실일 정도로 상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적막감만 흐르는 대현지하상가.

 

성안길에서 바라 본 대현지하상가 출입구
성안길에서 바라 본 대현지하상가 출입구

 

충북개발공사는 지난해 하반기 신임 사장 부임이 후 수익 다각화를 위해 신규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중 논란을 빚는 게 청주 대현지하상가 지하차도 건설 우암산 케이블카 설치 청주 상당공원 지하주차장 건설 등이다.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왜 이런 사업을 검토하며 타 기관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려 하는지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청주 대현지하상가는 청주시의 유일한 지하상가다. 청주시 상당구 영동 104~13번지 일원에 지하 2층으로 건설됐다. 연 면적은 2627이다. 지하 1층엔 점포 1241853, 관리사무실 등이 있고 지하 2층엔 기계실이 있다.

대현지하상가는 대현프리몰이 조성해 1987813일 청주시에 기부채납했다. 2028813일까지 401개월 동안 무상사용 조건이다. 앞으로 56개월 정도 남았다.

대현지하상가는 현재 대현프리몰이 지하도와 일체의 시설물을 자비로 유지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점포 모두 공실일 정도로 상가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도심공동화에 따른 성안길 등 도심 상권의 몰락과 지하도 위에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지하상가를 찾는 발걸음이 뚝 끊긴 것이 요인이다. 그럼에도 대현프리몰은 지하도를 시민들의 통행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고 있다.

적자 운영 중인 대현프리몰 측은 업종 재구성 등 지하상가 활용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망은 밝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자 청주시는 이곳을 청년특화구역으로 개발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특화구역은 이범석 청주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청주시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대현프리몰 측은 청주시가 지하상가를 공공용 목적으로 조기 환수하고 잔여기간(56개월) 동안의 손실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청주시는 청년특화구역으로 개발할 계획이고, 대현프리몰은 손실보상을 요구하는 등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충북개발공사가 4차선 도로 아래의 지하상가를 차도로 만들고 지상을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타당성 용역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청주시는 이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남의 재산을 갖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어서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충북개발공사는 또 청주시민의 대표적 휴식공간인 우암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하고 충북도에 사업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뜬구름 잡는 격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충북도 관계자는 우암산은 사유지가 많고 고도제한, 자연공원구역, 보존산지로 묶여 있어 개발이 쉽지 않다. 굳이 규제를 풀어가면서까지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특히 우암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환경단체 등 시민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 이런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할 만큼 관광상품 가치가 있느냐는 것도 부담이다. 무미건조한 우암산과 특색 없는 청주시 전경을 보러 몇 명이나 청주를 찾겠느냐는 거다.

충북개발공사는 이외에도 청주 상당공원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는 것도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에 있는 상당공원이 도청 등 대형 공공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공사가 만만치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차라리 도심 땅을 매입해 주차건물을 짓는 게 현실적 대안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충북개발공사 내부에서도 냉소적 기류가 흐른다. 신임 사장의 경영철학을 당연히 따라야 하지만 의욕만 앞세운 사업 구상들이 마구 쏟아져 갈피를 잡지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할 정도다.

충북도와 청주시 관계자는 충북개발공사가 뜬구름 잡는 식의 허황된 사업을 구상할 게 아니라 공사 설립 취지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이 기자 kimyy@cc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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