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윤석열-이재명, 여반장 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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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윤석열-이재명, 여반장 겨루기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2.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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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별도의 논평 계획이 없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재명 대표도 특별한 언급을 피했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정국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상반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대선 기간에 조국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몇차례 사과했다. 그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건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비판받은 근원 중의 하나”라고 했다. 또한 방송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공정성에 대한 국민 기대를 훼손하고 국민을 아프게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도 말했다.

이렇다 보니 지금의 침묵은 최근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이 대표는 결국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재판부를 비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침묵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풀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단합이 필요한 시점에 인화성 높은 문제를 언급할 때는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이 흘러나온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이나 대북 송금 관련 의혹과 관련한 인사에 대해 ‘잘 아는 사이냐’는 질문과 관련해서도 말 바꾸기 논란을 낳아 왔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말 바꾸기 논란을 낳고 있다. 당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 1호 당원으로서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이 김기현 후보에 실렸다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물론 측근 인사들의 입에서도 여과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나경원 의원의 낙마에 이어 안철수 후보에 대한 압박의 강도는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것은 아닐까.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안 후보가 김 후보를 연속해 앞서게 나온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 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도어 스테핑에서 당무에 관한 질문을 사양하기도 했다. 당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뜻에서다. 그런데 작금의 당대표 선거와 관련해서는 정반대의 입장이 아닌가. 입장에 일관성을 갖고 있다면 대변인을 통해서라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당무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초심을 뒤집은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압박하던 공정과 정의를 생각한다면 여당의 정치 행태라도 우선 바로잡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손바닥 뒤집기를 겨루는 셈이다. 국민 앞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말바꾸기 여반장(如反掌) 대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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