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의 페이스북 정치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1월 28일에 쓴 <대통령님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라는 글에는 여러 관계자의 입에서 ‘지사님 저희도 미치겠습니다’라는 비명(?) 아닌 비명이 터져 나왔다는 후문이 들린다.
시시때때로 터지는 글 폭탄에 대처하기 위해 일부 관계자들은 김 지사 페북 에 알람까지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1월 28일 글은 “새벽 3시에 일어나 대통령님께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어떻게든 사달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로 시작한다.
페북 정치는 ▲1월 26일, 괴산 초대형 가마솥을 “‘실패학 교과서’로 현장에 보존하겠다”는 <도대체 무슨 일이고>를 시작으로 ▲1월 27일 <충북에 치과대학을 유치하겠습니다> ▲1월 28일 <대통령님 미치겠습니다> ▲1월 29일 <변절에 대하여> ▲2월 4일 <청남대의 과도한 규제는 헌법정신에 위반됩니다> ▲2월 5일 <고 한병수 의원 추모시> ▲2월 6일, <구 민원실에 북카페를 만들겠습니다>로 이어진다.
김 지사의 글은 ‘직설-자극-신속’이 특징이다. “청주비행장 활주로 드러누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아 또 감방 가겠구나”를 비롯해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곳곳에 보인다. 박정희를 받아들이고 김대중을 부정하는 <변절에 대하여>에서는 한때 존경했던 “위대한 선각자”들을 줄줄이 부정한다. 도내 시‧군이 경쟁하는 AI영재고 입지가 오송인 것처럼 단정하는 등 사실관계나 상황을 극단적으로 쓰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치밀한 자료조사의 흔적이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청남대에서 커피 한 잔, 라면 한 그릇 먹게 해달라고 주장하기 위해 자금성과 베르사유 궁전의 커피숍과 숙식시설, 청남대가 대통령 별장이던 시절의 각종 통계를 등장시킨다.
윤홍창 대변인은 “즉흥적인 것 같지만 평소 말씀하던 내용이다. 특보들에게 ‘대통령들이 청남대에서 골프 치고 밥 먹는 사진을 찾으라’고 지시할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팩트체크해서 올리는 글”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