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안철수와 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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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지사, 안철수와 헤어질 결심?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2.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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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안 후보 충북방문에도 일정 조정해서 만남 불발
단체장으로서 중립 지켰겠지만 SNS에 의미심장한 글
페이스북 “대통령 힘 빼기는 무슨 이유도 용납 못 해”
안철수 후보의 충북 방문 때 만남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한 김영환 지사. 당일 김 지사 페이스북에는 안 후보를 직격하는 글이 올라왔다.
안철수 후보의 충북 방문 때 만남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한 김영환 지사. 당일 김 지사 페이스북에는 안 후보를 직격하는 글이 올라왔다.

☞2월 14일 보충취재 수정했음

대통령실의 견제로 몸을 움츠렸던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다시 기지개를 켜며 첫 활동지로 충북을 찾아 표심을 공략했으나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랜 정치 동료였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김 지사가 페이스북에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듯한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는 9, 충북을 찾아 청주와 괴산, 충주까지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창당 동지였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애초 이날 두 사람은 괴산 중원대학교 행사에서 조우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안내장에 두 사람의 이름을 버젓이 넣었던 중원대는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되고 말았다.
안내장에 두 사람의 이름을 버젓이 넣었던 중원대는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되고 말았다.

오후 1시부터 열리는 중원다움 심포지엄개회식에서 김영환 지사가 격려사를 한 뒤 안철수 후보가 대한민국의 시대정신과 대학교육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지사가 엿새 전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 통보를 하자 안 후보도 행사 하루 전날 돌연 강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내장에 두 사람의 이름을 버젓이 넣었던 중원대만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되고 말았다.


18일 김기현 방문, 김 지사는?

김 지사는 이날 오전 YTN 방송 출연과 농업마이스터대학 입학식 일정으로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정을 조정하다 생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날 김영환 지사가 <중간은 없다>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김 지사는 나와 안철수 등은 민주당을 개혁하려다 실패하여 국민의당을 창당하여 죄절하고 국민의힘에 합류하여 새롭게 정치적 둥지를 틀었다면서도 우리의 행동에는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내용을 반전시켰다.

김 지사는 이어 우리가 온전하게 힘을 모아 도전을 극복하려면 우리 주변의 분열 프레임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윤핵관이라는 주홍글씨는 명백히 윤석열 정권의 약화를 목표로 한 저열한 프레임 씌우기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가 빠지면 누가 대표가 되든 총선 승리는 없다. 이 전쟁 중에 대통령의 힘을 빼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든 용납해서는 안 된다윤핵관들을 비판해 온 안철수 후보를 직격했다.

김영환 지사는 2016년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그 해 20대 총선(경기 안산 상록을)에 출마해 낙선하기도 했다. 이어 국민의당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국민의힘 관계자 Q씨는 김영환 지사가 안철수 후보를 만나지 않은 것은 도백으로서 도민들을 생각해서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본다다음 주에 김기현 후보가 방문할 때도 만남의 자리를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김기현 후보가 18일 충북을 방문해 청주 등을 돌며 유세를 벌일 예정인 상황에서 김영환 지사가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지만 안 후보 때와 형평성은 맞추지 않겠느냐다른 일정이 있다면 당연히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팽팽, 결선투표서 승부 갈릴 것

의원위원장은 중립, 누구도 편들지 않는 눈치 보기

대통령 사실상 당무 개입에 이런 선거는 처음이다

 

중앙당 고참 당직자들도 대통령이 이렇게 당무에 개입하는 당내 선거는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충북 도내 국민의힘 정치인 X씨가 털어놓은 얘기다. 그는 그동안의 정치 행보에 비춰볼 때 김기현-안철수 중 특정 후보를 편들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일체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당직자들은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가 양강구도로 팽팽해서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보다 기계적 중립이 안전하다는 계산도 있다. 또다른 당원 Q씨는 현역 의원들은 당연히 눈치만 본다. 지난번 안철수 후보 방문 때 박덕흠 의원이 참석한 것을 보고, 지역구니까 당연한 것 같아도 안철수 편에 섰는가, 의견이 분분했다고 귀띔했다. 도당위원장, 청주 상당구 당협위원장이었다가 현재는 직을 내려놓은 대구고검장 출신 윤갑근 변호사가 윤심을 표방하며 김기현 후보를 돕는 정도다.

X씨는 전국뿐만 아니라 충북도 팽팽한 양당 구도다. 나경원 전 의원이 김기현 후보 손을 잡았지만 오래된 당원들의 마음이 모두 따라간 것은 아니다. 김 후보 측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내고 싶겠지만,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김 후보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38일 열리는 전당대회의 충청권 유세는 221일이다. 8일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이틀 뒤인 10, 12위가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결선투표의 중요변수는 이준석 계의 선택이다. 이준석 계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 천하람, 최고위원 후보 허은아김용태, 청년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등 이른바 천하용인이 컷오프를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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