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주인공이 된 적 없는 ‘청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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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주인공이 된 적 없는 ‘청주시립미술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2.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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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시립미술관 흥행 전시 유치하는 데…
청주는 ‘교과서’같은 전시만 보여준다는 비평도
청주시 4개 전시공간 운영하지만 인력 부족해

청주시립미술관의 올해 비전은 미술로 행복한 청주. 올해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해로 미술관은 건축과 미술이 만나는 현대미술특별전을 개최한다. 이외에 원로작가전으로 보리화가 박영대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로컬프로젝트로 지역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올해는 사윤택, 권오상, 윤덕수 작가가 작품을 전시한다. 또 올해 처음으로 김복진 미술관 수상 작가전을 개최한다. 연초엔 기증·소장품전을 개최한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전시프로그램은 해마다 예상이 가능하다. 비슷한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미술인은 미술관이 지역의 특색을 드러내기 위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건 알겠지만 너무 교과서적이다. 이러한 기획이 몇 해 반복되다보니 기대감이 떨어진다. 관람객이 흥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전시도 일년에 한번쯤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개관한지 7년차다.
청주시립미술관은 개관한지 7년차다.
새해 첫 전시는 늘 소장품 전시다. 새 전시를 앞둔 내부 모습.
새해 첫 전시는 늘 소장품 전시다. 새 전시를 앞둔 내부 모습.

 

너무 뻔한 전시, 흥행성 떨어져

 

최근 부산시립미술관에선 새해 첫 전시로 일본작가 무라카미 디카시의 작품이 걸렸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우환과 그 친구들 네 번째 시리즈로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좀비>전을 126일부터 312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기형적인 동시대 문명과 현대인의 불안을 좀비 미학으로 다뤄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부산시는 무료로 전시를 개방했고, 개막 당일 수천명이 전시장에 몰렸다. 부산시는 무료로 전시를 연 것에 대해 입장료 수입보다 전시를 통해 지역을 알리는 부대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우환전시관을 별도로 만들고 작품세계를 조명할 뿐만 아니라 이우환과 친구들시리즈를 통해 이우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이번 전시도 이우환 작가가 무라카미 다카시에게 직접 편지를 써 전시가 성사됐다.

이에 대해 청주시립미술관도 할 말은 있다. 청주시립미술관이 옛 방송국 건물을 리모델링하다보니 항온·항습 기능이 구조적으로 떨어지고, 천정 높이 등이 낮다 보니 대형 기획사들이 아예 청주 전시를 제쳐둔다는 것이다.

 

로컬프로젝트로 현재 이기수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로컬프로젝트로 현재 이기수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규모는 크지만 실속 없어

 

청주시립미술관 본관만 지난해에 약 18000명이 다녀갔다. 청주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 프로그램을 많이 열지 못했다. 올해는 성인 및 아동 대상 체험 행사를 열고 도슨트 교육도 강화할 것이다. 지역작가와의 아티스트 토크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20167월 개관했다. 올해로 7년차다. 청주시는 사직동에 있는 청주시립미술관 본관 외에도 용암동 미술창작스튜디오, 문의 대청호미술관, 오창도서관 내 전시관 등을 운영 중이다. 청주·청원 통합으로 청주시는 특색이 다른 4개의 관을 운영하게 됐다. 시 단위에서는 인프라가 잘 갖춰진 셈이다.

하지만 인력구조를 보면 열악하다. 전시를 담당하는 학예팀과 행정 및 건물 관리를 맡는 행정팀으로 구분돼 있다. 시립미술관 관장은 개방형으로 뽑고 있다. 개방형 관장이지만 5급 상당으로 시청 과장급이다. 학예팀은 팀장 1(6급 상당)과 팀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팀은 팀장 1명과 행정직 2, 건축·소방직 등 총 6명이다.

청주시는 학예팀은 총인원이 적다보니 팀제를 갖추지 못했다. 보통 미술관의 경우 교육, 전시, 홍보 파트가 세분화돼 팀제로 운영되는 데 반해 청주시립미술관의 경우 총괄해서 업무를 맡아야 하니 각 분야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7년차 미술관 점검이 필요해

 

청주시립미술관의 1년 전시예산은 약 35억 정도다. 시설유지비, 소장품 구입비, 전시비용(인건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전시는 보통 4개관에서 14건 정도가 열린다. 본관에서 6~7, 대청호미술관에서 공모전과 기획전, 환경미술제가 열리고 오창전시관에서 기획전 3개가 열린다. 창작스튜디오에서도 입주작가 전시가 때때로 열린다. 전시당 예산은 보통 1억에서 15000만원 사이다.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해는 기본 예산외에 특별전 예산을 4~5억 추가로 받는다.

청주시립미술관의 현재 소장품은 399점이다. 지역작가의 작품이 70%를 차지한다. 미술관 관계자들은 보통 미술관이 처음엔 관내 작가 작품비중이 더 높다가 10년 쯤 지나면 바뀌게 된다. 유명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것도 미술관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모 미술인은 청주시립미술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한번도 주인공이 된 적이 없는 것 같다. 불운한 운명이다. 청주시립미술관이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와 비교될 때도 많지만 전시당 예산이나 인력에서 차이가 난다. 문화제조창이 리모델링해 임시청사도 이전하고 전시공간도 있다보니 청주시립은 항상 주인공이 아닌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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