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노인복지시설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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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노인복지시설은 선택 아닌 필수”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2.22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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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도내 시각장애인 수는 감소 추세이나 65세 이상 노인은 늘어
선천적 장애는 5% 불과···나라고 예외일 수 없어 우리 모두의 문제
시각장애인들, ‘나누리문화예술단’ 창단 본격 지원 활동 나서 눈길
노인주간보호센터 통해 우울·울적함 치료 가능 프로그램 운영해야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문화예술단체인 ‘나누리문화예술단’이 지난해 창단했다. 이들은 증가하는 노인시각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 건립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시각장애 노인들은 늘고 있는데 이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은 한 군데도 없어요.”

시각장애인들이 마음 편히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며 서로 의지하고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시각장애인 노인복지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절박한 뜻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문화예술단체인 나누리문화예술단(단장 이병국)’을 창단했다.

예술단은 건반, 플루트, 클라리넷, 기타 등 악기 연주자와 보컬 등 7, 사무지원 직원을 포함해 1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만나 연습을 한다. 첫째, 셋째 일요일은 모두가 모여 호흡을 맞추고 둘째, 넷째 일요일은 개인 연습을 통해 기량 향상을 꾀한다.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순수 예술단은 지방에선 보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으로 시각장애인 노인복지시설 설립을 위해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또 개척교회나 복지시설 등을 찾아 공연을 통해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활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줄 계획이다. 연말에는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을 갖고 평생 도움을 받아 온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나도 예외일 수 없다

 

충북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제공

 

충북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에 따르면 충북 도내 시각장애인은 20218863(5235, 3628)에서 20228803(5215, 3588)으로 60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시각장애인은 20214697(2379, 2318)에서 20224781(2446, 2335)으로 오히려 84명이 증가했다.

충북 전체 등록 시각장애인 중 청주시에 등록된 2022년 시각장애인은 42%, 3723명인데 65세 이상 노인이 1851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전체 시각장애인 수는 감소세를 보이지만 65세 이상 노인시각장애인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태어날 때부터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은 5%에 불과하고 각종 사고나 질환에 의한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많다는 것은 시각장애에서 나라고 예외일 수 없으며 잠재적으로 우리 모두의 문제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대부분인데도 이들을 위한 복지시설은 전무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노인들에게 취미활동이나 교육을 제공하는 노인복지회관, 경로당 같은 생활시설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 증가를 하고 있는 반면 시각장애 노인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시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시각장애인노인복지협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정식 등록된 시각장애인 경로당은 전주, 원주, 충주, 제주시 등 4곳에 불과하다.

충북에선 충주시 외에 제천시, 보은군, 영동군에서 자체 시·군 보조나 자부담으로 시각장애인 쉼터나 경로당이 겨우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시각장애 노인들이 일반 노인들과 어울려 일반 노인복지시설을 이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있다면, ()충북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가 시행하는 재활사업이 전부다. 복지연합회는 시각장애인들의 교육문화, 직업 재활 등을 통해 중도 실명자 점자교육, 점자정보 단말기 교육, 감각을 활용한 공예교실 등 재활사업을 하고 있다. 그나마 시각장애인 노인복지와 관련된 사업은 없다.

 

나누리문화예술단이 지난 19일 오후 이병국 단장 자택에 모여 연습하고 있다.
나누리문화예술단이 지난 19일 오후 이병국 단장 자택에 모여 연습하고 있다.

 

노인주간보호센터가 답

 

경로당이 정부 보조가 많지 않아 후원에 의존해야 한다면 노인주간보호센터는 보조금 지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점이 있다.

시각장애인 역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하고 다른 장애인 못지 않게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특히 노인이 되면 마음 편히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며 서로 의지하고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노인주간보호센터가 거론된다.

이병국 단장은 경로당에선 끼리끼리 어울리면서 때가 되면 식사하고 헤어지는 게 일상이라면 노인주간보호센터는 우울감이나 울적함 같은 것을 치유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며 노인주간보호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단장은 이어 시각장애 노인들이 노후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나무리문화예술단이 앞장서겠다청주시와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호응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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