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소통 부재’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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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소통 부재’ 해결될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2.2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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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중장기 운영방안 연구결과 나왔는데...지역은 몰라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전경.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북 충주시에 존재하는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지역과의 소통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시정이 요구된다. 국립문화재연구원 산하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중원문화권역 문화유적에 대한 조사연구와 보존관리를 위해 2007년 11월 30일 설립됐다.

이 연구소는 충북·강원·경북 일부지역에 있는 중원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조사와 연구를 하고 있다. 부족한 중원문화의 실체를 정립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해 관련 연구자와 일반인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밝히고 있다.

특히 고대 중원문화의 실체를 밝혀줄 중원경 추정지, 주요 고분군, 중원문화권 학술연구 기반 조성 등 중장기 학술연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남긴 문화의 옛 흔적을 복원해, 국민들이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실증적 자료를 제공하는데 설립 목적이 있다고 한다. 연구소는 중원문화권 문화유산의 지속적인 학술연구를 통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문화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소가 연구에 매진하는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그 연구 자료를 ‘연구자와 일반인에게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는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는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12월 5일, 국가기록원에 충북대학교 중원문화연구소가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중장기 운영방안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보고(서)’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2월 과업명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중장기 운영방안 마스터플랜 수립연구’ 용역이 입찰에 부쳐졌다. 그 결과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낙찰을 받아 그해 3월부터 8개월 동안 연구용역이 실시됐다. 연구비는 5000만원이며, 용역 결과는 지난해 11월 납품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가 밝힌 이번 연구의 목적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의 체계적인 조사연구 및 정비, 활용 등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로드맵 및 발전 방안 수립의 필요성’과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역사문화권정비법) 제정과 국립충주박물관 설립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운영방안 및 마스터플랜 수립 필요성’이다.

보고서, 다양한 방안 제시

하지만 문화유적에 대한 관심과 행동력이 높은 충주지역 관련 단체들의 다수 관계자들을 접촉해 확인한 결과 해당 용역이 실시되거나 그 결과보고서를 접해봤다는 사람은 없었다. 언론 또한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보도자료를 수신한 바가 없는 상황이다. 한 기자는 “연구소가 특별히 보도자료를 내는 경우가 드물어 어떤 행사가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시민 접촉과 홍보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또 “SNS에 간혹 올라오는 자료들을 봐도 구독자수 등이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본보는 해당 연구 용역결과 보고서 제공을 연구소 측에 요청했다. 이에 연구소는 논의해 알려주겠다고 밝힌 뒤 별도의 연락을 통해 파일 형식의 자료를 제공했다. 해당 연구자료는 197쪽에 이르는 분량이다.

연구 항목은 연구소의 조사 및 연구 현황, 연구소와 주변 환경 분석, 중장기 조사연구 마스터플랜 수립, 운영 전략 수립, 대외협력 방안, 성과 활용 및 확산 방안 등으로 분류됐다. 내용에는 강원도에 ‘(가칭)국립예맥문화재연구소’를 설립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와 상응한 중원문화연구소의 조직 운영 방안도 제시됐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학계와의 연계, 지역사회 및 시민과의 연계 방안이다.

“지역과 접촉 방법 찾겠다”

학계와 관련해서는 중원문화권 학계의 요구에 따른 연구과제를 중원문화 연구포럼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그 성과를 전시, 교육함으로써 중원문화의 독자적 위상을 정립한다고 밝혔다. 중원문화 연구포럼은 중원문화권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학술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기 위한 포럼이다. 하지만 중원문화 연구포럼의 주요 멤버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접하지 못했고 그 결과가 나온지 몰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학계와 중원문화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연구성과를 확산하기 위한 중원아카데미하우스 마련, 과학적 기록화 및 온라인서비스 개시, 문화재 조사연구 통합 정보 서비스 운영, 중원문화권 지정·비지정 문화재 지식백과 간행, 중원문화권 문화재 기초조사 자료 제공 및 학술정보망 구축을 통한 중원문화연구의 융복합적 연구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국립대학의 유관 학과, 관련 연구소와 협력해 조사, 연구 마스터플랜을 세울 것, 그에 따른 연구 거버넌스를 구축해 중원문화의 독자성과 국제성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중원문화 국제학술대회 추진 등도 제안했다.

지역사회 및 시민과의 연계 방안으로는 지역민을 위한 중원문화유산 정보 공개 서비스망을 구축할 것, 이를 통해 중원문화권 문화유산의 가치 발굴과 재조명할 것,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관광자원화 할 수 있게 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이어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강좌의 개발과 운영, 학생용 교육 프로그램 및 교구의 개발 및 운영, 전통제철 복원실험을 지역 축제로 개발, ‘대학생·조사원 제철 캠프’의 활성화 및 신진연구자 육성 프로그램 마련, 중원아카데미하우스 운영, 지역주민을 위한 발굴조사 현장 공개 행사 등을 예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시설 측면에서는 예산이 수반이 되는 만큼 당장은 어렵지만 조사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결과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과의 소통 부재가 아니냐는 물음에는 “홍보 관련은 문화재청이 일괄해 처리하는 시스템”이라며 “지역과의 접촉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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