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노리는 北방사포 ‘오직 평화가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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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노리는 北방사포 ‘오직 평화가 방패’
  • 김종대 전문기자
  • 승인 2023.03.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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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F-35를 가상 표적 설정한 600mm포 발사
패트리어트 미사일‧사드 등 변변한 방어체계 ‘전무’
美 원정전력에 안보 맡기면 중국‧러시아 개입 빌미
북한이 2월 20일 쏜 600mm 방사포 중 한 발은 청주공항 인근 F-35기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월 20일 쏜 600mm 방사포 중 한 발은 청주공항 인근 F-35기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방사포가 한국의 스텔스기 발진 기지인 청주를 늘 조준하고 있음에도, 요격할 수 있는 변변한 방어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위험의 본질을 똑바로 인식하고 평화체제 구축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20, 두 발의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로 발사했다. 조선중앙TV“600방사포를 동원하여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337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하여 발사되었으며, “적의 작전비행장당 1,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고 밝혔다.

발사 전날인 19일에는 괌에서 출격한 일명 죽음의 백조’,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 비행 훈련을 벌였다. 이 훈련에는 청주에서 출격한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와 군산에서 출격한 미7공군의 F-16 전투기가 호위 임무를 수행했다. 이 훈련에 대항해 북한은 평안남도 숙천에서 청주와 군산의 공군기지까지 거리를 계산하여 비행장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적인 무기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0일 조선중앙통신에서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는 담화를 발표함으로써 B-1B가 출격하는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사했다.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작년 1231일에 북한의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원회가 노동당 당사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30대를 북한군에 인도하는 헌납식을 한 무기다. 새해 첫날에 이 무기를 인도받은 북한군이 검수 사격을 실시했다며 실전배치가 이루어졌음을 공언했다.

북한은 이날 발사를 담당한 부대를 서부전선 장거리 포병부대 산하 방사포병 구분대, 이 무기가 배치된 기타 구분대들은 실사격 없이 갱도 진지에서 화력 복무 훈련을 동시에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발표를 종합하면 한국의 주요 공군기지를 방사포로 타격하는 부대가 기지별로 지정되어 있고 언제든 즉시 발사가 가능한 상태라는 이야기다.


공군 방어무기 수도권 우선

주목하는 대목은 F-35A가 배치된 청주의 공군기지다. 대구나 군산에 배치된 F-15KF-16 등은 무장력이 우수하고 기동도 탁월하지만, 북한의 구형 레이더로도 탐지할 수 있는 비() 스텔스 기종이다. 이 기종은 과거 소련의 모델인 SA-5 지대공 미사일 등을 보유한 북한의 조밀한 방공망으로 방어의 기회가 있는 데 반해, 청주의 F-35A는 항속거리도 짧고 무장도 빈약하지만, 스텔스 전투기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은 방어할 기회가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은 전쟁 초기에 평양에 침투하는 F-35A를 무력화하기 위해 그 발진 기지인 청주 공항을 선제적으로 무력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대형 방사포나 단거리 전술 미사일 부대가 국가의 전략기지라 할 수 있는 청주 공항을 항상 겨누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이 지역에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어트나 사드의 방어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군의 방어무기는 주로 수도권 방어에 최우선으로 할당되어 있고, 사드 미사일 요격체계는 부산이나 울산 정도를 방어할 뿐이다.

수도권에는 한국의 주력 고성능 전투기가 배치되어 있지 않음에도 방어무기는 인구 밀집 지역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에 우선 할당되고 청주는 최첨단 전투기가 밀집되어 있는데도 변변한 방어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혹자는 한국 외에도 괌이나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군 전투기가 출격하기 때문에 북한이 한국 기지만 타격하는 건 소용이 없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먼 곳에서 오는 전투기는 공중급유기 지원을 받거나 항공모함에 탑재해야 한다. 아쉽게도 공중급유기는 스텔기가 아니고, 항공모함은 어떤 항구에서 출항하든 그 즉시 중국의 위성으로부터 즉각 탐지된다.

이 때문에 크리스티안 브로스와 같은 미국의 전략가들은 대만 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가 대만 해협에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이런 상황을 스텔스 딜레마라고 불렀다. 이런 딜레마가 한반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 증원되는 원정전력에 우리 안보를 맡기는 순간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안보의 불확실성은 그만큼 증대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올해 초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실전배치와 2월의 발사는 대한민국 안보의 지형을 흔드는 비상한 사태임에 분명하고, 한껏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중원이 전쟁의 중심임을 일깨워 준다.

지금 한반도 전쟁의 시나리오는 변화무쌍하며, 현대적 기술이 추동하는 치명적 위험의 범위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미래의 전쟁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며, 평화는 유리그릇처럼 순식간에 깨질 수 있다. 우리에게 무엇이 진정한 평화인가를 깊이 성찰하되, 지금 강요되는 위험의 본질을 과연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위기를 통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능력이 과연 우리에게 갖추어져 있는지 진지하게 자문해 볼 일이다.

●김종대

병장 출신 군사전문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계 입문 전에는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와 국방부 장관 보좌관을 거쳤다. 2007년 말 외교‧안보월간지 ‘디앤디포커스’(디펜스21+)를 창간하고 편집장으로 기사를 썼다. 최근 유튜버로 맹활약 중이다. 저서로는 <서해전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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