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없이 참숯 만든다··숯 제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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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없이 참숯 만든다··숯 제조 ‘혁명’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3.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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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텍, 선진화된 탄화설비 도입 대기오염물질 배출 원천 차단
목재 열분해 과정 발생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 추가 열원 불필요
생산능력 전통제조 방식보다 탁월, 소상공인에 싸게 공급 경쟁력 제고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숯 제조방식. 유해물질이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숯 제조방식. 유해물질이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숯은 숯가마에서 나무를 탄화해 만든 연료다. , 나무가 타고 남은 검은 덩어리다.

숯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연료다. 옛날 다리미질용에서부터 지금은 취사와 난방용 등 가정·사업장용 연료로까지 많이 쓰이고 있다.

숯은 더러운 것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간장을 담글 때 숯 몇 덩어리와 붉은 고추 몇 개를 간장독에 넣었고, 아이를 낳은 집 문간에 금줄을 걸 때도 곳곳에 숯덩이를 끼웠다.

집에서 불씨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3대째 계속 이어오는 불씨'라는 말이 있듯이 숯불 보관은 그 집의 품격을 말해주기도 했다. 불씨가 꺼져 이웃집에 불씨를 빌리러 가는 것은 일종의 수치라 여길 정도였다.

이렇듯 숯은 연료로뿐 만 아니라 방취·방독·절연·원예 등에 사용됐다.

광복 이후 산림 황폐화, 석탄계 에너지 사용의 증가로 인해 숯 이용이 줄어들고 현재는 전국 60여 개 업체가 전통·현대적 방식으로 숯 제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숯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가스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참숯은 주로 전통적인 숯가마에서 생산되는데 여기서 배출되는 가스는 점착성이 높은 목타르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배출가스는 대기오염물질과 유해물질, 악취성 물질로서 숯가마 굴뚝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목재 탄화 시 미세먼지와 CO2(이산화탄소), CH4(메탄), N2O(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가 여과없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숯 생산 부족···수입 증가

 

최근 들어 정부는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의무화하고 처리장치를 지원하는 등 전통 숯가마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제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환경오염 문제뿐 만 아니라 전통방식의 숯 제조업체 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작업 방식이 고돼 젊은 세대로의 노하우 전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전통계승에 어려움이 많다.

또 작업자의 역량 및 제조업체의 가마형태 등에 따라서 생산 품질이 상이해 일정 수준의 지표를 만족하는 표준화 작업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참숯 제조업체 감소는 곧 숯 공급량 감소로 이어져 많은 식당 및 가정용 숯이 달려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중국 정부의 참숯 수출 통제 정책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내 숯 수입상들은 이러한 공급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에서 중남미 및 아프리카 지역까지 확대해가며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숯 수입물량은 2015~20205년동안 연 67475t에서 88598t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통방식의 숯 제조업체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신기술을 선보인 업체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국산 참숯 생산에 청사진

 

음성군 삼성면에 위치한 ()카본텍(대표 차제우)은 유럽의 선진화된 탄화설비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방식의 숯 생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카본텍이 가동중인 참숯 제조 신설비(왼쪽)와 자동통제시스템. 유해가스 배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카본텍이 가동중인 참숯 제조 신설비(왼쪽)와 자동통제시스템. 유해가스 배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전통적인 숯 가마 제조방식으로는 7~10일 동안 원목 10t을 떼야 약 2t의 숯(백탄 기준)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신설비는 24시간 이내에 3t의 원목에서 숯 1t을 생산, 획기적인 작업시간 단축과 함께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수율 역시 기존방식은 15~20%인 반면 신설비는 30~38%를 보이고 있다.

또 표준화된 작업절차 없이 작업자의 경험만을 토대로 이뤄지던 전통방식 숯 제조공정을 프로그래밍된 알고리즘의 분석과 통제를 바탕으로 숯생산 전 과정을 표준화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공정 속도의 획기적인 개선뿐 만 아니라 전통적인 숯 제조에서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먼지, SOx(황산화물), NOx(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설비 내부로 순환해 연소시킴으로써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원천 차단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오염물질 발생 원천 차단

 

주요 온실가스로 알려진 CH4(CO2 대비 배출계수 21)를 연소실에서 태워 목재의 열분해를 위한 열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해당 설비는 목재가 열분해 진행되는 중에는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없이 목재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만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므로 추가 열원 공급 없이 탄화과정이 진행된다.

 

배출가스 없이 숯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신설비 운영시스템
배출가스 없이 숯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신설비 운영시스템

 

숯으로 만들어질 목재는 설비에 적재한 후 건조과정을 거치게 된다. 설비는 24시간 연속 운영되며 내부에 2개의 탄화실이 번갈아가며 운영된다. 한쪽 탄화실에서 발생한 열분해 에너지는 다른 편 탄화실에 적재된 목재를 건조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탄화실에서 건조과정이 끝난 목재는 프로그램 알고리즘의 안내에 따라서 자동으로 열분해 과정으로 변경된다. 이 과정에서는 목재의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 등이 분해되며 CO2, H2O(), CO(일산화탄소), CH4, C2H4(에틸렌), H2, 유기산, 알데히드 등 다양한 가연성가스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기체는 설비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연소실 내에서 연소, 열분해를 위한 에너지로 사용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면서도 높은 에너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한 과다한 에너지는 장비와 연결된 통로를 통하여 목재 건조 또는 폐열을 이용한 온수 보일러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 적극 활용

 

카본텍은 국내산 참나무 및 활엽수 계열 나무를 숯으로 만들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가구, 건축 등에 사용되는 제재목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산림 벌목 과정에서 규격미달 등으로 현장에서 버려지는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를 숯 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원목의 양은 총 이용량 2726(국내 공급비중 25.2%, 수입목재 74.8%)로서 이중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는 목재 이용량의 1.6% 수준에 그쳐 산림자원의 적극적인 이용이 요구되고 있다.

차제우 대표는 버려지거나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산림자원을 적극 이용해 원재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국내 원재료의 적극적인 활용, 불필요한 수입 물류비용 제거 등을 통해 국내산 참숯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코로나19 및 세계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소상공인의 영업환경에 일조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제조사와 협력해 더욱 친환경적이고 우수한 탄화설비를 국내에 보급 및 생산할 계획이며, 카본텍 연구소의 우수한 연구인력을 활용하여 설비의 핵심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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