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 세계 최고 고기 되려면…숙성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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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가 세계 최고 고기 되려면…숙성이 중요해
  • 김태경 미트마케터
  • 승인 2023.03.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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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3가지 한우 요리법 소유‧120가지 부위 찾아내
김태경 미트마케터
김태경 미트마케터

고려는 불교 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이기 때문에 채식 위주로 식생활을 해왔다. 반면 유목민족이었던 몽골은 목축을 통해 육류를 섭취하였는데 원간섭기에 이러한 육식문화가 한국에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은 음식학자들뿐 아니라 역사학자들도 정설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난 몽골의 영향으로 고려 후기 때부터 육식이 활발해졌다고 생각한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관련자료를 찾아보면 대표적으로 설렁탕은 소고기를 오랫동안 삶아 국물을 내서 만든 음식이다. 이때부터(몽골간섭기) 고기와 뼈를 우려내 국물을 만드는 사골문화가 한반도에 보편화되었다라는 것. 우리의 소고기 탕 문화의 시작시기가 몽골의 간섭기부터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 여사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 여사
서긍의 고려도경 도재편엔 고기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서긍의 고려도경 도재편엔 고기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세계 최강의 소고기 미식사

 

몽골의 간섭기가 1259년부터 1356년 약 97년간이니 이 시기부터 우리 민족은 소고기 탐식문화를 꽃피워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 여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세계에서 가장 많은 120가지 소고기 부위를 찾아낸 세계 최고 최강의 소고기 미식사를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몽골의 간섭기에 몽골로부터 육식을 배웠다는 근거로 서긍의 고려도경 도재편을 예를 든다. 불교국가라 도축이 어설퍼서 냄새가 많이 났다고 한다. 로마제국 시대에 로마인들이 돼지고기를 즐겼다. 로마시대에 도축법을 보면 살아있는 돼지에 스트레스를 가해서 지금의 DFD 이상육을 만들어서 돼지를 잡았다. 그럼 고기가 달고 맛있어진다. 로마시대의 도축법과 고려의 도축법이 좀 닮았다.

서긍의 고려도경 도재(도축)편을 인용해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는 육식을 잘 안했다고 하는데 서긍의 고려도경 이자겸편에 보면 당대의 권력자 이자겸의 생일에 고기선물이 넘쳐나서 섞어서 버렸다는 기록이 있다. 당대 최고의 권력자에게 먹지도 않는 고기를 선물한 사람이 있을까?

서긍의 고려도경은 1123년에 쓴 책이다. 도축을 담당하던 백정의 역사를 살펴보면 외민족유입설 즉 포로로 잡혀 온 유목민들이 한반도에 남아서 백정이 되었다고 한다.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이 1019년이다. 이때 잡힌 거란족 포로들이 백정이 되었다고 하면 그들은 100년간 무엇을 하고 살다가 어느 날 백정이 되었을까?

일제는 메이지유신 이후 1200년만에 육식을 하면서 자신들의 왜소함에 상당한 열등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은 백제에서 불교가 전래돼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을 금했다. 반면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원효대사의 살생유택으로 나름 육식을 즐겼다.

조선인들이 육식을 즐겨 자신들보다 체격 조건이 좋은 것을 식민사관으로 해석한 것은 아닐까. 몽골 간섭기에 침략자들에게 육식을 학습했다고 이야기한 것이 우리에게 와 아무런 검증없이 정설이 된 것은 아닐까.

전세계에서 가장 소고기를 좋아하는 나라는 영국이다. 구시대에 영국인들을 비피터(beefeater)라고 했다. 소고기 수출국인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다 영국 식민지였던 역사가 있다. 영국에 소고기를 수출하는 것이 이들 식민지의 초기 산업이었다.

영국의 대표 소고기 요리가 로스트비프다. 세계사에서 영국인들이 산업혁명이후 소고기를 맛으로 먹기 시작한 최초의 민족으로 인식하고 있다. 앵거스품종같은 육용종이 다 산업혁명이후 영국에서 개량된 소의 품종이다.

소는 역용이거나 유제품을 생산이 사육의 목적이었다. 고기를 먹기 위한 목적으로 소고기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다.

산업혁명은 18세기다. 몽골의 간섭기는 14세기다. 우리 민족이 소고기를 맛으로 먹기 시작한 세계 최초의 민족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고기 부위를 찾아낼 수 있었다. 정말 다양한 소고기 요리법을 가진 민족이 우리 민족이다. 한국 사람은 날로 먹고 데쳐 먹고 구워 먹고 삶아 먹고 국 끓이고 볶고 찌고 포 떠먹고속칭 33가지 솜씨를 지녀야 양반 마님이 된다는 말까지 있다.

올해 들어서 한우, 한돈 가격이 하락해 농민들이 힘들다. 공급과잉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요즘 우리들의 육식 소비 문화가 건식조리법인 투뿔등심구이, 삼겹살 구이 같은 로스구이만 있는 것도 문제다. 투뿔 등심 가격, 삼겹살 가격은 너무 올라 부담이 되고 복합유기생산체인 나머지 부위는 소비가 안돼 가격이 내려간다.

로스구이는 미국식 스테이크가 한국화된 요리라고 봐야 한다. 이제 우리의 전통 요리법을 찾아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우 소비를 늘려나가야 한다. 등심, 안심, 채끝등 구이부위는 비싸지만 한우 저지방부위 앞다리, 우둔, 설도 부위의 가격은 구이부위의 반값이다.

미트리터러시 고기정보 이해력을 높여 저지방 부위의 요리법을 알아간다면 한우소비는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이제 맛있는 고기를 즐기면서 조금만 먹는 새로운 육류소비문화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한우는 조금 비싸지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다. 소고기의 맛은 품종, 사료, 사육방식, 숙성도로 정해진다. 우리 한우는 품종도 사료도 사육방식도 세계 최고인데 이른바 빨리빨리문화로 인해 숙성기간을 잘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숙성만 잘한다면 한우가 세상 최고의 고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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