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일자리 지원과 지역 성장의 징검다리, 충북여성인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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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일자리 지원과 지역 성장의 징검다리, 충북여성인턴제
  • 박민정 충북여성재단 연구위원
  • 승인 2023.03.09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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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충북여성재단 연구위원
박민정 충북여성재단 연구위원

올해 OECD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 가장 성별임금격차가 높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한국사회 내 여성의 열악한 노동 환경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한국의 높은 성별임금격차의 원인 중 하나로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꼽았습니다.

 

학창시절 공부도 잘하고/특별 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도 무난히/합격했는데 어디로 갔는가//감자국을 끓이고 있을까/사골을 넣고 세 시간 동안 가스불 앞에서/더운 김을 쏘이며 감자국을 끓여/퇴근한 남편이 그 감자국을 15분 동안 맛있게/먹어치우는 것을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을까/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있을까(후략)

 

여성들의 경력단절 실태를 그린 시, 문정희 시인의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가 발표된 지 20년이 훨씬 더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은 결혼,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여성의 일할 권리는 물론, 인적 자원의 비효율적인 배분과 낭비라는 측면에서도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06년에 전국 최초로 충북여성인턴제를 시행했습니다. 충북여성인턴제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 맞춤형 일자리 지원 사업으로, 사회경제활동 참여를 원하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들에게 일정 기간의 인턴 근무 기회를 제공하여 실무를 경험한 후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여성 일자리 지원 사업의 혁신적인 모델이자 전국적인 모범사례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충북여성인턴제가 운영된 지난 17년 동안 약 1,300여 명의 여성들이 이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올해도 충청북도는 약 55명의 여성 인턴을 선발하여 단계적 취업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여성 인턴들은 5개 분야에 각각 배치되어 근무 경험을 쌓게 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이들은 멘토링 프로그램과 각 분야별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받게 됩니다. 인턴참여자들이 조직 생활 및 직무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과 직장 내 소통능력, 미래설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역량 강화 교육은 미취업 상태였거나 경력이 단절되었던 여성들이 사회에 재진입하는 데 큰 디딤돌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충북여성인턴제는 구직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긍정적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여성 인턴들이 근무하는 배치기관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작년에 저희 충북여성재단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충북여성인턴제 배치기관들의 해당 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높았으며 해당 사업의 지속 및 확대에 대한 요구도 높았습니다. 배치기관 담당자들은 모두 일손이 부족한 기관에 인력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하였습니다. 또한, 여성들에게 경제사회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충북여성인턴제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들에게 맞춤형 여성일자리를 제공하며 이들의 지속적 경제활동에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여건에 맞는 공공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창출하여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는 것을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하는 공공 기관들에게도 도움되는 사업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충북여성인턴제 사업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충북여성인턴제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에게 다양한 일 경험을 제공하고 역량강화를 지원하여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며 이는 나아가 충북의 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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