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잇단 택시협동조합 출범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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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잇단 택시협동조합 출범 ‘주시’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3.16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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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 이어 청주에서도 인가...경영난 돌파구 되나 관심
출자금 각 4300만· 4800만 원, 개인택시+법인택시 모델
증평택시 출범 1년만 성공적 정착, 기사 월 소득 100만 원↑

 

충북에 두 번째로 증평에 이어 청주에도 협동조합택시가 인가돼 택시업계 경영난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KTX 오송역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
충북에 두 번째로 증평에 이어 청주에도 협동조합택시가 인가돼 택시업계 경영난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KTX 오송역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

 

충북 도내 택시의 면허대수는 54개 법인택시 2370, 개인택시 4307대 등 총 6674대다. 이중 법인택시 기사는 1816명으로 23.3%554명이 부족할 만큼 심각한 기사난에 허덕이고 있다.

택시업계 불황의 늪은 깊고 넓다. 토종 법인택시회사가 외지인들에게 넘어가는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청주 시내 25개 법인택시회사 중 현재까지 9개 사가 서울 등 외지인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대수로 보면 편중은 더 심하다. 전체 면허 대수 1569대 중 외지인 소유 회사 대수는 639대로 40%를 차지한다. 그나마 지역 기업인이 나서 부도난 일부 회사를 인수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회사는 대부분 서울 등 외지인들 손에 넘어가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택시업계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안전운행에 사고도 감소

 

충북에서 첫 택시협동조합은 증평에서 나왔다. 35대를 보유한 증평택시는 지난해 3월 택시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본격 운영 중이다.

현재 조합원은 33명이며 출자를 원하는 예비 조합원이 여럿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평택시협동조합(이사장 정동원·이하 증평택시)은 출범 1년 만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평택시의 조합원 출자금은 1인당 4300만 원이다.

1년 동안 운영한 결과 조합원들이 법인택시 시절보다 월평균 100만 원 이상 더 벌어 집에 가져간다는 게 조합 측의 귀띔이다. 지난해에는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무사고 안전운행 충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주인의식을 갖고 안전 운행하고, 이는 사고율 감소로 이어지며, 열심히 영업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정동원 이사장은 열심히 뛰는 몇몇 조합원은 월 매출 1000만 원을 올리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평에 이어 청주에도 택시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청주시는 지난 10일 성진운수(대표 민경범·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가 신청한 택시협동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이로써 성진운수는 청주에 사업장을 둔 법인택시회사 25개 사중 첫 택시협동조합으로 출범하게 됐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가 잇따라 출범하는 택시협동조합을 주시하는 이유다.

성진운수 역시 조합원 출자금으로 4800만 원을 정하고 모집 중이다. 현재까지 조합원 목표 30명 중 15명을 확보했다. 이 회사 김환식 전무는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자 희망자를 엄격 심사하다 보니 조합원 확보가 다소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난 회피 수단 전락 우려

 

택시협동조합은 법인택시와 개인택시의 장점을 합친 개인택시형 협동조합택시로 보면 된다. 운영관리는 조합이, 수익은 별산제로 조합원이 가져가는 구조다.

법인택시가 전체 매출의 35~40%를 기사 임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60~65%는 고정비 및 운영비, 주주의 이익으로 가져간다면, 협동조합은 조합운영에 필요한 고정비 및 운영비 35~40%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조합원이 가져가는 구조다.

증평택시와 성진운수 모두 조합원이 내는 월 기본 회비는 100만 원이다. 이는 차고지 임대료, 차량 보험료, 인건비, 예비비 등 고정비용이다. 유류비, 수리비 등은 별도 조합원 부담이다.

청주에서 거래되는 개인택시 양도양수 가격이 14000~15000만 원임을 감안하면 3분의 1 가격으로 택시 1대를 소유하고 양도양수와 교대 운행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머지않아 도래할 자율주행차(로봇 택시) 시대에도 협동조합택시는 평생 일자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크다.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택시기사 직업이 우선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택시는 자율주행차가 운행해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에 조합원은 운전을 하지 않고서도 수입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택시협동조합은 59개다. 이 중 4개가 있는 춘천에서는 출자 대기자가 줄을 섰고, 개인택시를 양도하고 협동조합택시로 갈아타는 기사도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조합원들의 출자금 보장이다. 이에 대해 정동원 이사장은 협동조합택시는 개인택시와 마찬가지로 양도양수와 상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자금과 관련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택시업체 사장이 조합원에게 택시를 사실상 매각하고 경영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우려가 없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한 택시업체 사장은 업계가 협동조합택시를 주시하는 건 사실이지만 개인택시처럼 회사의 통제나 당국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다면 피해는 시민들에게 간다평생을 일해 왔는데 한편으론 자존심이 상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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