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레이크파크’로 지역소멸, 기후위기 막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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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레이크파크’로 지역소멸, 기후위기 막을 수 없어
  • 충청리뷰
  • 승인 2023.03.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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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뉴노멀의 촉진자였나, 새로운 이윤추구의 계기였는가?
신동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순식간에 확산하여 감염자를 양산하자 많은 사람이 이제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간다고 해도 그 과거는 아니다라고 했다.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규범, 새로운 일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기후위기이다. 돌아갈 수 없는 그 과거란 지난 300여 년 동안 세계를 지배한 유일한 질서인 자본의 세상이다.
 

 

자본주의는 이윤이라면 지구 어느 구석도 마다하지 않고 누벼 세계를 경쟁과 효율, 이윤의 질서로 재편했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2020120일 처음 확인되고, 확산과 대유행, 백신 개발과 접종, 다시 변이유행, 몇 차례의 백신 추가 접종을 거쳐 진정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일상이 마비되고 사회가 붕괴 직전까지 갔을 때 필요하다고 말했던 새로운 규범과 새로운 일상이 왔는지, 아니면 적어도 올 기미라도 보이는지 확인해 보자.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 코로나19가 정점에 이르러 세계의 운송과 교역, 교류, 여행이 중단되고, 세계 공장이던 중국이 멈추고, 세계 곳곳의 일상과 소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TV 뉴스는 맑아진 지구와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자연, 생태계를 보여주었다. 그 장면은 기후위기와 자연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누구였고, 무엇이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회복의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는지는 분명했다.

그것은 코로나가 해결되기 전까지 한시적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가도 똑같을 수 없다라고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을까? 자본은 극복 당하지 않았고 생산과 이윤획득의 중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윤추구를 멈추는 대신 방식과 경로를 바꾸었다.

 

지속적인 성장의 조건?

 

코로나19와 기후위기는 자본주의가 이뤄낸 성과인 성장과 발전의 실상과 그것의 근본적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코로나 19는 백신 개발로 진정되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못 된다. 증상을 없앴지만, 원인인 이윤추구를 위한 세계와 자연에 대한 착취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다른 팬더믹이 찾아올 가능성은 상존한다.

코로나19의 파괴적 위기 앞에서 겁에 질려 뉴노멀을 말했지만, 실상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온실가스의 배출 주범인 화석에너지의 비중은 지난 35년간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용량은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성장은 곧 에너지사용량 증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이다. 따라서 성장을 유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기후위기를 막을 유일한 백신은 화석에너지 중심의 경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새로운 경제 질서로 주도권을 장악해가고 있는 탈탄소경제’, ‘탄소중립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세계사의 변화의 흐름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로 되어 있는 국내산업은 탄소 중립의 장벽에 막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기존의 산업경제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에서 탈탄소경제로 전환밖에 없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와 김영환 도지사의 정책을 보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나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1970~1980년대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이나 과거 산업정책의 강화가 고작이다. 과거의 발전방식은 장시간 노동, 노동 착취, 환경파괴, 공해문제 등 많은 문제를 낳았고, 지금의 기후위기라는 새로운 국제경제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도 없으며, 자신들의 목표인 성장과 발전도 지속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놓친 정책

 

자동차, 조선, 철강, 중화학, 전자반도체 등 노동에너지 집약적 산업, 대기업, 수출중심의 정책은 한국을 30, 40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세계 10위 권내의 경제 대국으로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경제 중심의 압축성장전략은 많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수반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와 임금 차별, 소득 양극화 심화, 경쟁 심화, 높은 자살률, 세계 최저 출생률, 인구절벽, 지역소멸, 농촌과 농업의 붕괴 등등. 이 문제들은 이전의 성장과 개발중심의 경제정책이 낳은 결과들이다.

그런데 김영환 지사가 내놓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등은 이전의 토건 중심의 개발정책들과 같다. 변화한 시대적 조건과 상황, 지역의 실상과 현황, 문제점에 대한 고려도 없고, 과거의 정책에 대한 분석과 평가도 없이 과시적인 일회성 개발정책들만 나열하고 있다. 그러한 개발정책들이 필요하고 시급한 것인가? 그리고 이 개발정책을 통해 산적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역발전을 위해서 기업을 유치하고 산업단지를 증설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단지를 탄소 중립의 틀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내용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산업단지 확충이 아니라, ‘탈탄소사회에너지전환을 중심으로 지역의 사회적, 자연적 조건과 유기적으로 연관된 산업을 유치, 개발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럴 때 지역의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그 결과 지역이 소멸하지 않고 성장발전할 것이다. 이러한 성장과 개발은 다양성을 가질 수 있고, 그 다양성으로 인해 지역 간의 공존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의 패러다임은 제로섬으로 한쪽의 발전은 여러 다른 지역의 몰락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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