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 대폭 삭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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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 대폭 삭감 왜?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3.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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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8001원 이상 결제수수료 7억 9300만 원에서 5억 삭감

택시업계, 김병국 의장 조합이사장 재도전 실패에 감정적 대응 비난

김 의장, 지원액 너무 많아 삭감...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시인’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이 청주시의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액이 타 시·군에 비해 많아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수수료 삭감이 택시조합 이사장 선거에서 패한 김 의장의 주도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청주시는 법인·개인텍시에 대해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해와 같은 209440만 원을 편성, 시의회에 올렸다.

그러나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8000원 초과 수수료 가운데 5억 원이 삭감돼 수수료 지원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청주시의회가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대폭 삭감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택시조합이사장 선거에서 낙선한 김병국 의장이 보복 조치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주시의회가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대폭 삭감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택시조합이사장 선거에서 낙선한 김병국 의장이 보복 조치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수료 지원 도움됐는데...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은 2013년부터 시행됐다.

충북도는 카드사용 정착과 택시업계의 경영 개선을 위해 11개 시·군 택시에 대해 요금 8000원 이하 카드결제 수수료를 일정 비율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사업 첫해인 20138000원 이하 카드결제 수수료의 60%를 지원했다. 도 지원 20%, 시 지원 40%, 자부담 40%의 비율이었다.

2014년엔 도 지원 30%, 시 지원액을 70%로 상향하면서 자부담을 없앴다.

2015년부터는 지원 폭을 더 확대횄다. 상한선을 1만 원까지로 높여 8000원 이하는 도 30%, 70%로 전액 지원하고 8001~1만 원은 시가 전액 지원했다. 2016년엔 상한선을 11000, 2017년엔 16000원까지로 확대했다.

시는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자 2020년부터는 요금 상한선을 없애고 전 구간 지원에 나섰다. 8001원 초과 시 액수에 상관없이 시가 전액 100% 지원하는 식이다.

청주시의 연도별 지원금액도 늘어나 2019164000여만 원에서 2020년엔 184800여만 원, 2021186700여만 원, 202219400여만 원으로 증가했다. 올들어서는 3월 현재 17500여만 원이 지원됐다.

카드 결제 수수료율은 법인택시 1.95~2.1%, 개인택시 0.8~1.5%.

택시요금 카드 결제율은 95% 선에 이르러 수수료 총액이 증가하면서 택시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돼 왔다.

택시업계에서는 이러한 택시업계 사정을 감안해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원해 줌으로써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삭감···웬 날벼락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가 대폭 삭감됐다.

청주시는 올해 당초 예산에 수수료 209440만 원을 편성, 시의회에 제출했다. 8000원 이하 13140만 원, 8000원 초과 79300만 원이다.

그런데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8000원 초과 수수료 79300만 원 중 5억 원이 대폭 삭감돼 총 159400만 원만 통과했다.

이 같은 소식에 택시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하고 택시요금 인상도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주시의회가 업계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예산을 삭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청주시 역시 의회의 예산 대폭 삭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결위에서 국민의힘 한 의원은 택시기사들이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예산삭감을 밀어부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택시업계에서는 택시기사들이 불친절하다면 해당 택시나 택시회사를 콕 찍어 지원을 감액하면 될 것을 일률적으로 전체 택시를 대상으로 대폭 삭감한 것은 감정적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감정적 대응이라? 좋다

 

청주시의회가 뜬금없이 수수료를 대폭 삭감하자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김 의장을 지목했다. 김 의장은 이해충돌 논란 속에 지난해 말 택시조합 이사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실패,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과거 28년 동안 충북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을 맡아 조합을 이끌어 왔던 김 의장은 2019년 현재의 이경재 이사장에게 일격을 당한 뒤 지난해 12월 재도전했으나 또 패했다.

투표에서 이경재 현 이사장이 31, 김병국 의장이 22표를 얻어 현 이사장이 앞으로 3년 더 조합을 이끌게 됐다.

김 의장은 자신이 예산을 삭감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수수료를 너무 많이 지원해줘 삭감했다. 다른 시·군에서는 8000원 이상은 지원 안 하는 데 청주시만 지원한다고도 했다.

조합 이사장 선거에서 떨어진 김 의장이 감정적 대응을 하는 게 아니냐고 하자 감정적 대응이라고 해도 좋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냐. 더 많은 것도 깎는데··· 소신껏 (삭감)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김 의장이 주장한 청주시만 8000원 초과 시 지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충주시, 제천시, 진천군, 영동군 등 도내 대부분 시·군에서 상한액 없이 전액 지원하고 있고 증평군은 25000원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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