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저 원성이 들리지 않는가
상태바
국민들의 저 원성이 들리지 않는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3.22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강희 선임기자

 

 

“친일파라는 민감한 표현을 써서 오해의 소지를 만들고 도민들께 걱정을 끼친 것은 저의 불찰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강제징용 제3자 배상안은 용기있는 발언이었다. 윤 대통령은 역사에 남을 일을 했다. 통 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나온다. 나는 한일외교를 복원하고 미래를 향한 외로운 결단을 내린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 윤 대통령을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도민들에게 한 말이다. 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나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고 썼다. 이로 인해 ‘친일파 도지사’라는 오명을 썼다. 물론 자신은 반어법이라고 주장했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충북도정이 흔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친일파’ 발언과 관련된 김 지사의 사과는 역시 무늬만 사과였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 중 ‘친일파’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만 죄송하다고 했다. 맨 위 김 지사가 발언한 두 문장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강제징용 제3자 변제방식을 비판한다. 더불어민주당 뿐이 아니다. ‘장삼이사’ 보통사람들이 한일정상회담을 있을 수 없는 굴욕외교라고 평한다. 여기저기서 한국은 일본에 백기투항했다, 외교대참사다, 나라 팔아먹은 대통령 퇴진하라 등 험한 말들이 쏟아진다. 리얼미터가 최근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아주 낮게 나왔다. 긍정적인 답변이 36.8%, 부정적인 답변은 60.4%를 기록했다. 긍정평가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일정상회담이 부정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런가하면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는 정반대다. 일본국민이 한일정상회담을 긍정 평가한다는 의견이 65%, 부정 평가한다는 의견이 24%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제 강제징용 배상을 일본 피고기업 대신 한국정부 산하 재단이 배상한다는 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끝까지 사과하지 않은 점이 일본 국민들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역사에 남을 일을 했다고 한다. 통 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나왔다고 한다. 아마 김 지사에게는 국민들의 저 원성이 들리지 않는가 보다. 윤석열 대통령을 도와드려야 겠다는 것 또한 이해되지 않는다. 왜, 왜 도지사가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가. 그렇게 해야만 예산과 사업을 딸 수 있는가.

김 지사는 충청북도를 대표하는 도지사다. 그의 말 한 마디는 상당한 무게를 지닌다. 그런데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정제되지 않은 말을 쏟아낸다. 이번에 ‘친일파’ 발언으로 인한 후폭풍을 보면 실감할 것이다. 그의 발언 때문에 충북도민들은 타지역민들이 쏟아내는 야유와 비난을 견뎌야 했다. 그런데도 이번에 지사 측근들은 “지사님, 잘하셨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인의 장막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어쨌든 김 지사는 말 한 마디도 신중하게 해야 하는 충북도지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