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설성문화제, 전통문화제 명예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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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설성문화제, 전통문화제 명예 찾을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3.2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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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중순 개최…위기론 속 ‘운영위’ 구성 등 변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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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설성문화제 거북놀이 모습

충북 음성군의 전통문화축제인 설성문화제가 위기론 속에 가을 개최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오는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릴 설성문화제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4년 만의 행사다. 그동안 문화제 고유의 특색을 잃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온 터라 음성군과 음성문화원의 노력에 관심이 높아져 있다.

음성군은 지난달 이 같은 행사 일정을 밝히며 음성읍 설성공원에서 개최할 것을 알렸다. 군은 지난해 5월, 설성문화제 변화를 위해 맡긴 용역의 최종 결과를 도출했지만 시기적으로 늦고 코로나19 여파 등을 감안해 개최하지 않았다. 알려진 것은 주최 기관인 음성문화원의 준비 부족이 이유였다.

음성군의회는 행정사무감사에서 음성문화원에 대해 여러가지 시정 조치를 주문하기도 했다. 행감위원들은 음성문화원이 향토 문화의 보존‧계승을 위해 설립되었지만 최근 시행 중인 대부분의 사업들이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음성문화원 정상화를 위한 토론의 장 마련을 촉구했다.

이래서 올해 개최될 설성문화제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1일 음성문화원 이사회가 개최됐다. 문화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문화원 이사회는 10월 개최하는 설성문화제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선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사들은 전통 민속놀이와 민속경기 개최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화원 자체적으로 설성문화제 행사를 위한 인원 동원 능력이 없어 늘 각 읍면체육회와 이장협의회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는 환경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군‧문화원, 활성화 고민

이를 감안한 듯 이날 이사회에선 각 읍면별로 운영위원들을 선정해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의결했다고 한다. 이 문화원 관계자는 4월에 운영위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봄 이미 용역결과가 나온 지 1년이 다 된 지금에서야 운영위 구성을 시도하면서 행사 프로그램을 확정하지 못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도 느긋함이 느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행사가 없었음에도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음성군이 바쁜 모습이다. 부군수와 담당 부서장이 바뀌면서 행사 준비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얼마전 박노학 부군수는 집무실에서 담당 부서와 음성문화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성문화제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군이 마련한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설성문화제 기본 콘텐츠로 행사개최 2개월 전부터 읍면주민센터를 통해 쌀 기부를 받아 교환권을 제공해 이를 문화제 기간에 떡과 술로 바꾸어 먹을 수 있는 ‘동심편주’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나 주민센터에 소정의 금액을 내고 소원하는 내용을 신청하면 행사장 일정구역에 소망을 설치해주는 ‘동심1등’ 행사도 있다.

중심 콘텐츠는 거북윷탄전, 우와좌왕 가재줄다리기, 음성을 쌓아라, 까치판뒤집기, 실버까치합창제 등이다. 주요 세부 계획안을 보면 출향인 고향의 밤, 군립오케스트라 공연, 상상대로 음성트롯 공연, 어린이뮤지컬 조륵이야기 공연, 인형극 공연, 골든벨 백일장, 국악퓨전밴드 공연, 군민합창대회, 군민체육대회(음성종합운동장), 우륵공연단 공연, 전통혼례 진행, 음성민속예술한마당 놀이(거북놀이, 각골줄다리기, 상여소리), 줄광대놀음(전통줄타기, 풍물놀이, 땅재주), 시를 노래하는 밤, 군민위안의 밤 등이다.

장소 등 여전한 문제점

그렇지만 군의 이러한 계획안 마련에도 음성문화원은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안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제야 운영위 꾸리기에 나서면서 군이 제안한 계획안을 이사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행사 개최까지 6개월이 남았지만 각 읍면의 민속놀이 공연을 준비하려면 농사철 등 바쁜 시기를 감안하면 결코 넉넉하지 않다는 게 군의 조바심이다.

이달 말 읍면체육회연합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음성군과 음성문화원은 설성문화제 행사에 대한 읍면체육회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행사 사흘째 날에 군민체육대회 개최가 계획돼 있어 민속경기와 민속놀이 팀 구성 등에 대한 협조 체제 구축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원은 이날 읍면체육회 협조가 어려워지면 이장협의회와 논의를 해야 될 사정이다.

여전한 논란인 장소 문제가 올해도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설성문화제 본 행사는 설성공원 일원이고, 군민체육대회는 음성종합운동장인 관계로 주민들이 도보를 이용한 자연스러운 동선 이동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종합운동장 일원으로 주무대를 옮기자니 야외공연장 등 편의성 상실, 종합운동장 인근 음성고등학교의 소음 민원도 걸림돌이다. 일각에선 고추축제 등이 명품페스티벌 축제로 빠져나간 상황에서 음성복개천 주차장으로 옮겨 불만이 제기되는 야시장을 폐지하고 기존 식당가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하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음성문화원 예산이 조금 삭감됐다”면서 “적은 인원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만큼 자리잡아가도록 지원을 다하고 있다”는 말로 다독이는 모양새를 보였다. 설성문화제 용역 결과가 제시하듯 고유의 전통문화제 특성을 살려내야 한다는 취지를 구체적 계획안에 제대로 반영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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