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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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11
  • 이재표
  • 승인 2023.03.24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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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이런 사람 찍는 유권자도 있을까?”

오민심 의원이 민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일한 2년 동안 일어난 변화는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이후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뤄진 개혁의 총량을 능가했다. 오민심 의장은 늘 열성을 다했고, 평범한 시민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스스로를 격려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 덕분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겸양을 잃지 않았다. 사실 변화의 시작은 그가 선거로 뽑힌 거대 양당의 의원이 아니라 소속이 없는 추첨제 의원이기 때문에 촉발된 것이었다. 그가 의장에 당선된 것부터가 그랬다.

오민심 의장은 지난 시간이 텔레비전에서 본 중국의 춘절 폭죽놀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나가 터지기 시작하면 연발로 터졌어. 귀가 먹먹할 정도로 시끄럽고 매캐한 화약 냄새가 나잖아. 내 의장 임기 2년도 그랬어. 그러고 보니 힘들고 머리도 아팠지만 많은 일이 이뤄졌네!’

지역민방인 MJB는 오민심 의장 당선과 2년 동안의 변화를 리포트 기사로 내보냈다.


다음은 2030년 지방선거를 앞둔 2029년을 돌아보는 순섭니다. 2026년 전국 11개 도시에서 시범실시한 추첨제로 민주시의회에 입성한 오민심 의원이 후반기 의장에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킨 지 16개월 만에, 민주시 의정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오 의장은 내년 지방선거 민주시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소식 이재표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20286, 민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국력당 분당과 공심당 창당의 지각변동 속에서 기적처럼 당선된 오민심 의장 / 이제는 민주시의회를 이끌며 더 큰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오민심 의장은 먼저 업무추진비 사용을 예산의 8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등 특권을 내려놓았습니다. / 오 의장은 특히 그동안 자료를 배부한 대로, 의원들끼리 논의한 대로라는 관행에 따라 밀실에서 이뤄지던 의정활동을 시민들에게 개방했습니다. / 홈페이지에서 의정활동의 전 과정을 볼 수 있게 됐고, 자료도 요청하는 대로 다 줄 정도로 투명해졌거든요.’ -김근민 민주시민연대 의정감시단장 / 이 과정 속에서 공심당 의원들에 의해 불신임이 추진되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여론이 오 의장을 압도적으로 지지함에 따라 오히려 남은 6개월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 오민심 의장과 추첨제 의원들이 만들었던 5대 원칙은 이제 민주적인 민주시의회의 5대 원칙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며,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을 칭찬한다는 이 단순한 명제가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행각합니다. -오민심 의장 / 국력당 대표 선거를 둘러싼 분열로 이제 3당 체제가 구축된 상황에서, 민주시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오민심 의장을 차기 시민후보로 추대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 MJB뉴스 이재푭니다.”


203065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여 남겨놓은 상황에서 민주시 첫 시민시장을 만들자는 여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오민심 의장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남편은 고민의 지점에 설 때마다 결정에 큰 도움을 줬다.


최종 결정은 당신이 하는 거니까 내 얘기는 그냥 듣고 흘려도 좋아. 행정 경험은 전혀 없지만 나는 그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어차피 2000명에 가까운 공무원이 있고, 시장은 85만 민주시민을 위해 일하는 거니까. , 오민심 시장! 시장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사실 요 며칠 생각해 봤는데, 일단 당선이 된다고 해도 딱 4년만 할 거고, 인구를 100만 명으로 늘리기보다는 인근 군에 인구 나눠주기를 할 거예요. 시민의 불행, 안전과 관련한 일자리는 다 공공일자리로 바꾸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 승용차가 불편한 도시를 만들고 싶은데, 이런 생각하는 사람을 찍어주는 유권자가 있을까?”

일단 나는 찍을게. 내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나 같으면 오민심을 찍겠어, 우리 아이들도 엄마라서가 아니라 시민후보 오민심을 찍지 않을까?”

만약에, 내가 오늘 밤 안에라도 출마를 결심한다면 내일부터라도 당장 시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할 거예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며 속내를 숨기는 음흉한 정치인들은 정말 꼴불견이었거든요.”

운명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다음 호에 12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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