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역’으로 민심 낚는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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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역’으로 민심 낚는 정치인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4.0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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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자체 용역 조사 및 온‧오프라인 서명운동 전개
정치인들 유불리 따라 ‘KTX 세종역’ 신설 주장 엇갈려
최민호 세종시장 “모든 총력 다할 것”밝혀 충북과 대척

오송역이 세종 관문역
정치의 개입

국내에 하나뿐인 고속철도 분기역은 오송역이다. 개통 13, 분기역 완성 8년 차임에도 오송역은 아직 표류 중이다. 한때 호남지역 일부 국회의원들은 호남고속철을 직선화하자고 했다. 천안아산역에서 신설 세종역을 거쳐 전북 익산역까지 자를 대고 줄을 그은 듯 고속철을 새로 놓자고 했다. 이렇게 되면 천안아산역이 분기역이 되고 오송역은 경부선 간이역이 될 판이었다.

두 번째는 이해찬 전 의원이 불 지핀 세종역 신설이다. ‘세종역 신설론의 원조인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2016년 국회의원 7선에 도전하면서 세종시는 국토의 중심에 자리잡아 전국 어디든 2시간이면 연결되는 천혜의 교통 중심지로 이런 세종시의 특성을 극대화해 금남면에 KTX세종역을 신설하겠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북부권과 충북은 오송역을, 세종시 남부권과 대전 북부권은 세종역을 이용토록 설계하자는 것.

 

세종시가 온‧오프라인으로 벌이는 ‘KTX세종역’서명운동 홍보 플래카드.
세종시가 온‧오프라인으로 벌이는 ‘KTX세종역’서명운동 홍보 플래카드.

 

선거 때마다 요동쳤다

 

‘KTX세종역설치는 사실 선거 때마다 요동쳤다. 정치인들은 ‘KTX세종역설치를 민심을 잡을 도구로 이용했다. 그러다보니 정치인들도 때에 따라 말이 바뀌었다.

당장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20061월부터 11)을 지낸 이춘희 전 세종시장은 본래 세종역 신설에 반대했었다.

그는 2012년 세종시 출범에 앞서 실시된 세종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당시 연기군수였던 유한식(자유선진당) 후보에게 초대 시장 자리를 내줬다. 20142대 세종시장 선거에서는 유한식(새누리당) 시장에게 이겼다. 

당시 유한식 후보는 KTX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이춘희 전 시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KTX세종역 신설을 충분히 검토했으나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제외시켰다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그는 2년 뒤 말을 바꾸었다.

바로 2016년 이해찬 의원이 세종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자 이에 편승한 것이다. 급기야 201611월에는 간이역 수준이라도 좋으니 세종역을 신설해 달라고 주장한다.

2016년 이후 세종역 신설론이 본격화됐다. 오송역 위상 추락을 우려한 충북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철도시설공단도 이듬해인 2017년 검토했지만 비용대비 편익(BC)0.59에 그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BC1 이하면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KTX세종역 설치 주장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춘희 시장은 2018년 세종시장이 당선된 이후 임기 내내 ‘KTX세종역건설을 주장하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민심을 다잡았다. 이어 2022년 최민호 세종시장 또한 ‘KTX세종역건설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지역 정치인들의 1순위 공약은 언제부터 ‘KTX세종역설치다. 세종시는 KTX세종역 신설을 위해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세종시는 자체적으로 세종시 KTX 타당성 검토 용역을 벌이고 있다.

 

용역 결과 연말에 나온다

 

세종시는 지금 KTX 세종역 설치와 조치원역 KTX 정차 추진을 위해 1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조치원역 정차는 올해 4~5월쯤, KTX 세종역 신설은 올 연말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KTX세종역 신설은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일원을 후보지로 잡고 있다. 하지만 오송역에서 불과 10여분 거리밖에 되지 않아 효용성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미 오송역이 세종역 관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세종역 신설은 서울~정부 세종청사 출퇴근을 위한 일부 공무원들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KTX 조치원 정차는 기존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하루 왕복 12번 조치원 구간을 통과하는 KTX가 조치원역에 정차하기 위해서는 선로보수 및 승하차장 등 설비 등이 필요하다. 국철이다보니 KTX 와 비교할 때 요금이 30%가량 저렴하고, 1시간대에 수도권 진입이 가능하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KTX 운행은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더불어 미래전략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서명운동을 기점으로 현안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세종시의 서명운동으로 충북과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월 충북도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와 충청권지역발전협의회 자리에서 최 시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세종역 신설 추진을 요구하자, 그동안 신설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해온 김영환 충북지사가 세종시를 충청 밉상이라며 공개적으로 맹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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