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을 삼겹살 수출의 메카로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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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을 삼겹살 수출의 메카로 만들려면?
  • 김태경 미트마케터
  • 승인 2023.04.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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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의 맛, 함께 먹는 고기 문화 강력한 콘텐츠
한국 찾는 관광객들에게 ‘고기 관광상품’을 내놓자
3.3데이 삼겹살 거리 축제
3.3데이 삼겹살 거리 축제

 

우리나라 돼지와 돼지고기의 수출사는 전혀 안 알려져 있지만 아주 오래됐다.

1959년경에 홍콩으로 살아 있는 돼지를 나무상자에 담아서 수출했다. 다음에는 돼지를 도축하고 냉동 지육으로 수출했다. 1971년 돼지고기 수입 자유화가 되면서 1972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에 부분육 수출을 시작한다. 수출하고 남은 돼지머리와 족발 그리고 내장류가 시장에 유통되었다. 가난했던 그 시대에 농수축산물 수출은 훌륭한 외화벌이 사업이었다. 외국에서 재료를 사다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공산품들은 인건비만 벌어들이지만 농수축산물은 수출액 전부가 벌이가 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1950년대 수출 시작

 

1970년대 경제가 성장하고 육류 소비가 늘어났다. 당시에는 한우불고기와 로스구이가 인기 외식 메뉴였다. 늘어나는 소고기 수요를 공급이 따라갈 수 없어서 1976소값 파동이 일어났다. 지금처럼 소고기를 수입하기에는 외화가 없던 시절이었다. 정부는 1978년 대일 돼지고기 수출을 중단하고 수출용 돼지고기 부분육까지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방출한다.

우리가 1970년대 말 만나게 되는 냉동삼겹살은 일본에 베이컨 원료용으로 수출하는 수출품이었다. 1970년대 후반 무교동과 광화문에 우후죽순처럼 삼겹살 식당들이 생겨나고 성업했다. 한참 후에 삼겹살이 외국에서 수입되었는데 어쩜 우리나라에서 부분육으로 생산되는 삼겹살과 모양이 같을까?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생삼겹살 로스구이로 먹는 건 외국에서는 베이컨을 만들어 먹는거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돼지고기의 70%이상을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을 만들어서 소비한다. 일본도 돼지고기를 고기로 많이 먹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아 우리보다는 햄, 소시지 소비 비중이 높다. 그런 일본에서 1971년 돼지고기 수입 자유화가 될 때 자국의 양돈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국에서 돼지 한 마리 전체를 부분육으로 가공해서 수입했다. 그럼 어느 정도 수입량을 통제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삼겹살 스펙이 외국의 베이컨 스펙을 닮은 건 1970년대 초반 일본에 베이컨 원료육으로 삼겹살을 수출하던 스펙이 국내에 유통되어 삼겹살 로스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충청도 돼지고기 수출기업들

 

1985년경 수출이 재개되는데 그 주축 기업이 충청도에 있었다. 제일농장 음성 도축장과 롯데햄 롯데 우유 청주 공장 등이 1980년대 돼지고기 수출의 선두 기업들이다.

1990년대 LPC라는 대규모 냉장 돼지고기 수출을 위한 최신 도축 가공 공장이 충청북도 오창에 세워졌다. 팜스토리 한냉 중부공장은 지금도 하루에 수많은 소돼지를 도축 가공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2000년대 초반 구제역으로 수출이 중단되었지만 우리나라의 양돈산업은 사람들의 삼겹살 사랑으로 쌀산업과 거의 같은 규모의 생산액을 자랑하고 있다.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수출은 동남아 일부 국가에 적은 양이 수출될 뿐 거의 중단된 상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유행하기 시작하던 삼겹살은 IMF 이후 최근까지 가정소비나 외식메뉴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누가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소주의 도수가 16도로 낮아지고 베이비붐 세대처럼 술도 많이 마시지 않는 MZ 세대의 출현으로 삼겹살 소비가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인지 삼겹살 재고가 쌓이고 있다. 한우 가격도 공급 과잉 아니 소비 부진으로 떨어지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이면 좋겠지만 일본의 소고기 소비가 경제침체와 고령화로 극감한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지금 일본은 화우 산업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사카 등 일본의 주요 관광지에서는 인바운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화우를 팔고자 노력한다. 일본은 2022년 화우 7,700톤 약 5000억원 상당을 수출했다. 줄어드는 국내 소비를 수출로 보완하자는 전략이다.

우리나라 한우도 일본의 화우와 같은 처지에 놓일지 모른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줄고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우가 수출되고 있는 홍콩에서 한우는 화우의 제품력을 따라가지 못해 고전 중이라고 한다. 화우는 코카콜라 같은 소고기다. 제품력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마블링과 균일도를 자랑하는 소고기다. 지금은 스타벅스의 시대다. 스타벅스 커피의 제품력이 세계 최고라서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가게가 된 것이 아니다. 커피 문화의 체험이란 새로운 오감 만족의 체험 마케팅을 구사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소고기 미식 문화를 가진 민족이다. 불고기라는 세계 최고의 소고기 요리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세계인에게 불고기를 체험하게 하면 아마 누구도 맛없다고 하지 않는다.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실내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민족이다.

일본의 야끼니쿠 식당은 우리를 따라 한 것이다. 한류 문화가 세계를 점령하는 지금 한우 소고기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한우 불고기 체험 문화를 수출하면 성공할 수 있다.

반면 돼지고기는 구제역으로 수출이 어렵다. 삼겹살 로스구이 문화를 인바운드 관광객들이 체험하게 하면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조하는 거다.

국내를 방문하는 인바운드 외국인에게 한우, 한돈 불고기 체험으로 돈을 버는 것도 또 하나의 수출이다. 삼겹살 체험 문화의 메카. 과거 돼지고기 수출의 중심이 충청도였던 것처럼 삼겹살 인바운드 수출의 중심이 충청도가 되었으면 한다. 삼겹살의 원조 청주도 충청도다.

김태경 미트마케터
김태경 미트마케터

청주에는 국제공항도 있다. 충청도의 로컬푸드, 충청도내에서 키우는 우수한 품질의 한우 한돈으로 불고기 체험 문화 관광상품을 만들어 보자.

충청을 중국, 동남아 인바운드 관광객을 타겟으로 삼겹살 인바운드를 넘어 한우 불고기 체험의 메카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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