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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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활극 민주시장 오민심 17화
  • 이재표
  • 승인 2023.05.0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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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제로 공동농장을 만들겠다니!

1995년 시장군수를 선거로 뽑기 시작한 이래로, 열 명의 민주시장 가운데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 이는 오민심 당선인이 처음이었다. 특히 양당 구도가 굳건히 뿌리를 내린 2000년대 이후로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는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오민심 후보의 당선은 2030년 지방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손꼽혔다.

오민심 당선인은 임기를 시작하는 71일까지 20여 일 동안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취임 준비에 들어갔다. 행정혁신 환경·복지 노인·청년·여성 산업·경제 문화·체육 도시·교통 등 여섯 개 분과를 7월 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인수위의 운영원칙은 전문가 중심의 회의가 아니라 공청회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것이었다.

오민심 당선인은 611일부터 20일까지 매일 4시간 동안 민주시의 광장과 공원, 시장 등을 돌며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열린 시정 캠페인을 펼쳤다. 오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현재의 월세 아파트에 계속 살기로 했다.

관용차는 출근 이후 공적 업무에만 이용하고 출퇴근은 여전히 시내버스를 타기로 했다. 시내버스에 탈 때 기사 대부분이 오민심 시장을 알아봤고 알은체를 하는 승객도 크게 늘었다. 먼저 악수를 청하거나 박수를 유도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민주시도 무료 시내버스 운영하면 안 되나요?”

시장님 주말에 갈 곳 좀 만들어 주세요. 주변에 갈 곳이 너무 없어요. 오죽하면 노잼도시라고 할까요. 멀리 가자니 차 막히고 시간도 오래 걸려 피곤하고.”


오민심 당선인은 시의원 당시에도 계획했던 시내버스 대소 환승센터를 곳곳에 만들고 임기 안에 무상 시내버스 운행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20여 일이 쏜살같이 흘러가고 취임식 날이 다가왔다. 취임식은 시청 소회의실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했다. 유튜브 생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누구든지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했다.

오민심 시장은 30대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관사나 관용차 이용 등 시장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무조건 단임하겠다는 발표는 큰 호응을 얻었다.


시민 여러분 저는 4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반드시 단임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후임자가 성과를 이어가도록 성공한 시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민주시의 인구를 분산하겠다는 정책도 구체화 했다.


제 임기 동안 민주시에서는 단 한 평의 숲도 아파트와 바꾸지 않겠습니다.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경우에만 구도심을 재구성하겠습니다. 선거기간에 약속했던 대로 민주시의 인구를 인근 단월, 인산, 천남, 안부 등으로 분산해서 삶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85만 도시의 시장이 농업 관련 공약을 앞세우다니, 눈과 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오민심 시장은 인근 시군과 예산을 분담해서 빈집을 고친 뒤에 최소한의 사용료만 내고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 협동농장이나 공동주말농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태어난 곳이 고향입니까?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 고향입니까? 존엄한 노후를 보내다 묻힐 곳이 고향입니까? 현대인에게는 이 모든 곳이 다 고향일 수 있습니다. 주변 시군과 제휴해 귀농귀촌을 돕겠습니다. 귀농이 아니더라도 지자체에서 손본 농가를 주말 숙소로 공유하겠습니다.”


오민심 시장은 공동농장은 봉건시대의 정전제와 같은 방식으로 공영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우물 정()’ 자 모양으로 공유지를 9분할하고, 가운데 한 필지는 공동경작하는 방식이다. 노령인구의 심신을 치유농업을 통해 건강하게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공공의 재산인 임야를 채집이 가능한 장소로 바꾸겠습니다. 씨 뿌리지 않아도 스스로 번성하는 생명의 산에서 식용이나 약용으로 유용한 식물들을 마음껏 채집하도록 교육하고 안내하겠습니다.”


이날 오민심 시장의 취임식은 민주시민뿐만 아니라 단월, 인산, 천남, 안부군민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다음호에 18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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