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 ‘FC충주’, 새 구단주로 축구전문가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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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위기 ‘FC충주’, 새 구단주로 축구전문가 접촉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5.1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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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급여 2개월 째 체불…선수들 “구단주와 신뢰 깨져”
FC충주 세미프로축구단.

지난 1월 새롭게 출범한 ‘FC충주’ 세미프로축구단이 경영 위기를 맞아 새로운 구단주를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FC충주는 지난해 12월 해체된 충주시민축구단 선수들을 지역의 신모씨가 그대로 이어받아 설립한 축구단이다.

코치진은 역시 시민축구단을 이끌던 김종필 감독 체제다. 성적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K4리그 17개 팀 중 5위를 기록 중이다. 앞서 시민축구단은 운영 미숙으로 인한 규정 위반 등의 이유로 충주시의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해산에 이르게 됐다.

신 대표는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해 창단 방식으로 선수단을 인수하고 운영에 들어갔지만 출발부터 재정 압박에 시달렸다. 애초부터 축구단 운영을 위한 별도의 재정이 마련된 것이 아니고 기업 후원을 믿고 축구단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지만 취재결과 후원할 기업과의 협의가 원활하지 못하면서 스폰서 계약은 무산됐다. 다행히 단복 후원은 김 감독의 연결로 별도의 기업을 통해 이루어냈지만 2월부터 지급하는 선수단 급여는 구단 대표의 책임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월과 4월 급여는 현재까지 체불 상태다. 이와 관련해 신 대표는 5월 중순까지 해결하고, 새로운 구단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면 적극 협조한다는 뜻을 밝혔다.

FC충주 엠블렘.

다행스럽게도 지난주 새로운 구단 인수 의향자가 나타났다. 경영 위기 속에 신대표의 구단 운영 포기 의사를 확인한 김 감독의 주선이다. 해당 인물은 충주가 고향인 ㄴ종축구전문가 A씨로 지난 일요일 고양시 원정 경기를 앞두고 현장에서 신 대표와 대화가 이루어졌다. 축구계에선 이름을 대면 알 만큼 전문가지만 양측의 구체적인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란 점에서 공개는 미루어지고 있다.

8일 신 대표는 새로운 구단 인수 의향자가 있다는 점에 대해 조만간 충주시에 알리는 등 절차에 착수할 뜻을 숨기지 않았다. FC충주의 현재 재정 상태나 세미프로구단이란 점에서 큰 장막은 없을 전망이다. 시 또한 구단 해체 보다 영속되기를 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단 운영이 정상화되는 것을 잘 보여준다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보조금 부활도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급여 2월째 체불 상태

8일 중간 다리 역할을 한 김종필 감독은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눴고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인수 의향자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충주가 고향인 현직의 축구전문가라는 점은 공개했다.

준비 기간을 포함해 7개월 여 동안 FC충주 창단과 운영을 위해 노력한 신 대표는 구단의 대표 겸 단장이다. 그는 시민구단 때 시민자격으로 일부 식사비 지원과 선수비용 지원 등 도움을 줬던 비축구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구단이 해산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 축구인 일부의 권유로 신씨는 축구단의 명맥을 잇고자 구단 설립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그가 택한 것은 시민구단과의 절연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전 시민구단의 재정 및 집기 등 모든 부분을 일절 인수하지 않았다.

승리 뒤 자축하는 FC충주 선수단.

그 이유를 밝히기 꺼려하지만 전 시민구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일소하고 새로운 팀으로 탄생 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충주시민구단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5억~7억여 원의 보조금을 지원 받다가 운영 미숙 등의 이유로 악화 여론이 일면서 중단됐다. 이후 시는 보조금 운영에 대한 조사를 벌였지만 유용 등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후원금에 대한 권한은 없어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는 못했다고 시 관계자는 덧붙였다.

충주출신 전문가 접촉

새로운 FC충주 구단이 출발하는 과정 속에 또 한 명의 단장 명함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는 말도 나돈다. 이 사람은 후원 계약이 무산된 기업을 연결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에게 뒤늦게 단장 명함이 전달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부적 갈등도 존재했다는 의혹이다.

또한 축구단 발전과 후원을 위한 운영위원회나 이사회 등 지역과 연계된 특별한 발전적 기구 운영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신 대표는 “여러 사람들과 의논하는 것도 장단점이 있다”면서 “1년간은 제가 탄탄하게 다져 놓고 향후에 만들어 운영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그렇지만 기업 후원은 무산되고 선수단 급여 체불을 낳고 말았다. 신 대표와 선수들의 말을 종합하면 3월과 4월분의 선수단 급여와 1회의 승리수당 지급이 미뤄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다 신 대표는 3월 중순과 5월초에 선수들이 모인 가운데 “축구단을 정리 해야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5월초 그의 발언 뒤 선수들은 별도의 논의를 거친 뒤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신뢰 관계가 무너진 것으로 선수들에 의해 파악됐다.

이런 상황 속에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탈 없이 매주말 개최되는 경기에 임하고 있다. 코치진 또한 선수들과 변함없이 소통하며 대안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주요 선수들은 신 대표에 대해 “시민구단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계속해서 경기를 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 것에 고마운 마음이 깊다”는 취지의 같은 말을 했다. 다만 “대안도 없이 선수들에게 선수단을 정리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 신뢰가 깨지게 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FC충주는 K4리그 소속 팀 중 거제시민구단과 더불어 비교적 관중이 많다. 시민들은 충주시의 지원 의지도 남아 있는 만큼 축구전문가의 운영 시스템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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